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즈라이야의 노래-「찬미받으소서」루가1장67~80
하느님의 자비로우시다. 잘못을 벌하시기도 하지만 그 잘못을 용서하시고 은혜까지 내려주신다. 즈가리야는 믿지 않은 탓으로 벙어리가 되는 벌을 받았지만 하느님의 계획이 이루어질 때가 되자 혀가 풀렸고 성령까지 받아 예언의 노래를 불렀다.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구약시대에 하느님을 찬미할 때에는 시편을 봉송하였다. 시편은 1백 50장으로 되어있고 이것을 5부로 나눈다. 즉 1~41장, 42~72장, 73~89장, 90~106장, 107~150장이다. 그런데 이 다섯 구분의 마지막장 끝은「이스라엘의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로 끝난다. 즈가리야의 노래는 이 찬미의 말씀으로 시작한다.
이 찬미의 말씀은 구약에서 메시아를 미리 찬미하는 예언의 말씀이었고 즈가리야의 입을 통하여 새로운 이스라엘 즉 그리스도의 왕국이 탄생됨을 찬미하는 새로운 예언의 말씀이다.
즈가리야의 찬미가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첫 부분은 68절부터 75절까지로 하느님께서 구원의 약속을 하시고 그 약속을 진실성 있게 지켜주신 그 자비하심을 감사하고 찬미하는 대목으고 둘째부분은 자기아들 요한으로 옛 성약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성약의 시대가 열리며 곧 태어나실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교 백성이 구약시대에 이스라엘백성에게 약속되었던 진짜 구원의 빛을 받게 되리라는 예언의 대목이다 (76~79절). 「당신백성을 찾아와 해방시키셨으며」(68절후)-이집트에서 종살이하며 시달릴 때 하느님은 그 백성을 찾아주셨고 구원을 약속하셨다」(출애3장16). 지금은 온 백성이 죄에 팔려가 그 질곡에서 신음하는 당신백성을 하느님이 찾아주시고 그 죄값을 치르고 해방시키실 것이다. 「우리를 구원하실 구세주를 당신 종 다윗의 가문으로 일으키셨다」(69절)-하느님은 한때 이스라엘의 왕 다윗에게 약속한바있다. 너는 내 아들, 너에게 모든 나라를 유산으로 주리라 (시편2장7~8)너는 내 오른편에 앉으라. 네 원수들을 네 발판으로 삼게 하리라(시편110장1).
그 후 다윗왕가는 망했고 오랫동안 잊혀 졌었다. 하느님의 약속은 거짓인 듯하였다.
이제 그 약속이 이루어져 다윗가문에서 능력 있는 구세주를 일으키신 것이다. 능력 있는 구세주-원문에는「구원의 뿔」을 일으키셨다로 되어있다. 「뿔」은 구약 성서에서 힘ㆍ능력ㆍ자랑ㆍ자부심등으로 해석되는 상징적 용어이다. 지금 일으키신 구원의 뿔은 만능의 구세주를 뜻한다. 우리를 죄에서 보호하고 그 권세에서 구원하실 힘 있는 오른팔이시다. 「예로부터 예언자들의 입을 빌어 말씀하신…우리의 구원, …우리조상들에게 하신…거룩한 계약…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는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천지창조 때부터 하신 약속이었다.
이 여자의 후손이 너 (뱀)의 후손의 머리를 밟아버리게 하리라 (청세3장15)는 원초에 약속이었고, 또 성조 아브라함에게는『나는 너의 하느님이 되겠고 너 후손의 하느님이 되겠다』(창세17장7)고 하신 옛 계약이다. 그러나 그 여인의 후손이 사악한 뱀의 꼬임에 빠져 늘 물리었고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죄스러운 생활에 빠져 늘 천벌을 받고 있었다. 하느님의 그 화려한 약속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아무도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시고(72절)우리를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우리를 미워하는 자들의 손에서 구하시려고 구원의 메시아를 보내주셨다. 구원의 복음이 주시는 큰 은총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해주시는 은혜이다.
우리들 목에 걸렸던 죄의 무거운 사슬과 멍에는 떨어져나가고 가볍고 감미로운 주님의 손길이 와 닿을 것이다.
이제는 아무런 겁 없이 떳떳하게 주님 앞에 서게 되고 주님을 섬기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고백록 첫머리에서『주여 당신품안에 쉴 때까지 내 영혼이 안온하지 못하옵나이라』라고 외쳤다. 이제 우리는 그 주님 품안에 안온함을 얻게 된 것이다. 우리는 거룩하고 올바른 길을 걸으며 주님을 섬기고 우리가 사는 모든 날, 날이면 날마다 주님을 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거룩하고 올바른 길은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이「주님보다 앞서 와서 닦을 것」인데 그 길은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는 길이다. 이러한 뜻에서 그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이다. 지극히 높으신 분은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이시다. 그가 닦을 길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가 다가왔음을 알리고 죄 사함을 얻는 길 즉,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리는 회개의 필요성을 외칠 것이다.
이제는 죽음의 그늘 밑에서 하릴없이 신음할 때가 아니라 하늘 높은 곳에 구원의 태양이 떠올랐다. 구약시대에 상징적으로 희미하게 비치던 달빛이 아니다. 환하게 대낮을 비춰주는 밝은 태양이 떠오른 것이다. 그 빛은 우리를 휩싸고 있던 어두움을 걷어치우고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평화의 길로 발길을 밝혀줄 복음의 빛이다. 교회는 처음부터 새벽기도에 즈가리야의 노래를 전례적으로 불렀다. 어두움이 깨지는 새벽녘에 태어난 요한은 몸도 마음도 굳세게 내적인 성장을 하였고 공정으로 세상에 나타나 하느님의 사업을 수행할 때까지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광야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그는「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것이고」(루가3장2)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고 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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