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건설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국가주의는 세계보편주의에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핵 파괴의 위협은 모든 사람들에게 가해지고 있다. 우리는 원하든 원치 안든 간에 일치와 친절에로 운명 지어져 있다.
최근의 민족학적 연구는 모든 부족과 씨족은「특별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이 세계의 중심에서 살고 있고, 그들의 종교를 통하여 명시적이건 비명시적이건 간에 선택된 백성으로서 그들의 신과의 특수한 관계에 놓여있음 역시 보여준다.
하느님은 그분의 백성 모두를 사랑한다. 『인류』는 집합체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독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백성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의 모델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와 구원을 이야기하고 해석해내고 이를 위한 개척자이어야 하는 특수한 과제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이 과제를 떠맡는다면 교회의 선교는 길고도 매혹적인 미래를 띠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 미래를 안전하게 하려면 어떤 방책을 위해야 할 것인가?
선포와 변혁
구원은 초월적인 차원과 내재적인 차원, 두 차원을 갖는다. 하느님과 더불은 평화가 없다면 인류에게 참다운 평화란 없다. 회개하는 마음이 보다 나은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체조건으로서「만일 맨 처음의 새로운 인물들이 없다면 새로운 인류는 없다」(Evangelii nuntiandi, 18)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세계 내적인 그리스도교의 수직적 차원에 대해서, 지금까지 줄곧 그래왔듯이, 신앙과 기도ㆍ성사ㆍ죽음과 영원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동시에 수평적인 차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우리는 결코 거리에 있는 젊은이들, 환경문제 그리고 세계내의 정의에 관한 제반사를 맞닥뜨리는 기회를 제약 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일로 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널리 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환경과 심리적인 바탕에 입각하여 산업화한 국가들은 성장속도를 늦추어야 할 것이라고 널리 전해야만 한다. 환경면에서 자연에 대한 착취는 이제 그만 그쳐져야하고, 심리적인 면에서는 높은 생계수준을 구가하는 이들 국가의 경우 이혼과 자살로 이어지는 좌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변혁으로서의 평화는 궁극적으로 제3세계와 더불은 유대와 부자와 가난한 이들 간의 격차를 이어주는 교량에 관하여 선포하는 것을 뜻한다. 제3세계는 하느님자신이 불확실과 병고, 가난에서「약속된 땅」으로 이끌어 갈, 그 자체의 「구원역사」를 확인할 필요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세계를 변혁시키는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서로 다른 개성과 심성, 견해, 관심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긴장은 역사의 변증법적 흐름에 속한다. 우리는 늑대들의 무리 한가운데로 보내진 양처럼 이 역사 속으로 파견되었다(마태 10, 16). 우리는 예언적인 그리고 혹은 외교적인 카리스마를 띠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교관은, 좋은 의미에서, 기쁨과 사랑을 지닌 상태에서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는 꿀 한 방울이 식초 한통보다 더 많은 벌들을 잡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에 예언자는 죄와 불의에 맞서 외친다. 그는 세계의 불의가 너무도 커서 자신이 전혀 미소를 지을 수 없을 지경인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화를 통한 케리그마
케리그마(선포)는 복음에 대한증거, 자기 확신에 찬 포고이다(선포)는 복음에 대한증거, 자기 확신에 찬 포고이다(2디모4, 2).
수백 년에 걸쳐 선교사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결정적이고도 완전한 진리이시라는 것과 그들 자신도 그분에 대하여 독점하고 있다는 것을 증거 해 왔다. 우리가 신앙포교 성의 관할 하에 있는 나라들의 이단자들이나 열교인들을 대해 나가는 방식이 바로 이랬다.
하지만 지금 이와 같은 태도는 변했다. 이단이라는 말은「갈라진 형제들」이라는 말로 대치되었고, 이교인들이라는 말 대신「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란 표현이 쓰이게 되었다. 부활하신 주님과 그분의 영은 다른 교회, 다른 종교에도 현존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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