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신학생 양성에 미치는 사회ㆍ문화적 요인
한국교회의 성소 증가에 미치는 사회ㆍ문화적 요소의 긍정적, 부정적 요소 몇 가지를 덧붙이고자 합니다.
긍정적 요소
1. 가난한 자와 불의하게 억눌린 자들에 대한 연대의식이 확산되면서 인간의 기본권이 신장하고 사회정의 구현에 많은 관심을 두는 사회적 분위기가 교회의 대사회(大社會) 가르침을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시대의 징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선적 사업으로 궁핍한 민중들을 도와주워 사회의 불의와 부정부패를 고발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인권옹호를 위하여 일하는 사제들의 용기있는 활동을 보면서 현 세계에 봉사하는 교회의 역할에 매력을 느끼고, 이러한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사제 성소를 존중하고 가치있는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 우리 한국 문화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도 생활을 하는 구도자의 삶을 위해서는 독신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식이 천수백년동안 불교문화를 통해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사제 독신생활이 서구 문화 또는 외래종교의 이질적인 요소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대처승보다도 비구승을 더 좋게보는 의식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종교심이 많은 문화적 전통: 한국 사회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샤머니즘(무속신앙)과「출가」(出家)와 같은 불교적인 전통을 초월 세계에 개방된 심성을 형성시키고 젊은이들이성소에 뜻을 품게 되는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 유교의 충효사상,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보는 전통은 한국 교회에서 사제들이 아버지 또는 스승으로 존경받는 분위기를 형성하였고 이런 전통은 성소 개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반사상에서 비롯되는 사제들의 지나친 우월감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4. 사제들의 높은 사회적 지위: 위에서 이미 언급한 유교적 전통 외에도 사제들에 대한 한국평신도들의 전통적인 높은 존경심도 긍정적 요소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비록 긴 역사는 아니지만 교회 초창기부터 극심한 박해를 받으면서도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성직자를 영입하였던 한국 교회의 역사적 전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제들이 현실적으로 누리고 있는 생활 안전과 사회적 존경도 하나의 큰 긍정적 요소입니다.
5. 본당 및 기타 특수 사목 분야에서 만나게 되는 사제들의 헌신적 봉사의 태도.
부정적 요소
1. 산아 제한으로 자녀들의 수가 하나 혹은 둘로 감소되고 더구나 가계보존 의식이 강하여 아들 선호 사상으로 사제 성소 지망자들의 수적 감소도 예상됩니다.
2.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로 전인교육이 이루어 지지 않고,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도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참된 가치나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려는 노력은 무가치하고 소위 출세가 인생의 목표처럼 여겨지고 인생의 목표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시 위주의 학교 성적의 우열에 따라 우수 학생들은 사회 진출을 일차적 목표로 삼아 사제 성소 지망자들의 지적 수준 저하기 야기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3. 급속한 경제 수준의 향상과 날로 팽배해가는 황금만능주의는 성소 개발에 있어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결국 물질만능주의, 편리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현세적 풍요로운 삶을 가치 기준으로 삼아 희생과 인내의 가치가 상실되어 희생과 끈기있는 노력을 요구하는 사제 생활을 지망하려는 성소자가 감소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4 성직자의 사회적 지위의 향상과 상대적 생활안정 또는 부유한 생활은 참된 성소 의식을 지닌 사제 성소 지망자의 수적 감소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부정적 현상들이 아직 한국 성소 증가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음은 큰 다행이며 한국만이 갖고 있는 특이한 현상입니다. 큰 은총으로 생각합니다.
III . 시노드의 내용
아래에서는 교부들의 의견 개진 후 작성된 의안 초안에 나타난 줄거리를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초안은「현대 상황」「사제의 정체성과 사명」「양성-인간성숙, 영성 양성, 지적 양성, 사목적 양성」「평생양성」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현대상황」부분은 초안에서 현대 상황을 너무 소극적으로 부정적으로 도피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하여 토의과정에서 거절해야할 것과 수용해야 할 것을 분명히하며 복음선포에 유익한 면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수정이 이루어졌다.
「사제의 신원 즉 사제의 정체성과 사명」편에서는 우선 사제의 정체성 문제가 크게 부각 되었다. 그것은 오늘날 서구의 사제 성소가 크게 감소된데 대한 위기의식의 소산임과 동시에 그 숭고한 신원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벌써 제2차 바티깐 공의회 때에도 이 문제가 성직자들 사이에 널리 문제시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교회론에서 주교의 위치는 극상 높여 놓고 평신도의 위치도 높여 놓았는데 사제들은 주교의 부속물 혹은 평신도들의 종속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는 반론과 이렇게 될 때 과연 사제 성소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냐의 문제 제기가 널리 유포되어 있었다. 그런 위기가 서구교회에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 즉 사제 성소가 급격히 감소되어 일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이번 시노드가 소집되었으니 사제의 정체성이 심각하게 다루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신학적 성서학적 근거에서 사제를 강생한 말씀의 신비에서 고찰하며 착한목자, 예언자, 유일한 중재자 교회의 배필인 그리스도의 최고이며 영원한 사제직에 참여하는 직무적 사제직을 설명하여 그리스도의 신격 안에서 사제직을 거행하는 사제상을 극명하게 제시하였다.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파견되고, 성령으로 살고 인도되는 그리스도를 따라 사제도 같은 맥락의 존재이며 삶이고 그리스도와 같이 하느님만을 위하고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설정된 존재임을 명백히 하였다.
이런 존재로서의 사제는 그 공동체성 더 나아가서는 그 일치성에 본질이 있음을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즉 하느님과의 일치, 주교는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과 일치, 주교와 협력자로서의 사제는 주교와의 일치, 동료 사제들과의 일치 더 나아가서는 신자들과의 일치가 강조되었다. 사제는 가르치는 교사이며 성사를 통해 성화(聖化)시키는 사람이며 또 하느님의 백성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란 점도 시노드는 명시하였다.
시노드는 이런 존재로서의 사제의 신원을 설명한 뒤 그 양성을 제시하였다.
그 양성은 신학교에서 이루어진다. 신학교의 전통적 개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양성의 집으로도 표현되어 종합대학이나 기타 다른 교육기관에서 신학을 배우는 신학생들의 양성의집 거처로 표현되었다. 그 양성은 성소의 싹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를 다루는데 여기서는 그 직접적 양성인 인간성숙과 영성적양성, 지적양성, 사목적양성에 대해 간략이 언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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