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8월 4일 오전 10시 교구 레뎀또리스 마떼르 선교 신학원 축복식에서 제대에 성유를 바르고 있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서울대교구의 여정이 본 궤도에 올랐다. 교구는 서울 월계동에 선교의 못자리인 레뎀또리스 마떼르 선교 신학원(이하 선교 신학원)을 마련하고 8월 4일 오전 10시 축복식을 거행했다.
선교 신학원은 2017년 12월 8일 기공식 이후 1년 반 만에 완공됐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었으며 숙소와 성당, 전례실, 도서실,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열린 축복식에는 교구 수도회·청소년담당 교구장 대리 정순택 주교를 비롯해 체코 블라스티밀 크로칠(Vlastimil Krocil) 주교, 선교 신학원장 이성민 신부(로마교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전영준 신부, 교구 대신학교장 이정호 신부 등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이날 축복식에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미국, 체코, 영국, 벨기에 등 다양한 국가의 신자 90여 명과 국내 신자 및 관계자 등 220여 명이 참석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이 건물을 그리스도의 아름다움과 영성이 깃들어 있는 ‘기도의 집’이자 ‘양성소’인 동시에 ‘선교의 못자리’라고 소개했다. 이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며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학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라면서 “이들을 위해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의 이 당부는 2013년 방한해 자비의 복음이 가져다 주는 희망을 세상에 선포하라고 요청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는 소망에서 나온 것이다.
‘레뎀또리스 마떼르’(Redemtoris Mater)는 ‘구세주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선교를 위해 목숨 바칠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원이다. 1987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선교를 위한 사제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이탈리아 로마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 세계에 127개 신학원이 있으며 국내 신학원은 서울대교구가 2014년 9월 설립했다. 현재 국내에는 6개국(한국·이탈리아·콜롬비아·중국·도미니카공화국·필리핀) 출신 12명의 신학생이 있다. 그동안 임시로 마련한 공간에서 생활해온 이들은 앞으로 이곳에서 지내며 새로운 복음화를 실천하기 위해 앞장서는 선교 사제로 양성된다.
국내 선교 신학원 설립은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염 추기경의 열정이 반영된 것이다.
이성민 신부는 “추기경님께서 새 복음화에 대한 열정이 크시다”면서 “한국교회가 해외 여러 나라의 도움으로 성장한 만큼 다른 지역 복음화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제들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어디든 기꺼이 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믿음 가진 겸손한 신학생, 복음화를 위해 큰 열정을 지닌 신학생, 교회에 충실한 신학생을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교 신학원은 국제 사도직 단체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신학생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각 공동체에 소속돼 전례에 참여한다. 네오까떼꾸메나도 길(Neocatecumenal way)은 ‘잃어버렸던 세례의 풍요로움을 되찾는 길’이라는 의미로 ‘사랑과 일치’의 영성을 추구한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로마 진출 40주년 기념미사 강론에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더불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성령의 감화로 일어난 사도직 활동”이라면서 “이 공동체 운동은 현대인들을 예수 그리스도와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현 시대에 유효한 가톨릭 양성의 여정”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인천·부산·마산교구 등 4개 교구에 110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