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가 언제 시작되는가 물으면 대답이 각양각색이다. 사제의 입장으로 시작된다는 사람도 있고 신자들의 입당송으로 시작된다는 사람도 있다. 또 사제의 입당행렬로 시작된다는 사람도 있고 신자들의 입당노래를 시작된다는 사람도 있다. 사제가 성호경을 그을 때 또는 해설자가 미사 시작을 알릴 때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실은 미사는 백성(신자)들의 모임으로 시작된다. 그러므로 사제가 입장한 후 헐레벌떡 뛰어들어 오는 것은 순서가 뒤집어지는 셈이다.
백성들의 모임이 없이는 입당노래도 있을 수 없고 입당송도 있을 수 없다. 물론 특별한 경우 백성이 한사람이나 두사람 밖에 없을 때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미사에서 백성의 모임은 중요하다. 각자의 가정과 직장으로부터 성당에서 있을 미사를 위해 성당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 미사의 먼 시작이라고 본다면 우리가 어떤 자세로 미사에 나아가는지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날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 날의 기도문과 독서ㆍ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것은 좋은 준비가 된다. 그리고 미사에 입고 나갈 옷과 신발을 골라 정리해 두는 것도 좋은 준비가 된다. 또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서 영화 프로, 가게 간판 쇼윈도 상품에 마음과 눈을 팔지 않는 것도 하나의 준비다.
일단 성당에 들어서면 사제가 입장할 때까지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해야 한다.
그런데 아는 사람만 만났다하면 감실안에 계신 예수님도 아랑곳 없고 주위에 기도하고 있는 사람도 아랑곳 않고 떠드니 문제다.
소화 데레사는 새벽 미사 때 누구보다 제일 먼저 성당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곧 제대상에서 벌어질 엄청난 신비를 위해 제대 주위를 날며 찬미를 준비하고 있는 무수한 천사의 무리들을 제일 먼저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것은 어린 소화 데레사의 망상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이다. 이 믿음을 교회는 미사 중에 이렇게 표현한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들과 천상 만군과 함께, 우리도 주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다…』
미사의 품위를 생각할 때 장보러 가거나 극장 구경가는 옷차림과 마음자세로 참례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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