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새겨진 법
7. 로마에서 나오는 성 바오로의 가르침에 따르면 시나이계약과 관련하여 계시된 이 기본적이고 양도할 수 없는 행동 원리들은 이스라엘의 이루어진 계시와 관계없이 사실 각 사람의 『마음속에 새겨져』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방인들에게는 율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본성에 따라서 율법이 명하는 것을 실행한다면 비록 율법이 없을지라도 그들 자신이 율법의 구실을 합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율법이 새겨져있고 그것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양심이 증인이 되고 그들의 이성이 서로 고발도하고 변호도 합니다』(로마2, 14~15)
그러므로 계약과 관련한 법의 계시로써 하느님께서 강화하신 윤리질서는 모세의 법과 계시가 지시한 제한들과는 별도로 『마음속에 새겨진』법속에 이미 효과적으로 주어져 있읍니다. 성토마스가「자연법」에서아주 잘 설명했듯이(I~II, qㆍ91, aㆍ2: qㆍ94, aaㆍ5~6참조)그것은 인간의 이성적 본성 자체 속에 새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법의 성취는 인간행위의 윤리적 가치를 결정하며 그 행위의 선성을 보장합니다. 반대로『마음속에 새겨진』즉 인간의 이성적 본성자체 속에 있는 법을 어기는 것은 인간행위가 악하다고 결정합니다. 그 행위가 인간본성과 세계의 객관적 질서에 반대되기 때문에 악합니다. 그질서 뒤에는 그 질서의 창조주 하느님께서 서계십니다.
윤리법은 인간 선익 위해
8. 계시된 법에 비춰볼 때 죄의 본성은 더욱 더 부각되어 나타납니다. 그때 인간은 하느님에 의해 명시적으로 그리고 실증적으로 세워진 법을 어기고 있다는 것을 더 잘 의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인간은 하느님의 뜻을 어긴다고 의식하며 이런 의미에서『불순종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그저 추상적인 행동원리에 불순종하는 경우가 아니라 하느님의「위격적인」권위가 명확히 나타나있는 원리에, 하느님의 지혜와 섭리가 표현돼있는 원리에 불순종하는 것입니다.
윤리법 전부가 피조물의 참된 선익을 위한 그리고 특히 인간의 선익을 위한 하느님의 염려 때문에 하느님에 의해 정해진 것입니다. 아담과의 첫 계약과 모세를 통한 시나이 계약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리스도 안에 드러났고 그분의 속량의 피로 맺어진 결정적 계약(마르꼬14, 24:마태오26, 28:1고린토11, 25:루까22, 20참조)에서 하느님이 새기신 것은 바로 이 선익 입니다.
불순종과 자유남용
9. 이러한 배경에서 살펴볼 때 법에 대한「불순종」으로서의 죄는 위격적인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 입법자이시며 동시에 사랑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의 성격으로 더 명백히 드러납니다. 이에 구약에서 깊이 있게 표현된 이 메시지(호세아11, 1~7 참조)는 탕자의 비유에서 가장 충만하게 드러납니다(루까15, 18~19ㆍ21참조). 어떤 사건에서든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 즉『하느님을 떠나서 제 목적을 달성하려는』(사목헌장13) 인간의 욕망을 포함하여 하느님의 창조의지와 구원의지에 대립하는 것은『자유의 남용』입니다. (사목헌장13).
하느님불신이 죄의 기본
10.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전날 성령께서『세상에 확신시켜』주셔야 할「죄」에 대해 말씀하실 때 그분은『나를 믿지 않은 것이 바로 죄』라는 말씀으로(요한16, 9)이죄의 본질을 설명하십니다. 하느님을「믿지 않음」은 어떤 의미로 인간이 계약의 하느님을 거슬러 범하는 죄의 첫째가는 기본 형태입니다. 이러한 죄의 형태는 창세기 3장에서 말하는 원죄 속에 이미 나타났었습니다. 시나이 계약에서 주어진 율법도 그것을 언급하는데 불신을 제거시키기 위해서입니다.『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 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출애굽20ㆍ2~3). 다락방에서의 예수님의 말씀과 복음 전체와 신약성서도 그것을 언급합니다.
불신과 사랑거부
11. 이 믿지 않음, 창조주요 아버지요 구세주요 계시된 하느님에 대한 이불신은 인간이죄를 지음으로써 계명(법)을 어길 뿐만 아니라『하느님을 떠나서 제 목적을 달성하려 하면서』(사목헌장13)참으로 하느님 자신과『대립하기』도 함을 암시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는 모든 현행 죄의 뿌리에서 첫 죄의 밑바탕에 있었던 저 유혹자의 말의 메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메아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메아리일지 몰라도 진짜 메아리입니다. 그 유혹자는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을 하느님처럼 되는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말한바와 같이 현행 죄일 때라도, 대죄일 경우 인간은 하느님께 대립하여 자신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창조주 대신 피조물을 선택하는 것이고 탕자가 어리석은 모험의 첫 단계에서 그랬듯이 아버지의 사랑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죄는 모두 저『죄악의 신비(악의 세력)』(2데살로니까2, 7)의 한 표현입니다. 성 아우구스띠노는 하느님을 멸시할 정도의 자아사랑(amorsui usque ad contemptum Dei)이라는 말로 그것을 요약합니다(신국론 XIV, 28, PL41,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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