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같은 신앙을 가진 신자와의 결혼을 바람직스러운 결혼상으로 떠올려 보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전체인구 중에서 신자가차지하는 비율은 5%선에 불과, 쉽게 신자배우자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은 가톨릭신자들 간에 적절한 배우자를 물색해주기 위해 교회 안에 결혼상담소가 처음 설립된 것은 1980년 2월.
초창기에는 평협 여성부산하에 있었고 84년부터는 가톨릭 여성연합회가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신자결혼상담의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지난86년 서울교구차원의 「신자 결혼상담소」로 정식 독립, 오늘에 이르렀다.
작년 2월부터는 컴퓨터를 도입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상담을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와 비교해볼 때 신자 결혼상담소가 늦게 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회만이 갖는 독특한「신앙」과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 8년간 내실 있는 성과를 거둬왔다.
그간 상담소를 거쳐 간 신자는 2천여명. 이중에 적지 않은 신청자들이 마음에 꼭 드는 배우자를 만나 단란한 「잉꼬부부」로 탄생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신자 결혼상담소의 특징으로 꼽을 수있는 것은 「신앙안의 만남」을 다리 놓아준다는데 있다.
따라서 결혼자체만을 지상과제로 삼는 목적적인 상담방식보다는 「하느님의 성소」라는 차원에서 자기에게 가장 알맞는 결혼관에 가질 수 있도록 상담자들에게 배려하고 있다.
이는 똑 같은 결혼 상담이라고 할지라도 결국은 신자상담이기 때문에 가장 신앙인다운 상담방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풀이될 수 있다.
이런 배려에 힘입어 최근2명의 상담자가 자기성소에 새롭게 눈을 뜨고 결혼대신 수도자의 길을 택하기도 했다. 「결혼을 3쌍 성사하면 천당간다」는 말을 빌어 결혼상담의 어려움을 토로한 고숙자 상담소장은 『신앙의 힘으로 살면 어느 길를 가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경험적으로 볼 때 신앙인끼리 만난 부부는 이혼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상담소의 독특한 성격 때문인지 신청자들도 언니가 동생을 보내고 친구가 친구를 연결해주는 경우가 많고 결혼 상담이외에 상앙 상담은 물론 잘 모르고 찾아온 비신자들에게는 전교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고소장은 고만고만한 나이의 3남매를 두고 이혼직전까지 갔던 부부가 상담을 받고 극적으로 다시 재결합했던 일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았다.
신앙인이라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는데도 요즘은 교회 안에서 조차 인간보다는 조건을 중요시하는 사회풍조가 그대로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
이와 관련, 상담소관계자들은 『부부간의 믿음의 끈이 약하기 때문에 불화가 일어나기 쉽고「성가정」이라는 가톨릭고유의 가정상과도 어긋나기가 쉽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물신(物神)주의적 풍조와 함께 지방교구 농촌신자들의 결혼문제도 날로 심각해져 때론 이 신자들이 도움을 요청해도 서울대교구로 지역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일일이 이들을 다 받아줄 수 없는 것이 또 다른 고충이다.
이와 관련 신자결혼상담소측은 『현재 서울에만 있는 신자 결혼상담소가 각 교구로 확산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남편이 비신자인 상태로 관면혼배를 한 경우 이혼율이 높기 때문에 「외짝교우」에 대한 교회측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혼상담은 가톨릭신자로 남자는 영세교리를 받은 예비자도 가능하며 재혼일 경우는 사별(死別)이 아닌 생별(生別)시 조당이 없어야 하고 교회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된다.
※연락처=755~9726 776~3867, 771~76교)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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