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와 교회의 해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성체와 교회의 해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신자들은 한결같은 물음을 놓고 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성체와 교회의 해라는 주제 자체가 현실감있게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아직 성체와 교회의 해에 초점을 둔 생활 실천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체와 교회의 해를 우리의 생활, 현실 속으로 이끌어 들여 그 의미대로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교회의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성체와 교회의 해의 근본정신이 모든 신자들에게 파급되고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교육」은 무엇보다 선결되어야할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사목교서의 내용과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확시 알지 못한다면 그 의미에 맞게 산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한 이치가 된다.
사목교서가 담고있는 정신과 의미를 분명하게 수용할 수 있는 토대위에서 우리의 삶이 그에 맞게 이어질 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주교단이 87년 사목교서를 통해「생활의 반성」을 토대로「일치의 생활」「나눔의 생활」을 실천적 과제로 제시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성체와 교회의 해에 대한 가르침을 생활안에서 배우고 실천하도록 강조한 주교단 사목 교서는 바로 성사ㆍ기도생활과 함께「복음의 생활화」를 반성하는 것으로 성체와 교회의해를 시작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교회는 성체성사로 일치를 이루며 사랑의 나눔을 촉진시킨다는 전례헌장을 인용,「일치의 생활」과「나눔의 생활」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교서는 아울러 성체성사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주시며 서로 사랑을 나누는 모범을 보이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제 우리가 다른이에게 반드시 선물로 주어야하며 특히 교회 안에서 또 교회 밖에서 정의와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사랑의 나눔을 이루어야한다고 명백히 밝힌 바 있다.
「생명」「시간」「건강」「지식」「재질」「지위」「명예」「재산」「돈」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위해 기쁘게 사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눔의 생활이 될 수 있다는 교서의 구체적인 지적은 성체와 교회의 해를 반드시 뜻있게 살아야하는 우리 모두에게 뚜렷한 하나의 방향을 설정해 주고 있다.
나눔의 생활이 바로 그것이다. 구원의 복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여 생할로 증거해야 한다는 정신이 핵심을 이루는 87년 사목교서는 우리의 생활현장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이유와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이웃이 있기 때문에 나눔은 필요하고 교회는 그 나눔으로 교회의 근본인 사랑을 확인하며 공동체 의식을 키워갈 수 있다. 따라서 성체와 교회의 해에 우리가 삶을 통해 구현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일은 이웃을 찾고 이웃과 나누는 것으로 확고히 드러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성체와 교회의 해에 우리가 먼저 시도해야할 일은 우리의 이웃에 대한 인식이다.「평범한 이웃」뿐만 아니라「특별한 이웃」에 대한 인식과 이해에서부터 우리는 성체와 교회의 해를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눈을 돌려 언제든 볼 수 있는 이웃에서부터 가려져있는 또 다른 이웃에 이르기까지 과연 지금 교회를 필요로 하는 이웃이 누구인가,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이웃이 누구인가하는 분명한 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본보는 성체와 교회의 해를 맞아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웃,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웃을 찾는데서 부터 출발, 구체적인 삶의 방안을 제시하고자한다.
대도시 건설의 희생자로 거듭되는 아픔의 주역들인 도시빈민과 그들의 보금자리 문제를 비롯, 교회의 고질적(?)인 숙제로 이어지고 있는 도농교회간의 격차와 나눔의 빈곤문제, 그리고 끊임없는 갈등으로 지속되는 광산촌 사람들의 문제, 바로 이들의 아픔의 현장을 찾아 우리의 또 다른 이웃을 교회의 눈으로 살펴보고자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의 그늘에서 저임금에 시달려온 공단내「힘없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아울러 각종 복지시설의 수많은 이웃 우리 주변에 산재해있는 그늘속의 이웃을 차례로 찾아 교회가 그들을 보다 가까이 만나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조명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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