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법에 대한 토론을 벌이면서 하느님의 대권인 생명권과 재판권을 위임받았다는 예수님의 주장을 들은 유대아인들은 아연실색했을 것이다. 그러나 38년 동안이나 병신으로 지내던 사람을 말 한마디로 고쳐놓은 엄연한 사실 앞에서 그들은 어찌 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주장은 그들이 보기에 분명 신성모독 죄이다. 그들은 헛수를 써서 예수를 공격하였다.「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하여 증언하고 있으니 그 증언은 무효이다」(요한8, 13)라고 하며 율법을 들먹였다.
율법서에는 어떤 사람을 죄인으로 고발하려면 적어도 한 사람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신명19, 15)고 되어 있고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일 경우에는 두 세 사람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신명17, 6:민수 35, 30)고 되어 있다. 사실 이 조항은 예수를 죄인으로 고발할 때 적용될 조항이지 예수 자신이 당신의 신적인 존재임을 증명하기위한 조항은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조항을 잘못 적용하여 예수께 다른 이의 증언을 요구 하였다.
따지고 보면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며 하느님의 대권을 받았다는 것은 믿음을 요구하는 가르침이지 증명을 필요로 하는 논거는 아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따라 당신의 주장이 다른 분, 즉 아버지의 증언이라는 논증으로 네 가지를 들었다.
1) 33절~35절: 첫째 증인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신 세례자 요한이다(요한1, 6)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닦기 위하여 자기 뒤에 오실 분을 미리 선포하였고 (요한1, 19~34) 자기는 그리스도보다 앞서 사명을 띠고 왔을 따름이라(요한3, 27~30) 고 증언한 바 있다.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을 증인으로 예루살렘에 들어가서 그 지도자들과 토론할 때에도 논증으로 사용하게 된다.(마르11, 27~33)
2) 36절: 둘째 증거는 예수 자신이 행한 여러 가지 기적들이다. 예수의 기적은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 예수께서 삶의 생명권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치유기적을 행할 때 마다「네 죄가 사하여졌다」라는 말씀을 하신 것은 예수께서 사람의 심판권을 가지고 계심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이 증인이 되는 셈이다.
기적을 증거로 내세우는 것도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하여 명백하게 해 준다. 요한이 감옥에서 예수의 기적소식을 전해듣고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우리가 기다리는 분이 당신이십니까」라고 물었을 때에 예수께서는『너희가 보고 들은 대로 가서 전하여라. …소경이 보고…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라고 (마태11, 2이하).
3) 37~38절: 세번째 증인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 자신이시다.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그 하시는 일과 말씀이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분부대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여러번 아버지를 증인으로 내세우신다.
우선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고 (마태 3, 13~17: 마르1, 11:루가3, 21~22) 요한 5장 37절에서「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친히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구약성서 출애굽기 19장 9절에 하느님께서 모세에서 너에게 와 말하는 것을 너희 백성이 듣게 하리라」라고 하신 말씀을 상기시키는 것이었고 실제로 백성들은 천둥소리로 그분의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으나 그 분을 뵈옵지는 못하여 시나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주신 십계명이 생활화하지 못하였다 (신명 4, 12ㆍ15) 그것은 그들이 모세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느님이 택하신 사람의 말을 믿지 않고 곡해하는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명명백백한 행적과 말씀에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귀를 기울일리가 없었다.
예언자 이사야는 일찌기 이것을 미리 내다보며 예수의 영광을 보고 그 분의 경우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그들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깨우칠 마음이 없으니 나에게 돌아오지 못하리라 (요한12, 40~41) 라고 예언하였다. 항차 아버지의 음성을 듣지도 못하고 그 모습을 보지도 못한 예수당시의 적대자들이 아버지께서 보내신 이를 믿을 리가 없고 마음 속에 아버지의 말씀이 들어갈 리가 만무하였던 것이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증언은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곧 진리인데서 드러난다. 『우리가 사람의 증언을 인정한다면 하느님의 증인은 더욱더 인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하느님께서 친히 당신의 아들에 관해서 증언해 주신 증언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에게는 이 증언이 마음 속에 진리로 간직되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이 거짓말쟁이가 됩니다』(요한 1서5, 9~10).
4) 39절: 네번째 증언은「구약」성서 자체이다. 성서를 줄줄이 그리고 매 글자를 뒤지고 외어도 그 말씀들이 예수와 관련된 것을 모르면 그 글자들은 죽은 글자들이다. 마태오복음서는 특히 예수의 일생이 구약성서의 성취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구약성서를 50번 이용하면서 그 말씀들이 예수에게서 이루어졌음을 강조한다.
사도 바오로는 율법이 생명을 줄 수 있었다치더라도 하느님과 사람을 화해시킨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라고 설파했다 (갈라3, 21). 요한복음서는 결국 구약성서 특히 율법도 예수를 통하여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초대교회의 가르침을 역설하고 있다.
예수의 적대자들의 불신앙은 자신의 영예를 찾는데서 오며 그들이 들먹이는 모세가 이제는 그들의 고발자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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