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배경
통일교의 활동 범위와 규모는 엄청나다. 이들은 순수 종교 활동은 물론, 정치ㆍ경제ㆍ교육ㆍ언론ㆍ학술ㆍ문화 등 그야말로 손을 대지 않는 영역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세계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교는 종교를 가장한 정치집단, 또는 영리추구만을 목표로 하는 경제조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실상, 정치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통일교만큼 거대한 민간조직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에서 발간되는「文{}春秋」84년 7월호에 실린「統一敎秘部」를 보면, 통일교의 문선명 교주는 신자들에게 세계복귀를 위해 4권(四權)을 확보하라는 교시를 내렸다고 한다. 여기에서의 4권이란 문화ㆍ사상ㆍ과학ㆍ기술ㆍ언론ㆍ경제 등을 지칭한다. 통일교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이 교시가 세계를 지배할 통일교의 꿈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통일교가 이러한 거창한 사업들을 계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비판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통일교가 종교를 위장한 정치집단이나 경제조직이기 때문인가?
필자는 그 이유를 일차적으로는 통일교의 교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다시 말하면 통일원리 자체가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하도록 만드는 기본적인 원천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통일교의 최종목표는 지상천국의 건설이다. 이것을 통일교에서는 주권회복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통일교에서는 주권회복이라고 부른다. 통일교에서는「아담」과「하와」가 하느님대신 사탄을 모심으로써 악의 주권아래 놓이게 된 세상을 선의 주권, 즉 하느님의 주권아래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심정과 뜻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것을 이룰 책임은 인간에게 있으며,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시기는 지금이라고 강조한다.
통일교에서는 하느님의 구원섭리과정을 창조본연의 복귀과정으로 강조하면서, 그 방법은 하느님이 피조세계를 창조하셨던 순서에 따라 외적인 것에서부터 내적인 것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외적인 것이란 물질세계를 뜻하는 것이고 내적인 것이란 인간의 심령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이 본래 의도하였던 이상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외적인 물질세계의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상적인 지상천국의 건설을 하느님의 의지나 섭리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인간이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분담을 완수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물질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지상천국이란 인간이 과학을 발전시켜 자연계를 정복한 곳이라고 정의한다. 통일교에서는 현대사회의 과학화와 산업화는 하느님의 창조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섭리적 과정과 인간노력의 결과라고 해석하면서, 과학과 종교를 통합시키려고 시도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이원적으로 발전되어온 과학과 종교는 현대에 이르러 종교가 과학을 포용함으로써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이상세계는 정신이 주체가 되어 물질의 영역까지도 포용하는 사회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신본주의(神本主義)와 인본주의(人本主義), 그리고 물질의 생산과 관리를 하느님의 뜻에 맞도록 해야 한다는 물본주의(物本主義) 간의융화를 강조한다.
통일교가 물질세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정치ㆍ경제ㆍ과학ㆍ등의 영역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그들의 교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통일교의 사업과 활동들은 모두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성공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통일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기도 하다. 통일교가 세계적인 재벌로 성장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비판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신자들에게 꽃과 양초를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그 이익금을 착취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또 다른 비판자들의 말처럼, 한국의 역대 정권이나 세계 각국의 독재정권들의 지원과 비호 때문인가?
그러한 설명들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꽃과 양초의 판매수익금은 통일교의 신자규모에 비추어 세계적인 재벌이 될 만큼 많지 못할 것이고, 독재정권들과의 유착도 한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권유지마저 어려운 제3세계의 독재정권들이 기성교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통일교를 지나치게 지원한다는 것이나, 아직 개발도상에 있는 그들이 통일교를 세계적 재벌로 키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교의 사업들이 크게 성공하는 이유는 통일교 내부에서 찾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문교주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신자들의 구성, 그리고 철저한 신자재교육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통일교 신자들에게는 문교주가 메시아로 숭배된다. 그들은 문교주야말로 창조본래의 목적인 지상천국의 건설을 위해 하느님이 보내신 분이며, 예수님이 이루지 못한 인류구원사업을 완성시킬 분으로 신앙한다.
따라서 그의 지시나 명령은 절대적인 것으로 인정된다. 또한 통일교의 신자구성도 특이하다. 이들의 거의 대다수는 젊은 층으로서, 고졸이상의 고학력자들이며 타종교에 비해 남성의 비율이 훨씬 높다. 그리고 이들은 여러 형태의 신자재교육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 21일, 40일, 1백 20일 단위의 수련회로 되어있는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통일 원리와 몬 교주의「말씀」을 학습하면서 교단의 활동목표와 실천방법을 훈련받는다.
통일교 신자들이 타종교신자들에 비해 1당 백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신자들의 대부분이 이념적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젊은이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통일교의 교리나 활동은 현실 문제에 대한 큰 관심과 참여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일면 해방신학이나 그 밖의 진보적인 현대 신락들과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권력의 상층부나 기업성장에만 관심을 가질 뿐 사회에서 소외되고 억눌린 계급의 인권이나 복지문제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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