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사 때 보면 신자들이 영성체할 때 성가를 부른다. 성가를 부름으로써 영성체를 하는 사람들이나 직접 영성체를 못해도 마음으로 성체를 모시는(신령성체)사람들이 마음을 준비를 더 잘하게 해준다. 성가의 기사를 새기면서 부르면 오시는 분이 어떤 분인지, 그 분이 왜 내게 오시는지, 그 분이 오셔서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시는지 다시 한 번 음미하면서 준비하게 된다.
그러나 영성체 순간만 되면 무조건 성가를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는 문제가 있다. 평일 미사에 몇 사람되지 않는 사람들이 영성체 노래를 하려면 무리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성체 노래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용감하게(?) 혼자 남아 성가를 이어주다가 총알같이 튀어나가 성체를 받아 톡 털어 넣은 후 삼키기가 바쁘게 또 성가를 부른다. 내게 오시는 주님을 신경써서 잘 맞이하고 정중하게 모시고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영성체 성가에 더 신경쓰게 된다. 때로는 성가가 끊어지지 않도록 뒤에 남아 고군분투 혼자 아슬 아슬하게 성가를 이어주다가 마지막 순간에 튀어나간다는 것이 아뿔사! 한발 늦어 벌써 신부님께서는 끝내고 감실로 돌아가시는게 아닌가! 웃지못할 희극이다. 이때 이 갸륵한 신자는 닭 쫓던 개 울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다. 생각해보라. 영성체가 중요한가, 영성체 노래가 중요한가를. 영성체 때 성가를 부르는 것은 어디까지나 영성체를 더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성가가 영성체에 방해가 된다면 안 부르는 것이 더 낫다면 안 부르는 것이 더 낫다. 그래서 성가를 리드하는 사람은 상황 판단을 해야할 것이다. 숫자가 너무 적을 때는 오히려 평화롭게 영성체할 수 있도록 성가를 시작하지 말 일이다. 굳이 성가를 해야겠다면 차라리 모두 영성체가 끝난 후 차분하게 한곡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참여하는 주일미사와는 달리 평일 미사에는 영성체 노래없이 정성껏 성체를 모시고 각자 조용히 내게 오신 주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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