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작은 교회입니다』가톨릭신자라면 누구나 강론이나 교회내의 간행물들을 통해서 수없이 들을 말이다. 현대사회의 모순과 기성세대의 무책임한 행동과 가정의 교육기능이 약화되어 가고 있는 요즈음에 청소년에 대한 성교육은 하나도 진보됨이 없는 것 같아 안쓰러운 때가 있다.
국가ㆍ사회ㆍ가정ㆍ학교 어디에서도 청소년들에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성(性)교육을 실행하는 곳이 많지 않음은 우리기성세대가 자녀들의 교육에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보여주고 있는 한 사례라 하겠다. 집밖에 한 발자국만 나가보아도 눈에 보이는 것이 청소년의 교육에 위해가 되는 곳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걱정과 함께『설마 우리아이가』라는 안도감을 함께 갖고 싶어 하시는 교우형제자매 여러분의 각별한 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ㅈ은 핏기 없는 얼굴과 초점이 없는 시선으로 창밖을 응시하고만 있다. ㅈ의 어머니와 함께 나와 만나기 시작한 것은 이제 세 번째이다. ㅈ은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고 아버지는 개인 사업을 하고 계시며 어머니도 아버지사업을 돕고 계신다. 중학교 2학년의 여동생과 할머니께서 함께 살고 있다. 담임선생님께서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셨다.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님을 만나 보시고 어머니는 기절할 것 같은 충격으로 몸져누우셨다.
ㅈ의 여동생이 어머니의 간병을 돕고 아버지께서 ㅈ을 데리고 훈육을 하시기 시작했다. ㅈ은 학교수업시간에 빠져나와 친구 한명과 함께 담을 넘어 놀러 다니다가 학교에 돌아올 때 담을 넘는 것을 순찰하시던 선생님께 들키고 말았다. 자세히 알아보니 여러 번 월담을 했고 흡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부모님에게 알려드리고 금연학교에 보낼 것과 학칙에 의한 징계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ㅈ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 담을 넘어 어디에서 놀고 왔는지에 대해 분명치가 않은 것이다.
ㅈ은 중학교2학년 때부터 학교가 끝나며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기 시작했다. 집에 일찍와봐야 할머니 한분만 계시고 어쩐지 썰렁한 느낌으로 곧 다시나가서 전자오락과 놀이터를 방황하다가 오곤 했다. 학년이 바뀌고부터는 흡연을 시작했고 여학생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으며 불량만화와 음란서적과 사진을 보게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음란비디오를 보았을 때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다. 연합고사가 끝나고 한가한때 누구도 말리지 않았고 부모님들은 아침과 밤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기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있었다. 할머니께는 독서실에 간다고 하고 집을 나온다. 드디어는 친구 한명과 함께 여자 친구와 동침하게 되었다. 비디오에서 본 모든 것을 함께 즐겼다. 지금까지 누구도 자기의 생활에 깊은 관심과 지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은 밤에 공부하고 오는 줄로만 알고 계시고 공부에 대한 독촉 말고는 간섭이 없으시니 부모님 속이기는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웠다.
월담을 해서 놀러 다닌 것도 여자 친구를 만나거나 단골집에 다녀온 것이라는 것을 들은 것은 상담이 계속된 후의 일이다. 한번은 부모님이 숨겨놓은 음란비디오를 집에서 본적도 있다는 것이다. 부모나 자기나 다 같다는 것은 확인한 셈이다. 별로 죄스럽지도 않았고 시내의 많은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고 말하는 ㅈ은 쑥스럽거나 죄책감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고 어른들이 다하는 것을 자기도 했을 뿐이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ㅈ과 상담을 계속하면서 성육을 하기위하여 성교육 자료를 수집하고 계획을 세웠다. 부모님들에게도 교육에 관심을 갖고 가정교육에 힘써 주십사고 부탁드렸으며 ㅈ과의 상담을 매주 2회씩 늘렸다. 성교육 슬라이드와 남녀의 성에 대한 차이와 육체적ㆍ정서적 심리적 차이를 교육했다. ㅈ의 학업성적은 하위권이었으나 그보다도 급한 것이 ㅈ의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하는 것이었다.
바쁜 생활에 쫓기다보면 부모님들이 자칫 가정교육을 등한시하기 쉽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리고 교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적어도 가정이교회라는 것을 알고계시는 교우 여러분은 가정이교육의 첫 장(場)이라는 것과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자녀에 대한 깊은 사랑과 봉사를 아끼지 마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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