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혀진 빗장위에도
새벽이 와 있었다
잠들지 못하고 무겁게 어둠속을 걸어서
누가 또 아침을 열어 놓으니
무사하다
의심과 두려움이 사는 집에
근심스런 발걸음이
깊은 발자욱을 남기고 자나갔구나
뒷산에는 지금도
흩날리는 눈발 스산하여
바람으로 바람으로
겨울은 밤새 울고 있었거니
광막한 겨울산을 넘어
그분은 집집마다
아침문안을 하기위해
미처 마르지 않은 피를 흘리며
캄캄한 어둠속을
다녀 가셨구나
세월 흐를수록
우리가 켜는 불의 촉수는 더 높아지고
어둠은 왜 자꾸만 더 어두워지는지
땅은 위태롭게 흔들리는지
우리의 발밑에는
언제나 암담한 절벽이
밤마다 꿈을 어지럽히고
아침이 밝아와도
빛은 두꺼운 구름으로 덮혀 있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우리는 그저 말을 더듬거리고
허리를 굽히지만
절망과 불평이
방마다 길게 드러누우니
사랑과 평화가 설 자리가 없었다
너무 낮게 울어
침묵으로 보이는 그분의 아픈 노래
들을 수 있는 귀 있는가
마음있는가
겨울은 탄생의 계절
겨울은 구원의 계절
눈뜨라
마음열라
다시 언땅에 무릎꿇어
생명노래 부르면
거룩한 탄생보리니
우리의 거친손으로 영하는
그분의 몸으로
교회의 뜻 높이 세우고
깨워라 심하게 흔들어 깨워라
새벽이 왔다
의심과 두려움
절망과 불평이 코를 골고자는
죽음을 깨워 방을 비우면
구름 걷히리라
그러면 낮은 촉수의 불에도
남루한 육신 보이고
어지러운 방 깨긋하리니
그분이 와 쉬리라
그분이 와 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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