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770번지에 위치한「서울 소년원」. 회색 빛깔로 덮혀있는 본 건물 오른쪽에 자리한 면회실 구석방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기타소리와 함께 노래소리가 들려나온다.
세련된 솜씨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선창하는 여인과 노래를 따라 부르는 10여명의 원생들 모습은 마치 오누이처럼 다정스럽게 보인다.
서글서글한 용모에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를 선창하는 김영희(32ㆍ수산나ㆍ동대문본당)씨는 이곳 원생들로부터「가수 누나」로 불리우고 있다. 항상 단정한 복장에 자기 몸만한 기타를 옆에 메고 복음이 필요한 곳이면 전국 어디에든 찾아가 노래를 부르는 김씨는 노래로 복음을 전파하는 전교사.
『성경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이 의례적인 행사보다도 더 큰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하는 김씨는 소년원, 교도소 뿐만 아니라 각 본당 단체 등의 피정 등에서도 성가를 통한 복음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 불러「앵무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씨가 생활성가를 통해 복음전교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 무명가수 시절.
전라북도 전주태생인 김씨는 전주성심여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 레코드를 내는 등 가수활동을 시작했다가 성탄절 날 서대문교도소를 방문하고서는 전교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처음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보았던 재소자들의 눈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들은 무엇인가를 갈망하고 있었읍니다』. 누군가 그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 김씨는 그날로 가수생활을 청산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소녀시절 꿈이었던 가수의 길을 포기하고 전교사가 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는 김씨는『여러 가지 우여 곡절 끝에 가톨릭교리신학원에 입학, 전교사의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전교활동을 하면서 처음대하는 사람들과 친숙해지려고 우선 노래를 불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 지금은 교리보다는 노래 부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김씨는 『직접 작곡한 생활성가를 부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성령쇄신봉사회의 후원으로「처음에는 그가 누구인지 잘 몰랐어요」 「크리스마스 캐롤 모음」등 3개의 테이프를 제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고 있는 김씨는 오전에는 기도생활, 오후에는 각 단체나 시설 등을 방문하는 등 하루일과를 오전에 기도와 봉사의 생활로 보내고 있다.
『하느님이 주신 노래 부르는 능력을 여러 사람에게 되돌려 줄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김씨는『하루에도 서너 통씩 내 노래를 듣고 신앙생활을 했다거나 인생의 참 진리를 새롭게 체험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가끔씩 젊은 여자가 기타를 들고 다닌다고 놀림도 받았지만 그때마다 노래로 응답하고 있다』는 김씨는『앞으로 꿈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생활성가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서울 화양리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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