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세례자 요한의 탄생 (루가 1장57~66)
「주님은 고마우신 분」이란 뜻을 가진 요한, 이 요한은 초대교회 때부터 세례자 요한(구교우들은 요한 세자라고 불렀다)이란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아마도 사도요한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2세기의 가다꼼바안의 벽화에 예수께 세례를 베푸는 그림으로 세례자요한이란 이름으로 교회에서 널리 통용하게 된 듯이다. 그 후에 세례자 요한을 표현하는 그림으로 천주의 어린양과 함께 그려진 성상화가 나돌면서 그를 선구자 요한이라고도 불렀다. 주의 길을 앞서가며 닦는 하느님의 사자(使者)라는 듯이다. 하여튼 세례자 요한의 탄생은 그의 어머니 엘리사벳 뿐 아니라 일가친척은 물론 모든 이웃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일가의 한 할머니가 기적적으로 아들을 낳은 것을 축하하는 기쁨뿐이 아니고 이 탄생은 인류구원의 기쁜 소식을 여는 역사적인 중대한 순간임을 감지하고 고마우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찬미의 심정이 각자의 마음속에 고동쳤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루가는『주께서 엘리사벳에게 놀라운 자비를 베푸셨다는 소식을 듣고 엘리사벳과 함께 기뻐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루가는 이글을 쓸 때에 초생교회가 막 태어나 세계만방에 구원의 기쁜 소식이 전해질 기쁨을 실질적으로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기쁜 소식은 하느님의 자비를 알아보고 마음속에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공동체로서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 구약시대에 하느님은 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외부적 표시로서 할례식을 하도록 명하셨다. 『 너희 남자들은 모두 할례를 받아라. 이것이 너와 네 후손과 나 사이에 세운 내 계약으로서 너희가 지켜야할 일이다.
너희는 포경을 베어 할례를 베풀어야한다. 이것이 나와 너희사이에 세운 계약의표다. 대대로 너희 모든 남자는 난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아야한다. 네 집에서 난 씨종이나 돈 주고 산 종도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한다. 그러면 네 계약이 영원한 계약으로서 너희 몸에 새겨질 것이다. 포경을 베어할례를 받지 않은 남자는 내 계약을 깨드린 사람이니 겨레에서 따돌림 받게 될 것이다』(창세17장10~14). 요한도 난지 팔일 만에 할례를 받았다.
할례식은 명명식을 동반한다. 이스라엘민족에게 이름은 그 사람자체를 나타내는 중요한 뜻을 가진다. 거저 딴 사람과 구별하기위한 호칭용이 아니다. 그들의 일생동안 그들이 할 사명을 가리키는 일종의 예언적인 성격을 지닌다. 우리나라에서는개인의 이름보다는 성씨가 더 중요하다. 가문의 후예임을 드러내는 족보에 낀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민족에게는 이름이 중요한 만큼 명명식도 중요했다. 이름을 짓는 권리는 물론 부모에게 있다. 그러나 친척들도 이름을 짓는데 개입할권리가 있었다. 특별한 사명이 부여되지 않을 적에는 보통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전승하는 것이 통례이다(도빗1장1). 그래서 사람들은 엘리사벳의 아들이름을 즈가리아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성령의 영도를 받고 있는 엘리사벳은 아들이름을 요한이라고 주장하였다. 요한의 탄생을 예고할 때에『그는 바로 엘리야의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 와서 사람들을 올바른 생각을 하게하고 주님을 맞아 들일만한 백성이 되도록 준비시킬 사람으로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고 천사가 즈가리아에게 일러주었는데 그는 그 말을 믿지 않아 귀머리가 되고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그의 아내 엘리사벳은 이런 사정을 성령을 통하여 알았고 그 성령의 영감을 받아 천사가 남편에게 일러준 요한이란 이름을 주장했던 것이다. 구원의 선구자의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아버지 즈가리아의 입이 열리고 귀가님이기 때문이다. 이제로부터 모든 불신하는 사람의 귀가 트고 입술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찬미 받으소서』하고 찬미가를 부를 것이다.
예언자시대의 마지막 예언자 요한이 구약시대의 막을 내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신약시대가 열리면서 예언자대신 사도들이 뽑히었고 이분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백성이 아닌 온세계 백성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불림을 받을 것이다. 새 시대를 짊어질 초생교회는 할례식 대신 세례식으로 하느님백성이 되도록 하였으며 이스라엘백성으로 하여금 율법을 지키도록 인도로 사랑의 업을 쌓도록 할 교회를 인도하실 것이다. 그래서『유대아인들은 성령의 은혜가 이방인들에게까지 내리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다』(사도10장45)이러한 변화는 유대아 방방곡곡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고 두려움마저 들게 하였다. 그리고 주님의 손길이 보살피고 있는 이야기 요한은 역하적인 변환의 전기가 되고 있음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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