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머리에 재를 받았다. 회개의 표시와 흙으로 돌아갈 허무한 인생임을 상기시키는 예식이다. 그리스찬 생활의 특징 중 하나는 회개하고 새 출발하는 것이다. 하느님 앞에 용서받지 못할 죄란 없기 떄문에 아무리 중죄를 지었어도 뉘우치고 용서해 주신다. 그러므로 크리스찬에게는 자포자기나 실망이란 있을 수 없다. 이렇게 항상 용서받고 새 출발하는 삶이기에 크리스찬 삶은 기쁜 삶이다.
크리스찬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근거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된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부활절을 잘 맞이하기 위해 40일동안 신자들을 준비시킨다. 이 시기를 과거에는 봉재 시기라 불렀는데 지금은 사순절이라고 부른다. 부활절 주일들을 제회한 40일을 말하는 것이다. 이 시기는 회개하고 더욱 열심히 기도하며 이웃과 가진바를 나누고 보속하는 때이다.
가진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눌것인가? 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역대 다른 교황님들과 다른 제안을 구체적으로 한가지 하셨다. 그것은 실직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라는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구체적인 현대적 보속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적은 수의 사람이 많은 양의 일을 해낼 때 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반드시 그럴까?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거리가 없어 소외되고 비인간화 되어가는지 상상도 못한다. 인간에게는 일이 너무 많아도 곤란하지만 일이 없어도 곤란하다.
인간은 적당한 일을 통해 인간화되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에 필요한 만큼의 사람을 고용할 것이 아니라 여분의 한사람 더 쓰기 운동이 벌어져야 실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돈있는 기업가나 할 일이라고 생각지말자. 가정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가정에 무조건 도배도 손수하고 빨래도 손수하면 알뜰한 주부일지는 몰라도 훌륭한 크리스찬은 아닐 수도 있다. 택시기사를 위해 택시를 타주고 추위에 떠는 할머니의 시든 나물을 사주기도하며 도배공을 위해 도배를 시키고 파출부들을 위해 빨리 거리를 내주는 것이 애덕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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