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신자수의 급증과 함께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교회의 능동적인 대처가 요망되고 있다. 이같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큼의 교세증가는 보다 합리적인 신자관리와 보다 체계적인 사목행정을 요구하게 된다. 예를 들면 증가일로의 냉담자 및 거주 불명자의 개선은 이제 주먹구구식의 사목행정과 사목활동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의 수립없이는 불가능한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사는 창간 6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착수하는 신자 의식조사 사업에 앞서 그동안 실시된「하느님 백성」의 의식조사 결과들을 분석한 노길명 교수의 글을 게재, 80년대 초 한국교회 신자들의 정체와 신앙생활을 살펴보고 신자 의식조사 사업의 필요성을 알아본다.
(편집자 註)
경이적 교세성장
8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급속한 양적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교회의 신자수가 1백만에 이르기까지에는 1백 90년이나 소요되었던 것이, 1백만에서 2백만으로 증가되기까지에는 불과 12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한국교회는 경이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80년대 초반 한국교회의 연 평균 신자 증가율을 8.51%로서, 인구의 자연증가율인 1.57%보다 5.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교회는 90년대 초에 3백만 신자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자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보다 합리적인 신자관리와 보다 체계적인 사목행정을 필요로 하게 된다. 신자들의 사회적 배경과 삶의 현실, 그들의 종교적 심성과 신앙 양태, 그리고 교회에 대한 그들의 욕구와 태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서는 그들에게 알맞는 사목행정과 사목활동의 방향을 설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하느님의 백성, 그들은 누구이며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하는 것을 밝히는 작업은 선교 3세기에 접어든 오늘의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히 연구되어져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이 주제에 관해서는 몇 차례의 경험적인 조사가 시행된 바 있다. 그러한 연구들은 개인적인 관심에 의해 시행되기도 하였으며, 교구나 본당의 운영, 또는 각종 단체의 활동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시행되기도 하였다. 이들 연구 가운데 적국규모의 조사 보고서는 서강대학교 사회문제연구소의「한국가톨릭 종교사회조사보고서」(1971년), 한국가톨릭 농민회의「한국천주교 농촌공소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1984년), 한국천주교 2백주년 기념 사목회의 위원회의「2백주년 기념 사목회의 사회 조사 보고서」(1985년)등이 주목할 만 하다.
그리고 한국 갤럽 조사연구소의「한국인의 종교와 종교 의식」(1984년)도 가톨릭 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종교 생활을 보고서를 제외하면, 이들 보고서들은 모두 82년부터 83년에 시행된 조사결과들을 분석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몇 가지 점에서 문제점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표본의 타당성 문제와 자료의 수집과 분석에 있어서의 방법론적 문제들은 이 연구들이 갖는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이 연구들은 일회적 연구에 그치고 있어, 조사된 내용들이 그 후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는 이 연구들이 갖는 한계성을 일단 접어두고 거기에서 밝혀진 내용들을 중심으로하여 80년대 초의 신자들의 정체와 종교생활을 살펴보기로 한다.
사회ㆍ종교적 배경
지금까지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들의 배경만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전혀 없었다. 단지 특정 목적을 위한 연구에서 그들의 몇 가지 배경들을 조사한 것이 고작이었다.
성직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그들의 출신계층과 부친의 직업은 대부분 중류층인 것으로 나타난다. 성직자들의 대부분은 종교적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받았으며 가족이나 친척 중에 성직자나 수도자가 배출된 비율도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밝혀진다. 또한 이 수도자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성직을 택하게 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들은 성직자가 되기까지에는 가정과 주위의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톨릭 성직자들의 교육 수준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모두가 성직자가 되기까지 대학에서 6년 이상의 전문 교육을 받았으며, 그중의 4분의 1정도는 성직자가 된 이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하여 신학이나 철학, 또는 사회과학과 같은 분야를 전공한 것으로 밝혀진다. 이러한 교육 수준은 타종교의 경우에서 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
신학생들의 배경 역시 성직자들의 경우와 비슷하다. 대부분의 신학생들은 중류층 가정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신앙교육을 철저히 받은 자들이다. 이들의 반수정도는 성직자나 수도자가 배출된 가정 출신이며 거의 대부분이 매일 미사참례와 본당활동에 충실하였던 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신학생의 대다수가 앞으로 농촌본당이나 특수 분야에서의 사목을 희망한다는 사실이다. 도시본당에서의 사목을 희망하는 비율은 1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평신도들의 사회적배경은 일반이들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그들의 인구학적 구조는 한국인의 그것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밝혀진다.
우선 성별구조를 보면, 여성의 비율이 대단히 높으며, 이러한 현상은 점차 심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여성 1백명당 남성의 비율은 71년에 77명이었던 것이 75년에는 75명, 그리고 81년에는 72명으로 점차 감소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81년 현재 70명으로 나타나고 있어, 한국교회가 급격히 여성 교회화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신자의 구성비를 보면, 농어촌지역보다는 중소 도시지역, 그리고 중소 도시지역보다는 대도시 지역에서의 신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교회의 도시화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구학적 구조는 평신도들의 사회ㆍ경제적 속성과도 연결된다.
즉 가톨릭 신자들은 교육수준과 직업의 질적 구조, 그리고 경제적 계층에 있어서 한국인의 평균적인 사회ㆍ경제적 수준보다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밝혀진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점차 중산층의 종교로 변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신자들 가운데 영세받은지 10년 미만이 되는 자들의 비율은 80년대 초 현재 70%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70년대 이후 급속히 성장하고 있음을 통계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추세와 함께, 부부 중 한쪽만이 신자인 비율과 가족 중 일부만이 신자인 가정의 비율도 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비자들의 사회적 배경 또한 신자들과 비슷하다. 예비자의 성비(性比)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고, 연령분포는 청소년보다 성인층이 많다. 또한 이들의 평균 교육수준과 그 밖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도 한국인의 그것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대부분은 무종교상태에서 입교하지만, 타 종교에서 개종하는 경우도 20%를 넘고 있다. 이들의 입교과정을 보면, 신자들의 권유에 의한 입교와 자기 자신의 판단에 의한 입교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다. 상당수의 예비자들은 타인의 권유보다는 자신의 평소 지녔던 가톨릭에 대한 호기심과 호의감 때문에 교회를 찾게 되었다고 응답한다. 가톨릭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는 비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비신자들은 앞으로 종교를 택하게 될 경우 가톨릭을 찾겠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30%이상으로 타종교보다도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전체 응답자 중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입교권면을 받은 경험이 있는 자는 50%정도 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선교의 가능성은 대단히 밝지만, 신자들의 선교노력은 대단히 적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직업과 직무에 대한 성직자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그러나 영성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낮다. 성직자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영성생활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그 이유는 과도한 업무량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앙생활ㆍ교회관
평신도들의 신앙양태를 보면 교의적인 면에서는 비교적 교리를 잘 믿는 편이지만, 기도나 성사적인 면에서는 소홀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평신도들의 신앙 공동체적인 생활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경향이 많으며 선교활동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인의 일반적 종교성향이라고 지적되는 기복신앙이나 내세주의 신앙은 대단히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성직자에 대한 평신도들의 신뢰와 기대는 대단히 크다. 그러나 성직자들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그 기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신자들의 30%정도는 한국성직자들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고 응답한다. 이러한 태도는 신학생들에게서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신학생들의 반수정도는 한국성직자들이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세속화되어 있다고 응답한다. 신학생 중 성직자들이 건실하고 검소한 생활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도 되지 못한다.
평신도들이 바라는 성직자상은 위엄과 권위를 가진 사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사정을 깊이 이해해 주고, 상담에 자상히 응해 주며,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애로운 목자이다. 신자들은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종으로서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 줄 것을 요망한다. 또한 평신도의 대부분은 성직자들이 지도적 위치에서 교회의 모든 활동을 주도하기보다는 평신도 활동의 협력자와 지원자로 활동해 주기를 원한다고 응답한다.
평신도 중 오늘의 교회모습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은 3분의 2도 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남성, 젊은 층, 그리고 고학력자일수록 그 비율은 낮게 나타난다. 이들은 타 계층보다도 교회의 쇄신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교회쇄신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는 보수적인 경향과 진보적인 경향이 공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자공동체의 활성화, 신자들에 대한 성직자들의 관심과 태도의 개선, 신자재교육과 신자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마련,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참여, 교회내의 부조리 제거 등에 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신자들이 크게 열망하고 있지만 전례의 갱신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태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례와 토착화
성직자들은 현행 전례에 대해 만족보다는 불만족하는 경향이 강하다. 혼인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하면 상당히 많은 성직자들이 현행 전례들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형식적이며 한국 사회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고 응답한다. 특히 고백 성사 예절에 대한 불만족 비율은 70%를 넘고 있다. 성직자들의 상당수는 현행 전례들이 보다 간소화되고 한국사회의 실정과 한국인의 심성에 맞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다.
그러나 평신도들의 태도는 다르다. 그들은 대체로 현행 전례에 대해 만족해한다. 특히 미사예절과 미사강론, 그리고 공동고백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평신도들은 성직자들과는 달리 전례가 보다 엄숙하고 경건하고 장엄해지기를 바란다. 적어도 전례에 대한 평신도들의 태도는 부수적인 경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평신도들은 사제가 입은 제의를 간소화하거나 한국식 의복으로 대체하거나 미사수건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 반대한다.
또한 수도자나 평신도가 성체를 분배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이 제도가 정착되기 이전에 조사가 시행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평신도들은 전례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변화에 따라 전례도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태도를 취한다. 또한 평신도의 상당수는 한국의 전통명절인 추석절을 위령의 날로 정하기를 바라며, 추수감사절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타 종교에 대한 평신도들의 인식은 대단히 피상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타 종교를 외면적으로 보이는 것들과 관련시켜 인식할 뿐, 그 종교들의 교리나 내면적 성격에 대한 이해는 대단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민간신앙이나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강하게 나타낸다. 신자들의 대다수는 타 종교에 대해 별로 호감을 갖지 않고 있다. 또한 신자들의 대부분은 개신교와의 일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오늘날의 한국개신교의 성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평신도운동과 교회의 사회참여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한국교회에서 나타나는 급속한 교세신장에 대해 만족해한다. 그러나 그 원인은 평신도들의 노력이나 사도직단체의 활동보다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대부분의 평신도들은 신자들이 사회에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개인주의적이며 형식주의적인 신앙 생활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평신도 운동이 수동적이고 미흡하다고 응답한다. 이들은 평신도 운동이 보다 활발해져야 하며 그것은 평신도 각자의 능동적인 자세 전환과 신자 재교육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평신도 운동은 평신도 자신에 의해 전개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평신도들은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촉구하면서도, 바람직한 선교방법은 신자 각자의 자기 성화와 모범적인 생활, 그리고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지적한다.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해서는 성직자, 신학생, 평신도 모두가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교회의 사회참여가 정당하고도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교회의 사회 참여활동이 보다 활발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상당수의 응답자들은 교회의 사회참여를 위해서는 먼저 신자 스스로의 모범적인 신앙생활과, 교회내에서의 부조리제거와 정의구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응답한다. 이들은 교회의 바람직한 사회 참여 방법은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과 사회현실에 대한 윤리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교회의 사회 참여 방법이 정치적이거나 폭력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평신도들은 교회가 사회복지사업ㆍ도시 빈민 지원 사업ㆍ노동자 보호 활동ㆍ인권운동ㆍ각종 상담활동ㆍ교육 사업 등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압도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통일 문제나 핵무기 반대 운동과 같은 정치적 성격이 비교적 강한 활동과, 농촌 개발 운동ㆍ소비자 보호운동ㆍ협동 조합 운동ㆍ수해복구사업 등과 같이 비종교적인 사회단체에서도 이미 전개하고있는 활동을 교회가 전개하는데 대해서는 공히 50%정도만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신앙의 다원화 현상
가톨릭을 대상으로 한 지금까지의 조사연구들은 몇 가지 측면에서 한계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이들 연구들은 한국교회의 흐름과 하느님 백성들의 신앙양태, 그리고 그들의 종교의식을 어느 정도 밝혀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교회는 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사결과에서도 보여지는 바와 같이, 한국교회가 점차 여성중심, 대도시 중심, 그리고 중산층 중심의 교회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환과정에서 신자들의 신앙 양태와 종교의식도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서로 상충되는 현상들이 공존하고 있음도 조사결과들에서 잘 밝혀지고 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의 교의적인 측면과 실천적 측면간의 괴리, 교회의 공동체적성격이 강화도기를 바라면서도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에 안주하려는 경향, 선교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형식주의적인 생활을 하는 소극성, 성직자에 대해 신뢰와 기대를 크게 가지면서도 비판적인 태도도 함께 나타내는 현상, 교회의 쇄신과 토착화를 주장하면서도 전례에 대해 나타내는 강한 보수성, 교회의 사회참여가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치 권력과의 갈등은 꺼리는 경향, 그리고 타종교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별로 없으면서도 그들에 대해 갖는 배타성 등 한국교회의 신자들은 여러 면에서 이중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교회가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에서 최근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내는 과도기적 현상이거나, 아니면 근대화과정에서 수반되는 신앙의 다원화 현상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만으로는 그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 할 수 없다.
한국사회는 급격히 변동되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도 급격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에 교회가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아가기위해서는 한국교회의 변화모습과 하느님백성의 정체, 그리고 그들의 삶과 의식을 정확히 파악해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오늘의 한국사회가 나타내는 변동추세에 비추어 볼 때,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가 매년 실시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5년 단위로는 실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될 때, 하느님백성들의 정체와 삶의 변동과정은 어느 정도 밝혀질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사목계획과 사목행정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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