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엘리야의 출현과 선구자 요한
하느님 나라가 이 세상에 임하여 사도들을 주축으로 세워진 교회라는 형태로 나타났을 때 교회의 가르침은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그것은 어려운 말로 케릭마와 디다케이다. 전자는 하느님나라에 대한 기쁜 소식의 선포이며 후자는 교회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교훈이다. 교회생활의 교훈은 전례생활과 윤리생활로 그 내용을 이룬다. 교회는 사도들에 의하여 운영되면서 먼저 교회생활교훈을 글로 썼고(서간편, 50년경) 그다음에 케릭마 즉 하느님나라의 선포를 복음서에 담아 글로 남겼다(65년 이후). 그러나 사도행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도들은 예수님과 이별한 후 하느님나라의 선포로써 활동을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이며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현장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케릭마라고 하는데 이 케릭마의 교설은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고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는 선포에서 시작하는 마르코복음서가 첫 번째 글이었다. 그 내용은 사도들이 설교한 내용이었으며 그들은 자기들이 체험한 사실들을 순서를 바꾸어 최근에 있었던 일들로부터 시작하였다.
그래서 성신강림, 승천, 부활 후에 있었던 일들과 부활, 수난, 공생활, 예수님의 세례의 순서를 밟았다. 요는 이 예수 그리스도는 구약시대에 하느님이 예언자들을 통하여 약속하신 바로 그 메시자 구세주시라는 것을 사도들은 누누이 강조하였다. 그래서 마태오와 루가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다윗의 자손이라는 것과 그의 동정녀에서의 탄생과 그의 유년 시대에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예언자들에 의하여 예언되었던 것임을 증명하여 케릭마 교리에 덧붙였다. 특히 루가는 하느님의 구세역사를 내다보며 역사가적인 감각이 있었기 때문에 구약시대의 구세주약속과 그 구세주의 출현과를 있기 위하여 구약예언자중 가장 위대하며 마지막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을 예수 그리스도의 준비자로 등장시켜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예고 받던 그의 아버지 즈가리아(혹은 자카리아)는지 성소에서 분향하고 있을 때 기적으로 아들을 낳을 것이며 모든 사람의 기쁨이 될 아들일 것이라고 천사가 일러준 것은 구약 다니엘서(10장2-12)에 다니엘이 재계하며 기도하고 있을 때에 하느님의 사자(使者)가 나타나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것을 알리는 대목과 대칭적으로 비교된다. 즈가리아라는 이름은 주님이 기억하고 계신다는 뜻이 이에 들어맞는다. 즈가리아가 천사의 예고의 말을 듣고 몹시 당황하여 두려움에 사로 잡혔을 때 천사가 두려워하지 말라 하느님께서 네 기도를 들어주셨다.
나는 이것을 알리러왔다고 한 것과 다니엘이 모시옷에 금띠를 두른 사람이 나타났을 때 사색이 되어 꼼짝도 할 수 없었으며 그 사람이 두려워하지 말라 하느님이 네 기도를 들어주셨다는 것을 알리러왔다는 것과는 너무나 같은 상황이다. 세례자 요한이 바로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와 아비와 자식을 화해시키고 거역하는 자들에게 올바른 생각을 하게 하여 주님을 맞아들일 만한 백성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다라고 한 천사의 말은 구약성서의 마지막 예언서말라기서에서 예언한(3장23-24)말씀의 실현이다 : 이 야훼가 나타날 날 그 무서운 날을 앞두고 내가 틀림없이 예언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엘리야가 어른들의 마음을 자식들에게, 자식들의 마음을 어른들에 돌려 화목하게하리라. 이와 같이 구약과 신약에서 전달되는 말씀은 결국 하느님의 백성을 멸망에서 구해내실 것이라는 하느님의 뜻이며 이 뜻을 전달하는 사명을 띤 이는 대천사 가브리엘이다(루가 1장19, 다니엘 9장20-23). 가브리엘의 이 전달은 하나의 준비 작업에 지니지 않으며 그 사명완수는 성모 마리아에게 나타나 만민에게 큰 기쁨이 될 구세주예수의 탄생을 예고하는 일이었다.
구가는 예수의 탄생과 그 유년 시대를 구약시대를 걸친 구세의 역사와 새로운 시대의구세의 역사를 한 맥락으로 연결시켜 놓았으며 사도들이 보지 못하였던 예수의 탄생과 유년 시대의 일들을 유일한 체험자인 성모 마리아에게서 들었다. 주님이 승천하신 후 사도들은 성모 마리아와 예수를 끝까지 시중들던 예루살렘의 경건한 부인들과 함께 한 곳에 모여 기도하고 있었다(사도1장13-14). 이곳에는 예수의 형제로 불리던 사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도 있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야고보의 이름으로 초대교회 안에는 원초복음서가 나돌았는데 이 책은 성서는 아니지만 마리아와 예수의 유년 시대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 교회에서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에 대한 공경이 각별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사도들과 모일 때 마리아는 약46세가량의 부인이었을 것이고 이 나라에는 동료부인들, 특히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마음에 새겨두었던(루가2장19) 일들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들로 받아들이라고 한 예수의 유언에 따라 사도 요한에게도 구세주가 태어날 때의 모든 신비를 이야기해주었을 것이다. 루가는 복음서를 쓰면서 마리아의 입에서나 온 모든 일들을 사도 요한과 살아남았던 부인들에게서 듣고 그것이 구약성서와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을 세상에 알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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