종합대학 안에서 신학생 교육을 할 때 유리한 점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가 있습니다.
1. 종합대학에서의 신학생 교육은 이번 시노드의 의한 초안이 강조하고 있는 인성 교육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세상에서 완전히 분리하여 하는 신학교 교육은 나름대로 좋은 점이 많지만 그런 교육에서는 넓은 마음과 넓게 보는 시야를 갖기가 어렵습니다. 또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교육은 신학생들에게 남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며 그 시대의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2. 종합대학에서의 신학생 교육은 신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화 되고 전문화된 학문에 접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3. 오늘의 사제 양성 교육은 전통적인 신학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보조 학문들 예컨대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 상담학 그리고 특히 동양에서는 비교 종교학과 동양 철학의 수업이 요청되는데 이런 것은 격리된 신학교 교육보다는 종합대학 교육에서 더 잘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보조 과목들을 분리되어 있는 신학교에서 교수하려면 교수 부족과 과다한 경비 지출로 경제적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또한 종합대학에서는 신학생들이 평신도와 같이 공부하게 되므로 평신도를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후일 사제가 된 후 평신도를 위해 또 평신도와 같이 일하게될 때 잘 융합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사제와 평신도가 같이하는 미래의 교회상을 구현하는데 좋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인격성이 성숙되고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신학생 교육은 후일 그들 사목의 대상이며 협력자들인 평신도 교육과 같이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또한 토착화를 올바르게 또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도 종합대학에서의 자기 민족의 전통 사상을 신학생들과 평신도들이 같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에 있어서 이 점은 시급히 요청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신자가 아닌 이교인 학자가 초월적 진리를 찾아 중국의 수도 북경에 가서 교리를 배우고 영세를 받고 고국에 돌아와 신앙을 전파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제들이 한국에 오기 전에 평신도들 스스로 신학을 연구하여 일반 신도들을 이끌어 갔고 더 나아가서는 사제가 없기 때문에 또 사제가 필요하기 때문에-물론 신학교육을 못받아 잘못된 것이긴 하지만-가성직제도 (假聖職制度)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84년 서울에서 시성한 한국 성인 1백3명중 10명만이 성직자이고 그 밖의 93명은 다 평신도들이었습니다. 오늘의 한국 평신도들은 그들의 조상 못지않게 종교적열성에 있어서 뛰어납니다. 지난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을 모시고 한국교회 2백주년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치룬 것도 또 1989년에 서울 세계성체대회를 성대하게 치룬 것도 평신도들의 열성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협력관계에 있어서 성직자와 평신도간의 얼마간의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것도 만일 가톨릭 종합대학에서 신학생과 평신도가 같이 공부하였다면 좀 더 이해와 협조가 원만하였을 것입니다. 또한 지금도 한국평신도의 신앙열과 신학적 지식에 대한 갈구는 대단합니다.
4. 오늘의 지도자 특히 사목에 임하는 지도자는 넓은 학문적 식견과 올바른 판단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격리된 신학교 교육에서가 아니라 이런 훈련은 종합대학 교육 안에서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본당 경험에서 보면 신학교에서만 교육받은 보좌신부들보다 다른 대학을 졸업하고 신부가 된 보좌신부들이 어떤 때 인간이해、사회에서의 사목적 적응에 있어서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대학을 졸업하고 늦게 오는 성직 지망자들에게는 깊은 영성을 지니게 하는데 일반적으로 더 큰 노력과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5. 한국의 실정에서 보면 모든 대학이 참여하는 대학교육협회가 있는데(저는 이 평의회의 이사 입니다) 한국의 모든 대학들과 개신교 신학교와 가톨릭 신학교도 이 협의회의 일원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가톨릭신학교도 종합대학화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불교ㆍ개신교의 여러 신학교들은 벌써 이렇게 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6. 그리스도 신자들이 소수인 나라들에서는 종합대학이 좋은 선교의 장이 될 것입니다.
7. 이렇게 성직자 양성과 평신도 양성을 같이하는 종합대학은 성소를 얻는 좋은 장이 될 것입니다. 사실 서울 대신학교의 경우 전체 신학생의 약3분의1이 이런 종합대학출신들입니다.
8. 가톨릭 종합대학교는 전통적이며 건실한 현대 신학과 철학을 전수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형이상학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와 반면에 약점도 있습니다.
1. 그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젊은이들이 종합대학에서 분별없이 여러 형태의 많은 학생, 교수들과 접촉함으로써 정신을 집중시키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세속화될 위험이 큽니다.
2. 신학원과 종합대학이 거리가 멀 때는 통학시 밖에서 시간 소비가 많은 것입니다. 그 이외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나라에 따라 많이 있을 것입니다만 역시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교 교육은 마이너스 요소보다는 플러스 요소가 더 클것입니다. 2천년대를 향하며 힘찬 도약을 하려는 한국교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이런 약점 즉 영성적 약점은 신학원의 영성 생활을 강화함으로써 충분히 보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전문적이고 열성적인 영성 지도 신부와 교수 신부의 배치와「영성의 해」를 1년내지 2년 정도 실시하여 신학생들로 하여금 근본적인 회개를 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제도 즉「영성의 해」실시는 종합대학의 신학생들뿐만 아니라 오늘의 모든 신학생들에게 아주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신학생들은 깊은 성사생활을 해야 합니다. 특히 전존재를 건 성체에 대한 신심이 요청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신학생들은 성모 신심에 있어서도 뛰어나야 합니다.
신학생 양성에 종사하는 이들은「다른 그리스도」로서 그리스도를 자신 안에 반영시키면서 전적으로 자신을 신학생 양성에 헌신해야합니다. 우리는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좋은 사제를 하느님과 백성을 위해 양성해야 합니다.
신학생들의 사목실습 문제에 있어서 한국에서는 본당에서 방학 동안 주일학교 교사, 레지오마리애, 교리교육, 병자방문, 청소년들과의 캠핑, 미사 중 성체분배, 강론 등의 활동을 합니다. 이런 활동을 매년 약 4개월에 이르는 방학동안에 하며, 약 6년간 이런 실습을 합니다.
개인적 기도와 극기 정신의 함양이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동체성이 오늘 교회의 본질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대의 젊은이들은 공동체성은 강조하지만 가끔 그 공동체성은 자기 개인이 빠진 남들만이 하는 공동체성을 말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우리 교회의 영성 생활의 기초이며 핵심인 개인 극기의 정신과 개인성화를 깊이 훈육해야겠습니다. 특히 재물욕과 향락과 교만과 극단적 이기주의 정신으로 가득찬 이 세대에 복음적 가난과 정결과 순명의 깊은 수련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그리스도의 산 징표가 되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신학교의 경우 신학생들이 애덕의 정신으로 차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평신도들과 같이 가난한 사람들,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합니다. 한국 교회의 많은 신자들이 애덕 행위에 실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교육의 장ㆍ단점을 비교하여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고 이제 한국 주교단이 폭넓게 수렴하여 제시한 신학생 양성의 그 핵심적인 부분을 인용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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