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성탄절과 방학을 며칠앞둔 지난 12월 11일 오후 4시 청주 내덕국민학교 6학년 이화정(루치아ㆍ내덕동본당)양과 우암국민학교 6학년 장세일(안드레아ㆍ내덕동본당)군이 청주교구청에서 교구장 정진석 주교님을 만났다.
약속시간 30분전부터 교구청 마당을 산책하시던 주교님은 어린이들이 인사를 하자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 주셨고 교구청의 여기저기를 친히 안내해 주신 다음 두 어린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안녕하셔요, 주교님. 주교관에는 처음 들어오는데 깨끗한 것이 참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테니스장이 있던데 주교님께서는 운동을 좋아하시나보죠?
▲국민학교때는 달리기 선수였는데 지금은 학생들과 달리기 시합을하면 맨 꼴찌를 할 것 같아요. 그러나 매일아침 앞에있는 우암산에 등산을 가고 가끔씩 테니스도 치고있지요.
- 그럼 주교님은 참 건강하시겠군요.
▲그래요.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이렇게 살이 찐 것 같아요.(웃음)
- 며칠전부터 주교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 때문에 잠도 잘 안오고, 오늘도 학교에서 주교님은 어떤분일까 하고 생각을 많이했어요.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갑자기 생각이 잘 안나는군요.
▲너무 많이 물어보지말고 조금만 물어보세요. 아는 것이 별로 많지 않으니까요…(웃음)
- 궁금한 것이 참 많은데 우선 언제부터 신부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요?
▲국민학교 다닐때는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물건을 만드는 발명가가 되고 싶었지요. 그러다가 중학교때부터 물건을 만드는 것 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돼 신부가 되기로 결심했지요.
- 어릴때의 신앙생활은 어떠하셨는지요?
▲가족 모두가 신자인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기도하는 것과 성당에 나가는 것이 습관이 됐답니다.성당에는 주일날 빠짐없이 나갔었어요.
- 공부는 잘 하셨는지요?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했지만 숙제 만큼은 한번도 남한테 부탁한 적도 없었고 스스로의 힘으로 했기 때문에 칭찬을 많이 받았지요.
- 주교님은 항상 점잖으신데요. 어릴때는 어떠셨는지요.
▲무척 개구장이였답니다.
- 별명을 들려주셔요.
▲국민학교때는 우리나라사람 거의가 일본이름을 사용해야했는데 제 이름이 일본식으로「데이진스키」여서 별명이 돼지새끼 였답니다.(일동웃음)
- 저희들은 가끔씩 주일날 TV에서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하면 성당에 가기 싫을 때가 있어요. 주교님은 그런 기억이 없으신지요.
▲미사에는 빠진 적이 없었지만 기도하지 않았다고해서 밥을 굶은 적이 많았어요.
어떤때는 기도하기 싫어도 배고플까봐 억지로 기도한 적도 있었지요. 그렇지만 꾸준히 기도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습관이 붙게 된답니다.
- 그렇군요. 오늘도 바쁘신데 저희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방학을 맞이할 저희들을 위해 해주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지요.
▲자기가 할일을 남한테 미루지 말고 혼자 힘으로 한다면 공부 잘하는 학생이될꺼예요.
시종 웃음띤 얼굴로 이야기를 해주신 주교님은 어린이들에게 예수님과 교황님의 얼굴 모습이 세겨진 예쁜 목걸이를 손수 걸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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