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오늘 성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축일을 지냄. 어제 영세한 두 신자가 7시 30분 미사에서 첫영성체를 함. 중공군이 압록강을 건너 남으로 진격한다는 수문이 쫙 퍼졌고 주민들은 피난 갈 궁리에 여념이 없었다. 함흥사람들은 더욱 불안해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배로 피신할 두 그룹의 신자들에게 나는「안전통행증」을 발급했다.
오후 1시 30분에 흥남으로 갔다.
▲12월 6일 아침 7시 30부 미사에는 30명이 영성체함. 오후 1시 30분에는 한국인 부부 한 쌍이 혼종혼관면을 받고 혼배 함.
▲12월 7일 2명의 프로테스탄트 군목과 함께 나는 흥남항에 정박해있는 병원선「콘솔레이션」호에 승선했다. 여기서 병원선군목 루스틱 신부를 만났는데 그는 아이다호의 코톤우드 출신이다. 그의 동향사람인 케슈미터 신부도 만났다. 해병대군종 그리핀 신부는 중상을 입었는데 아래턱뼈가 으스러지는 듯 했다. 사실은 우리가 콘솔레이션호에 승선한 목적은 훌륭한 저녁식사를 얻어먹는데 있었는데 초대장을 쉽게 구하지 못해서 결국은 항구에 정박한 다른 배인라파에뜨 빅토리호에 승선케 된 것이다.
▲12월 8일(성모 무염시태축일) 함흥 성심성당의 9시 미사에서 45명에게 성사를 주고, 60명에게 영성체 함. 4시 미사를 드리기 위해 흥남으로 돌아와서는 군인들에게 총사죄경을 염해주었고 그들 중에 15명이 영성체함.
▲12월 9일 흥남에서 11시 미사드림. 고해자 20명 영성체 10명ㆍ오후에는 담당 장교인 중위 라이첸백처의 요청에 따라 나는 제772 헌병대 D중대본부로 가서 그곳에 고용된 한국국민간인 김토마스의 통역을 했다. 토마스가 중위에게 납득시키려고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토마스가 독일어는 유창했지만 영어는 조금밖에 몰랐다)다음과 같았다. 『미군이 퇴각할 수밖에 없으면 공산군이 다시 쳐 들어오는 것이니 여기 혼자 입대하여 싸우다가 죽어야한다. 이제 양자택일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미 나의 전 가족을 친구와 친척들에게 맡겼다. (그는 기혼자이고 아이도 하나있었으며 22세기 가량 돼보였다)제발 절 한국경찰로 넘겨주시오』이런 말하게 된 이유는 미군이 북진한 이래 고용한 한국 민간인들은 그들과 함께 철수할 수 없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12월 10일 함흥에서 9시 미사를 드리기 전에 35명에게 고해를 줌. 영성체자 60명. 오후 3시의 흥남미사 때에는 고해자 20명. 영성체 25명. (12월 4일자 일기에 좀 더 덧붙인다. 함흥에서 흥남으로 이동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흥남은 함흥의 항구이고 이 두 도시는 연장 10내지 15마일의 좋은 시멘트 포장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
아침 미사 후 김보니파시오 박사 댁에서 식사함. 이때 나는 많은 신자들이 제시하는 증명서에 사인을 해주었다. 이 증명서는 함흥 철수가 불가피할 상황이 되면 일종의 통행증으로도 사용되는 것이다.
그 후 김 박사와 나는 UN군의 메이어 박사를 불렀다. 메이어 박사는「함경남도 가톨릭병원외과」라는 이름에 반대했었기 때문에 다소의 유감을 표했다. 그는 「함경남도 외과병원」은 추천했다. 나는 군 상황에 비추어볼 때 명칭문제가 그리 중요치 않다면서 설득시켰다.
내가 10군단 군종실로 돌아왔을 때(우리는 그전에 일본인 공장종업원숙소로 사용된 곳에서 지냈다)우리들이 4시간 안에 퇴각할거라는 경고가 있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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