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당국에서 경리부장 비에모(Villemor, 禹一模) 신부의 명의로 일본인 마쯔오(松尾)기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1906, 10)은 세 가지 조건을 요구하고 있었는데, 즉 진고개 후문에서 거리로 통하는 교회 소유지 위에 피고가 세운 문을 철거할 것, 피고가 침범한 11평 4홉 2작이 교회 땅임을 확인할 것, 피고가 마구 훼손한 3평 6흡의 담장을 복구할 것(공사비 약1백원)등이었다

이 소송에 대한 변호는 일본당국의 권고를 따라 일본인 변호사에게 맡겼는데, 오쿠보(大久保)ㆍ미나가와(皆川)등이 맡아했다. 판결이 있기까지 피고로부터 두 차례 화해의 제의가 있었는데 한번은 교회측에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고 또 담장의 복구비조로 2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회측에서는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또 한 번은 담장을 복구하되 아래는 돌로, 위는 널빤지로 하겠다고했다. 역시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거절 했다.

판결은 3년 반이란 원인을 알 수없는 지역 끝에 1910년 4월에 가서야 내려졌는데, 원고는 청구를 기각하고 또 소송비용을 원고가 담당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판결을 내리게 된 이유로 피고자신의 답변과 이웃 일본인들의 증언을 들었다. 피고의 답변에 의하면 피고는 그의 택지와 그 입구의 사도(私道)를 한국인 박봉동(朴卜同)으로부터 1888년에 매수 했다. 따라서 그 길은 원고와 아무상관이 없다. 또 원고의 소유지는 당시 산야(山野)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통행도 없었거니와 통행의 필요도 없었다. 또 문은 피고가 자기 집의 단속을 위해 1904년에 세운 것이고 따라서 원고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또 피고와 원고의 경계는 한편은 고지(高地)이고 한편은 저지(低地)였기 때문에 비가올 때 마다 땅이 무너져 내려 흙을 치우고 하수로를 새로 만들어야하는 등 도리어 손해를 보았다. 피고의 이와 같은 답변은 일본인들의 증언으로 입증되는 바로서 특히 야마구찌(山口)는 거기에는 문도 없었고 통로도 없었으며 경계선도 마쯔오의 주장이 옳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교회측의 반응은 이 재판이 일방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비난하면서 그것은 무엇보다도 일본인 변호사들 때문이라고 했다. 즉 그들은 그간 세 차례나 출정 요구가 있었으나 한 번도 알리지 않았고 또 소송의 청구 내용을 근본적으로 변경시켰으며 또 교회측으로 부터 한명의 증인도 요구하지 않았을 뿐더러 프랑스 철도기사 라페리에르(Lapeyrieje)의 측량도나 와다나세(渡邊)와 미마시(三增)의 증언까지도 참고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인 변호사들은 애당초의 소송의 청구사항을 본질적으로 변경시켰었다.

즉 피고의 문을 철거한다는 조건을 삭제해버렸고 도로를 따라서 있는 땅 3평 6홉에 대한 소유지의 확인대신 단순한 통행권의 허용으로 변경시켰으며 담장복구에 대해서도 2백 50원의 배상을 첨가했다. 그런데 2백원이 넘는 배상에 대해서는 재판이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변호사들은 이 조항을 삼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교회측에서는 진고개쪽에 문이 있었다는 증거로 1894년에 당시 프랑스영사 르페브르(Lefevre)가 이 문을 통과한 일이 있고, 이어 이듬해에는 일본영사관의 경우인 와다나세가 이문에 문표를 써 붙이려 했으며1898년에는 프랑스인철도기사 라페리에르가 측량을 통해 교회 소유지를 확인했고 또 1903년에는 일본영사 미마시(三增)가 프랑스부영사 베르토(Berteau)와 진고개문을 지나다가 일본인이 성당 땅 언덕 및을 파는 것을 목격하고 금지했다는 등등의 뚜렷한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증언은 조금도 참고 되지 않았다고 했다.

어쨌든 교회측에서는 항소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사건을 한국인 변호사 최진(崔鎭)에게 맡겼다. 그러나 항소의 결과도 기각이었다.(1910ㆍ6)이에 교구당국에서는 고등법원에 상고하게 되었다. 패소가 될 것을 알면서도 상고한 것은 단지 소유권을 찾기 위해 법적절차를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일뿐이라고 했다.

예측대로 고등법원의 판결도 기각이고 또 1ㆍ2심의 비용을 모두 부담하라는 판결이 내렸다. 결국 교회에서는 패소함으로써 빼앗긴 땅을 되찾고, 훼손 되 담장을 복구하게 되기는커녕 소송에 따른 자신의 비용뿐만 아니라 피고의 비용까지도 다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