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아들
성서 밖의 문화권과 구약성서에서 자주 사용된 칭호이다. 「주」칭호처럼 고대 근동지방에서 왕들을 지칭하였고 로마 황제도 신의 아들이라 불리웠다. 비상한 초인능력의 소유자들 예컨대 마술사, 천재, 영웅들도 천상가문의 뜻으로 그렇게 불리웠다. 왕은 신에게서 물리적 또는 신화적(神話的)방식으로 태어났다는 점에서 신의 아들로 호칭되었다. 성서에서는 왕이 결코 신에게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하느님을 대리하여 그 백성을 보호하는 자로 선택되었고 즉위하였으므로 하느님의 아들로 불리 운다. 계약 즉 선택의 개념이 성서의 호칭을 규정하며 이 호칭의 이교도적 의미를 비신화화 한다. 왕은 신성의 소유가 아니라 하느님에 의한 선택 때문에 하느님의 아들이다. 구약의 이 칭호는 이교문화의뜻과 전혀 무관하다.
유일신앙의 테두리 안에서 이 칭호는 하느님의 구원이지를 성취하는 사명에 선택되었다는 뜻을 지녔다. 이 칭호는 두 가지 근본 의미를 지닌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왕을 가리키지만 백성 전체를 지칭하기도 한다(출애4, 22:호세11, 1:이사30, 1).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하느님과 특별히 가까이 있음을 뜻한다. 특별한 사명에의 선택뿐 이니라. 하느님에 대한 전적의존과 순종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충실한 봉사자인 천사들(욥1, 6), 지혜서(2, 13ㆍ16:5, 5)에서는 경건한 모든 이들도 아들이라 불리운다.
그리스도는 세례와 유혹을 받은 아들이시다. 야훼의 종과 닮은 아들이다. 아버지와 친숙한 아들이지만 위엄과 영광이 아니라 나약, 고통, 사명에의 충실에 있어서 아버지와 가까운 아들이다. 아버지는 이 아들에게 사명을 맡겨주심으로써 아들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신다. 유혹사화는 헬레니즘 문명권의 기적쟁이, 마술사로서의 아들, 유다이즘의 왕? 메시아로서의 아들로 예수를 묘사하기를 거부한다. 십자가를 통하여 섬기는 하느님의 아들임을 강조한다. 악마는 세속적 의미로 이 호칭을 사용한다.
아버지와의 유일하고 독특한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칭호이다. 그분은『내 아버지요』와『너희 아버지』를 구별하신다(마태7, 11).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처럼 인간을 위한 은총의 아들, 희생되실 아들이다(마르1, 11‥9, 7:요한22, 2ㆍ12ㆍ16). 그러나 「다른 아들들」을 월등히 능가하는 아들이다(마르13, 32‥마태11, 25~27). 바울로는 생명을 바쳐 아버지의 사랑의 계획을 충만히 완성하신 아들로 말미암아 우리가 하느님과 화해하였고(로마5, 10)우리 역시 하느님의 아들들이 되었다(갈라4, 4~7). 그분은 하느님의「외아들」이시다(요한10, 30ㆍ38).
예수의 신비에 한층 접근시켜주는 칭호이다. 그분은 하느님에게서 선택된 자들 중의 하나도 아니며 아들을 중의 한분도 아니라 하느님의「외아들」이시다. 그분의 아버지와 친자(親子)관계는 유일하고 독특하다. 그렇더라고 이 아들은 세상을 권력으로써 다스리지 않고 유혹과 죽음의 인간운명까지도 나누시는, 이리하여 하느님의 참 자녀들이 누리는 삶에로 복귀하게 해주시는 분이다. 사람의 운명을 속속들이 나누는 아들 안에서 하느님은 아버지로 자신을 계시하신다. 이 계시를 위하여 아들은 철저한 순종의 길을 걸으셨다.
중재자
하느님이 자기 백성 및 인류와 깊은 관계를 맺으시는 모든 방식이 그리스도 안에서 집약되므로 그분 안에서 인간과 관련하여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또한 하느님과 관련하여 인간이 누구인지가 결정적으로 밝혀진다. 또한 인간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든 피조물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참다운 관계를 회복하고 구원되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중재자이시다. 「중재자」칭호가 성서에 가끔 나타난다(1디모2, 5:히므8, 6:9, 15:12, 24). 그리스도는 구약의 모든 중재역을 떠맡으신다. 왕, 사제예언자의 역할을 자신 안에 총괄하신다.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위치에 불리워져서 백성을 위하여 사명을 수행한다. 백성을 대신하여 탄원기도를 바치거나 백성과의 깊은 유대 속에서 백성을 위하여 고통을 겪기도 한다. 왕정, 사제 직분의 제도를 취하게 되는 시대에서는 왕, 사제들이 백성의 생활을 다스릴 뿐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백성에게 알리고 백성과의 연관 하에 수행하는 중재자역학을 담당한다.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혀 말씀에 봉사하는 중재자이다.
야훼의 어린양, 영, 지혜, 말씀 따위도 구약의 다른 중재자들인데 그들은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내고 하느님을 백성에게 가까이 모셔가고 구원계획을 실현하시 위한 도구로 나타난다. 이 모든 중재 존재가 그리스도 안에서 총괄된다. 새 모세, 야훼의 종, 사람의 아들, 왕, 사제예언자이신 그리스도이다. 모든 중재역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 최종 의미를 성취하므로 그분 안에서 구원의 역사가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분은 자신을 모든 이를 위한 대 속물로 바쳐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유일한 중재자가 되셨다:「하느님은 한분뿐이시고 하느님과 사람사이의 중재자도 한분뿐이신데 그분이 바로 사람으로 오셨던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1디모2, 5).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은 인간의 세상과 역사 안에 깊숙이 간여하시는, 가까이 계신 하느님이 되신다.
그리스도는 참 인간성을 취하여 그자신이 참 인간임을, 또한 새 계약을 성취함으로써 참 하느님이심을 밝히셨다. 이리하여 빠스카 사건으로써 결정적이고 최종적 중재역을 완수하신다. 「보다 나은 계약의 중재자」(히브8, 6)되셨다.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입증하였고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현하였던 빠스카로 말미암아 인간의 신비가 벗겨진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중재역은 창조사업까지도 포함하다. (1고린8, 6). 유일한 구원역사는 계약의 역사이고 창조는 이 역사 안에서만 이해된다. 사람 곧 아담과 맺은 하느님의 계약은「마지막 아담」(1고린15, 45)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안에서 최종 실현을 보게 되었다. 그리스도 안에서「지혜」와「말씀」의 창조기능, 일치]기능이 절정에 이른다. 이로써 하느님의 신비와 인간의 신비가 동시에 그분 안에서 결정적으로 벗겨진다. 「첫 아담은 생명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나중 아담은 생명을 주는 영적존재가 되셨습니다. 」(1고린1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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