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에는 어려운 것이 많다. 이러한 어려운 용어에 숙달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면 이질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생소한 말들이 많다. 그것은 옛날 서양 신부님들이 교회 용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는데 있어서 사회에 이미 있는 단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한문의 한자, 한자의 뜻만 보고 조어(造語)를 한 탓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에는 사전을 뒤져봐도 전혀 찾을 길이 없다. 즉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을 많이 만들어 썼다.
교회용어가 우리말에 전혀 없는 것일때는 만들어 쓸 수 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새로운 말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이 질감을 준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우리는 오랫동안 혼인을 혼배라고 해왔고 혼인해서 안 될 사유가 있을 때 혼배조당이라고 해왔다. 지금은 혼인장애라고 알아듣기 쉽게 바뀌었지만 아직도 옛날 표현을 쓰는 사람이 많다.
기도를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구라 불렀으며 축복을 내린다는 말을 줄여서 강복이라는 생소한 말을 만들었기 때문에『강복하소서』라고 해야할 때『항복하소서』라고 오발을 한다.
전주교구의 어느 벨기에인 신부님이 한번은 시골버스를 탔는데 촌로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말을 붙이더란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간 끝에『그래, 장개(장가)는 갔어?』하고 묻더란다.
한국말을 배운지 몇년이 되지만 장개가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가『옳다구나, 전라도에 있는 장계를 말하는구나』싶어 얼른『예, 한번 갔다 왔읍니다』했더니 그 노인이『아, 장개를 갔으며 갔지 갔다온 건 뭐여?』하더니『그래 갔다 왔다 치고 애기는 몇이여?』하길래 그제서야 전라도 장계가 아니라 장가를 뜻한다는 걸 알아차렸단다. 그때까지 장가도 모르고 결혼도 모르고 오로지 혼배라는 말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묵주나 십자가 등 성물을 축복하는 것을『방사놓는다』고 해왔다. 사전을 찾아봐도 없으니 무슨 뜻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해 왔다. 이제 이 말도『축복한다』는 쉬운말로 바뀌었으니 애용하도록 하자. 어려운 교회용어를 쉬운말로 고쳐 일반인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전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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