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의 여정
1927년 4월 1일. 이 땅에 「天主敎會報」라는 조그마한 소식지가 하나 태어났읍니다. 이 소식지는 그 후 「가톨릭新報」 「가톨릭時報」를 거쳐 「가톨릭新聞」으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 창간 60주년을 맞게 되었읍니다.
그야말로 미소한 겨자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물과 거름을 주어, 가꾸어 온 지 60년 만에 거목으로 자라났읍니다.
본지의 지난 60년을 되돌아보면 그 歷程은 고난과 역경, 험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읍니다. 시대적으로는 日帝植民治下에서 출범, 조국광복과 민족상잔의 6ㆍ25를 거쳤으며 그 후 여러 차례의 政變의 소용돌이를 통과해야만 했읍니다.
교회적으로는 역사적인 제2차「바티깐」公議會를 분수령으로 교회의 현대화가 추진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교회의 正體와 使命에 대한 논란이 거듭돼온 시기였읍니다.
社內的으로는 여섯분의 同志들이 뜻을 모아 그토록 功들여 어렵게 싹틔웠던 會報를 채 뿌리도 내리기전인 창간 6년 만에 순전히 교회내적인 이유에서 敎會長上의 명령에 의해 폐간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읍니다.
1933년 4월 1일부터 1949년 3월 31일까지 장장 16년간 會報는 자취를 감추고 말았읍니다. 영영 자취를 감추고 말 위기에서 우리의 선배들은 다시 의기투합하고 心機一轉해 죽었던 會報를 蘇生시켰읍니다.
1949년 4월 1일, 紙齡 제74호로 페간된지 16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會報는 6.25動亂으로 5개월이나 다시 休刊하는 아픔을 견뎌야만 했읍니다.
그 후 題號를 「가톨릭新聞」 (1953ㆍ3ㆍ7)로 또 「가톨릭時報」 (1954ㆍ1ㆍ15)로 바꾸고 1959년 10월 11일자부터는 지면을 종전 타블로이드판에서 현재의 신문판으로 발행하게 되었으며 1960년 1월 3일자부터 月2회 발행에서 週1회로 증간하게 되었읍니다.
1980년 4월 6일자부터는 題號를 오늘날의 「가톨릭新聞」으로 바꾸고 1982년 1월 1일자부터는 매주 8면으로 증면하기에 이르렀읍니다.
매주8면을 발행한지 5년 여만인 금년 4월 1일자부터는 매주 12면으로 증면발행 할 만큼 이제 본지는 자랐읍니다.
이렇게 자랄 수 있기까지 먼저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감내하시며 화무지에 싹을 틔우신 여섯 분의 창간 선배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16년이란 기나긴 冬眠에서 본지를 다시 일으켜 세우신 선배님들과 그 뒤를 이어 본지의 기틀을 다져주신 여러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오늘이 있기까지 물심양면의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교회의 長上諸位와 국내외 모든 애독자 여러분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헌신적이고 선각자적인 여러 선배님들의 피 땀위에, 또한 본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의 염려와 성원 속에 오늘 창간 60주년을 맞이한 본지는 뜻 깊은 이 날을 새로운 결심과 다짐의 날로 삼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기약
이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언론매체로 성장한 본지는 맡은바 사명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하면서 나아갈 바를 밝혀두고자 합니다.
첫째, 본지는 창간당시의 社是 즉 소식보도, 의견교환, 보조일치의 3대 모토를 계승ㆍ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먼저 소식보도는 週刊紙란 특성으로 인해 처음부터 많은 制約과 限界性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迅速을 要하는 사건이나 사고 등은 편집 일정의 조정이나 號外 발행 등으로 대처해 나갈 예정입니다. 소식 보도에 있어 본지는 사건의 정확한 보도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의견교환은 社是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많은 사람이 서로 합해 얻은 지혜는 현철한 사람의 지혜보다 더 나을 수 있으므로』 보다 폭넓고 깊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 의견교환은 우리 교회가 지향하는 다양성안의 일치를 이루는데 중요한 몫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매주 12면 발행으로 소식보도와 의견교환의 장이 종전보다 늘어날 것이며 지역편중보도 경향도 계속 축소돼 나갈 것으로 봅니다.
다음으로 보조일치는 교회의 존재목적과 시대적 사명 수행에 발 맞추어 교회가 가는 길, 또 교회가 가야할 길을 함께 가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 길은 언제나 講敎的이어야 하며 反敎會的이거나 非敎會的인 것일 수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교회가 政治集團일 수 없고, 특정政黨에 치우칠 수 없으며 오직 그것에 관여하면서도 超越的인 위치에서 현세질서와 制度, 그리고 人間의 올바른 進路 문제를 최대관심사로 삼고 있듯이 본지의 길도 이와 보조를 같이 해나갈 것입니다.
둘째, 창간 60주년을 맞아 전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독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체 34개 항목에 걸쳐 전국 독자들을 대상으로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결과는 60년 이후 본지의 진로를 설정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설문 조사 결과 특히 본지가 더욱 중점을 둬야할 내용으로 사회문제, 교리 및 교회 상식, 국내외 교회 소식 등이 지적됐읍니다. 그리고 평신도의 의견과 입장을 대변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읍니다. 본지는 이러한 독자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각오입니다.
셋째, 본지는 이제 한국천주교회를 대변하는 교회언론매체로서 한국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더욱더 이바지해야할 막중한 책임을 절감합니다. 한국 교회 안에서 싹이 나서 자랐고 한국교회가 60년을 키워왔기에, 앞으로도 한국교회와 더불어 호흡 하면서 교회의 앞날을 함께 걱정하고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으로 봅니다.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본사는 금년부터 계속해서 한국교회 장래를 설계하고 진로를 모색하는데 필요한 각종 조사 연구사업을 매년 실시해나갈 계획입니다.
우선 첫 해인 금년에는 5월부터 내년 2월에 걸쳐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종교생활」에 관한 연구를 전문가들로 팀을 이루어 실시할 방침입니다. 이 조사 연구 결과들은 자료집을 만들어 한국교회발전의 참고자료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본사의 계획과 본지가 나아가고자하는 방향이 중도에 변질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나아가 한국교회와 더불어 생각하고 함께 행동하는 「가톨릭新聞」이 될 수 있기 위해 모든 분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머리 숙여 요청드립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