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필리핀 북부 다구판에서 열린 집회에서 링가옌-다구판대교구 소속 사제와 신자들이 소크라테스 빌레가스 대주교를 지지하는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전 필리핀주교회의 의장 소크라테스 빌레가스 대주교 등 교회의 고위성직자들을 내란선동죄로 기소하자, 신자들이 이들 성직자들의 구명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링가옌-다구판대교구의 신자 3000여 명은 7월 31일 빌레가스 대주교를 지지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교회 활동가, 학생, 본당 신자들은 빌레가스 대주교 및 교회 지도자들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빌레가스 대주교를 비롯해 쿠바오교구장 오네스토 옹티오코 주교, 칼루칸교구장 파블로 비르길리오 데이비드 주교, 전 노발리체스교구장 시어도어 바카니 주교, 말씀의 선교회 플라비아노 빌라누에바 신부, 예수회 알베르트 알레호 신부, 라쌀수도회 아르민 루이스트로 수사 등이 내란선동 및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기소됐다. 이외에도 최소 36명이 두테르테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불법 마약 거래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필리핀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내란선동 혐의에 대한 예비조사를 착수했다.
7월 31일 다구판에서 열린 기도회에 앞서 열린 미사에서 링가옌-다구판대교구 피델리스 라요그 보좌주교는 신자들에게 진리, 정의, 인권을 위해 일어나라고 요청했다. 라요그 주교는 “진리와 정의, 자유에 대한 악의적인 모욕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 허위 혐의로 고소되고 박해를 받는 빌레가스 대주교 및 다른 주교들을 적극 지지해 달라”고 역설했다.
한편 링가옌-다구판대교구는 전국의 가톨릭신자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마누엘 브라보 몬시뇰이 대신 발표한 성명에서, 빌레가스 대주교는 대교구 신자들이 보여준 사랑과 기도에 감사하며, “주님은 그들이 주장하는 혐의에서 내가 자유롭다는 것을 아신다”고 말했다. 빌레가스 대주교는 “절차가 공정하고 진실하다면 당국도 이를 알 것”이라면서 “나는 정치적 트러블메이커가 아니며, 나의 책무는 냉담한 이들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8월 1일 교구의 사제 및 신자들에게 8월 4일 ‘박해와 허위 고소’로 고통을 받는 이들을 위해 미사와 기도를 바치라고 요청하면서, “우리의 기도가 이들에 대한 연대와 형제애의 지지 표현이 되게 하자”고 말했다.
필리핀주교회의 의장 로물로 발레스 대주교는 내란선동 혐의로 기소된 주교와 성직자들이 무죄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신자들에게 기도로써 이들 성직자들을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발레스 대주교는 “기도로써 이들과 연대를 해 달라”면서 “성모께 이들을 보호해달라고 전구하자”고 요청했다.
필리핀주교회의는 전국의 각 본당에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인 8월 6일과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미사에서 이 지향을 갖고 미사를 봉헌해 달라고 당부했다.
UCA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