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리치 신부는 청소년시절에 고향을 떠나 일생동안 안정된 생활이 없었다. 긴 항해에서 병을 얻어 고생하였고 중국의 수토(水土)에 맞지 않아 그의 동료신부들이 병을 얻어 상망하였고 리치 신부도 중병에 걸렸었다. 조경(肇慶)에서 소주(韶州), 소주에서 남창(南昌), 남창에서 남경(南京), 남경에서 북경으로 어느 한군데도 어려움을 당하지 않은 곳이 없었으며 구축(驅逐)되기도 하였다. 천진(天津)과 북경에서는 환관에게 감금을 당하고 사이관(四夷館)에서는 관리들에게 경시(輕視)를 당했다.
마태오 리치 신부는 중국 예수회관구장의 신분으로 북경 남경 남창 소주(韶州)그리고 상해각처의 선교활동을 지휘감독 하였다. 매 본당 마다 2~3명의 선교사가 사목을 하였다. 리치신부는 이런 바쁜 중에도 황궁에서 부르면 입궁해야 되고 관리 학자들의 방문객들을 영접해가며 저술까지 해야 되었다. 어느 때는 계속 찾아오는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식사시간에 식사를 못하여 건강이 자연 좋지 않게 되었다. 리치신부는 육십도 안 되어 발수(髮鬚)가 하얗게 되었다한다. 리치신부는 북경에서 성당을 신축할 때 한편으로는 모금을 하느라 고생하였고 한편으로는 엄동에 공사장에서 일일이 감독하며 일을 거들었다. 북경에서 이지조(李之藻)가 혼자중병을 앓게 되자 리치 신부가 주야로 그의 침상 곁에서 간호하였다. 이지조는 리치 신부의 이런 정성에 감동되어 영세를 하였다.
1610년 5월 3일 리치 신부는 손님을 배웅한 후 갑자기 두통이 심하여 비틀거리므로 침상에 눕혔는데 밤이 되어도 여전히 통증이 심하고 열이 났다. 이지조가 황궁에 출입하는 어의(御醫)를 데리고 와서 진찰한 결과 유행성감기라고 약을 지어 주었는데 약을 복용해도 병세는 여전하였다. 그리하여 의사 3명이 연거푸 와서 진찰을 하였으나 진찰결과는 모두 달랐다. 많은 신자들이 리치 신부가 중병이란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어느 신자가 조선의 인삼을 가져와서 리치 신부는 인삼을 복용하였다한다. 리치신부는 5월 8일 사바티노데우르시스 신부에게 총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영하였다. 리치 신부는 1610년 5월 11일 오후 6시경 선종하였다. 리치 신부가 서세한 후 중국인 유문휘(游文輝) 수사가 리치 신부의 유용(遺容)을 그렸다.
1610년 5월 18일 이지조 사바티노 데 우르시스 신부 디에고 데 판토자 신부는 신종황제에게 리치 신부의 영지(瑩地)를 구사(求賜)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1610년 10월 19일 신종황제는 북경 구성(龜城) 책란(柵欄) 땅을 리치신부의 영지(塋地)로 하사하였다.
책란 땅은 원래 양(楊)환관의 별장이었는데 양환관이 죄를 입어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가 운이 좋아 목숨은 구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양환관의 재산이 몰수될 때 책란 별장도 몰수되어 국가의 재산이 되었다. 책란 별장은 사찰이 되어 노승하나가 살고 있었는데 황제가 이 책란사의 노승을 다른 사찰로 보내고 그 사찰을 리치 신부의 영지(塋地)로 하사하였다. 이 책란사(柵欄寺)의 땅은 20무(畝)이고 건평이 38간(間)이었다 한다.
묘지에 작은 성당을 건립하고 인부들이 묘지를 구축(構築)할 때 책란사에 있던 동불(銅佛)목불(木佛) 니도불(泥塗佛)을 묘혈(墓穴)속에 집어넣어 마치 부장품처럼 되었다. 리치 신부의 유택(幽宅)오른쪽에 페르비스트(중국명南懷仁)신부의 유택이 있고 왼쪽에 아담 살 (AdamSchall 중국명湯苦望)신부의 유택이 있다. 1900년 경자(庚子)년의 난과 문화혁명기간 중 파괴를 당했으나 난이 평정된 후 곧 수리하여 복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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