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선생의 종교 신앙과 종교정신
중국고유의 종교의식
손문선생의 종교 신앙과 종교정신은 크게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손문선생은 堯(요)舞(무)禹(우)湯(탕)文(문)武(무)周公(주공)孔(공)孟(맹)의 도학(道學)을 계승한다. 이것은 경천애인(敬天愛人)의 뜻을 이어받은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하늘은 곧 임금 또는 신(神)을 일컫는다.
공자와 맹자도 하늘에 관해 말하고 있다. 공자는 하늘은 창조력과 영심지혜(靈心智慧)와 의지가 있으며 또한 지극히 높은 신(神)을 지적함을 알 수 있다.
맹자는 하늘에 대해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절실한 체험과 인식이 있으며 역사상의 많은 사실을 증명했다. 그러나 우리는 맹자가 큰 도리(道理)에는 성신(聖神)이 있다고 해서 결코 지나치다고 생각지 않는다.
주역에서 말하는 신도(神道)는 하늘의 신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처음부터 있는 것이지 절대 성인들이 만들어내어 신자들을 속이는 것은 아니다. 즉 「성인이신도설교(聖人以神道設敎)」(성인은 신도로써 교(敎)를 설립했다)이지「성인설신도이교(聖人設神道以敎)」(성인은 신도를 설정하여 교를 세운 것)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런 근거 없이 창조했다는 것이 아니다.
어떻든 중국민족은 결코 종교의식이 없는 민족이 아니다. 사실 중국에는 분명히 고유 신앙이 있다. 바로 경천애인사상이다. 손문선생은「하느님을 믿는 것은 바로 경천(敬天)이고 심신주의(深信主義)는 바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 했다. 「경천애인」「천인합일」사상은 중국철학사상에서 제일 높은 경계이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교가 손문선생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손문선생과 그리스도교
손문선생이 그리스도교를 처음 접촉한 것은 14세 때 미국 호노룰루에 있는 영국교회가 설립한 이오란니 서원에서 공부할 때이다. 이때 손문선생은 웨이리스 주교와 다른 전교사의 박애정신에 대해 인상이 가장 깊었다. 선생이 성경을 탐독할 때도 바로 이 시기이다.
17세에 이오란니 서원을 졸업한 손문선생은 천주교가 설립한 성 루이학원과 오아후학원에서 공부했다. 거기에서 그는 푸란티원 전교사를 알았고 그로부터 가르침을 받아 주님께 대한 믿음이 깊어지기 시작하여 주님을 섬기게 됐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손문선생의 형인 덕장(德彰)선생이 서양화에 물들 것을 엄려하여 중국으로 귀국하여 국학(國學)을 배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래서 손문선생은 비록 영세는 하지 않았지만 항상 영문성책을 지니고 다니면서 계속 탐독하여 흥미에 젖어들었다.
그 후 선생은 20세 때 영세하게 됐는데 세례명을 일신(日新)으로 했다. 후에 일선(逸仙)으로 고쳤지만 日新과 逸仙은 같은 말이다. 일신(日新)이라는 이름은「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의 뜻에서 택한 것이다.
손문선생은 예수가 전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혁명가로 여겼다. 그는 에페소저 4장23~24에 따라 사람이 새 생명을 받았다면 반드시 새 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일신 우일신(日新 又日新)의 진리이고 혁명의 진리인 것이다. 손문선생에게 있어서 종교정신과 혁명정신은 같은 것이다.
손문선생의 신앙심은 그가 런던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 스승에게 보낸 편지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이때 가장 절실하게 종교를 체험했다. 그는 죽을 위험에서 살아난 것은 하느님의 은혜로 여기고 이제 사도(師道)에서 치도(治道)로 삼겠다고 한다.
「사도(師道)에서 치도(治道)로 삼는다」는 말의 뜻은 매우 깊다.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목적은 사람의 영혼을 구하는 데에 있다. 비천한 이가 영생을 얻고 어떻게 사람이 되는가를 가르치므로 비로소 하느님의 환심을 산다는 것이다.
예수의 복음은 신ㆍ망ㆍ애 삼덕을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손문선생의 간절한 기도는 바로 신덕과 망덕의 표현이다. 그리고 뜻을 세워 사도(師道)로써 치도(治道)를 삼는다는 것은 애덕의 표현이다.
정치는 인류내심의 생활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인류의 내심생활에 좋은 환경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국민에게 하나의 종교만을 강요할 수 없다. 단지 국민으로 하여금 내심수양을 도와 선(善)에 다다르게 하는것이다. 따라서 종교와 정치의 활동범위는 다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