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성령의 힘을 받고 골방에서 대광장으로 나섰던 사도들은 예루살렘에 모교회를 세우고 첫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형성하였으나 헤로데의 박해로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은 예루살렘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떠났고 예수의 인척이며 사도였던 야고보가 예루살렘교회를 맡게 되었다.
그는 유대아인 교우들의 존경을 받으며 그들의 지주가 되고 있었다. 이때가 43년경이었다. 그 후 야고보는 예루살렘에서 사도회의를 주재하는 등 활약을 하다가 62년 순교하였고 몇 년 후인 70년에는 설상가상으로 예루살렘성도가 예수의 예언대로 로마군에 의하여 완전 파멸되고 말았다.
예루살렘성도가 파멸되고 성전이 무너져 내린 것은 유대아인들에게는 청천벽력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았다.
그들의 성조아브라함이 어디 있느냐? 그들의 성왕다윗은 무얼 하느냐? 눈앞이 암담한 사건이었다. 이무렵 주님의 사도였던 마태오는 이방인의 땅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그곳에 피난 온 유대아인들을 돌보며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주님의 어록이란 책을 정리하였고 이미 나돌던 마르꼬복음서와 다른 익명의 자료를 참고하여 현행의 마태오 복음서를 썼다. 마태오복음서는 실의에 빠진 유대아인 교우들에게 새 예루살렘을 제시하고 성조 아브라함과 성왕 다윗의 대를 잇는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임을 명시하는 시대적 요청의 복음서이다. 이제 그들이 갈망하던 하느님의 나라는 무너진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워진 교회를 통하여 종국적으로 이루어질 하늘나라가 임하게 된다는 것을 믿어야한다. 그래서 이 복음서는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로 시작하고,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는 말씀으로 예수의 전교가 시작된다. 이 복음서의 중심은 13장이다. 여기에는 하늘나라를 설명하는 일곱 가지의 비유를 들고 있다. (1)씨 뿌리는 비유, (2)가라지의 비유, (3)누룩의 비유, (4)겨자씨의 비유, (5)밭에 묻힌 보석의 비유, (6)진주의 비유, (7)그물을 던지는 어부의 비유 등이다. 이 비유들은 하늘나라가 성장발전 하는 모습을 깨우쳐준다.
이처럼 마태오복음서는 구약과 신약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실의에 빠진 교우들에게 희망을 주는 복음서였기에 초대교회에서 전례에 읽혔다. 그래서 이복음서는 교회복음서 또는 전례용 복음서라는 별칭이 붙기도 하였다. 다른 복음서보다 늦게 쓰여 졌으면서도 신약성서 정경목록에 제1복음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기 100년경에는 겨자씨로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점점자라서 교회를 이루고 로마를 중심으로 로마의 식민지일대에 두루 퍼졌고 알렉산드리아, 안티오키아 등 당시의 온 세상에 두루 퍼져있었다. 사도들은 거의 세상을 떠났는데 이무렵 사도요한은 에페소교회를 다스리고 있었다. 초생교회는 사도시대부터 이단의 독소를 물리쳐야만 하는 내환(內患)을 겪고 있었다. 에페소에도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인하는 이단이 일어나고 있었고 요한은 이들을 진리의 원수로 여기고 있었다. 요한은 목욕탕에서 이단자 케린투스가 목욕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 진리의 원수위에 지붕이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여 뛰쳐나왔다는 일화가 전해질만큼 그들에 대한 신경이 몹시 날카로 왔다.
요한복음서는 이러한 환경에서 나왔고 따라서 다른복음서보다 사상적이고 신학적인 특징이 있다. 요한복음서는 사람인 예수가 하느님의 영원한 말씀이 강생하여 사람이 된 그리스도임을 주제로 삼는다. 마르꼬복음서는 요르단 강에서 시작하고, 마태오와 루가는 베틀레헴에서 시작하는데 요한복음서는 영원에서 시작한다. 한 처음에 말씀이 있었고 말씀은 사람이 되셨다로 시작하는 것이다 다른복음서는 그리스도의 지상에서의 임무를 기술하였는데 요한은 예수의 생애전체를 영원한시각에서 취급하고 있다. 예수의 지상에서의 일들을 천상의뜻을 지니고 있고 이천상의 뜻이야 말로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참뜻을 알아듣게 하고 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기쁨을 준다. 요한복음서는 다른 복음서를 해독하는데 도움을 주고 예수의 생애의 심오한 신비를 푸는 관건이 된다. 이복음서에서는 하느님과 인간이 교접하는 웅장한 교향악이 들리며, 빛과 어두움, 생명과 멸망이 부딪치는 투쟁의 소리를 듣게 되고 끝내는 새벽이 밝아오고 부활하시는 그리스도의 승리의 노래가 들린다.
한마디로 요한복음서는 하늘나라가 이 지상에 돌입하여 보무도 당당히 진행되고 있는 신비를 깨우쳐준다. 2세기말에 알렉산드리아의 성 글레멘스는 이복음서를 영성의 복음서라고 불렀고 교회가 4복음서를 정경목록에 넣을 때 제4복음서로 취급하였다.
이상 4복음서를 각각 소개하였는데 한 가지 이상한 것은 내용이 비슷한 공관 3복음서를 왜 하나로 묶어서 편집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점이다. 과연 2세기 후반에 따시아누스라는 사람이 4복음서를 하나로 정리 편집한 화합복음서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같은 내용이지만 성서자체는 아니다. 복음사가들이 복음서를 쓸 때 그 이전의 복음서를 자료로 쓰기는 하였지만 이것들을 사용한 각 교회는 다른 복음서의 존재를 모르고 4복음서를 각각 전례에 상용하였기 때문에 성서목록의 기본방침인 사도성과 전례성을 4복음서가 다 가지고 있어서 각각 성서로 인정이 된 것이다. 앞으로 이 연재물에서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4복음서를 따로따로 취급하지 않고 화합된 형식으로 복음서의 대목을 취급하려고 한다. 그 순서는 대체로 바오로출판사의 합본복음서를 따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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