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짓는자 죄의 노예
9. 이에 대해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관찰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는 그러한 인간이 행하는 윤리적으로 선한 모든 행위에 의해 더 좋아지는 정도만큼 윤리적으로 악한 모든 행위에 의해 그러한 인간이 더 나빠진다고 말합니다(Ⅰ- Ⅱ, qㆍ55,ㆍ 3 : qㆍ63, aㆍ2참조). 그러므로 죄는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그 선을 인간 안에서 파괴시킵니다. 어떤 의미로 죄는 인간에게서 인간에게 고유한선을『빼앗습니다』인간에게서 인간자신을『강탈합니다』이런 의미에서 예수께서 요한복음에서 말씀하시듯이 (8, 34)『죄를 짓는 사람 든 누구나 다 죄의 노예입니다』(8, 34). 바로 이것이「소외」라는 개념 속에 담긴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는 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의 실재적「소외」입니다.
그것은 진리를 추구하고 진리 안에 존재하는 이성적 존재와 관계됩니다. 선에 관한 진리대신 죄는 진실 되지 않은 것을 끌어들입니다. 죄는「겉보기에」선한 것을 위해 참된 선을 제거시킵니다. 참된 선이「가짜」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도록 제거됐기 때문에 그것은 참된 선이 아닙니다.
죄에서 일어나는 소외는 인식영역에 닿지만 인식을 통해서 의지에 미칩니다.
그때 의지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마 성 바오로의 로마서에서 가장 정확한 표현을 발견할 것입니다. 『나는 내가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선은 행하지 않고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악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하면서도 그것을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결국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내가아니라 내속에 들어있는 죄입니다… 내가 선을 행하려 할 때에는 언제나 바로 곁에 악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로마서7 : 19-20, 21, 24)
죄 속에 이미 지옥이
10. 인간의 진정한「소외」-하느님의 모상으로 만들어진 이성적이고 자유로운 소외-는「죄의 지배」(로마서3, 9)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죄의 이러한 모습은 성서에 의해 힘 있게 강조됩니다. 죄의 이러한 모습은 성서에 의해 힘 있게 강조됩니다. 죄는 하느님을「거스를」뿐 아니라 동시에 인간을「거스르기」도 합니다. 죄는 죄의 논리 자체상 그리고 계시에 따라 적절한 처벌을 요구한다면 이 벌 중 첫째 것은 죄자체로 이루어집니다. 죄를 통해서 인간은 자리자신을 벌합니다. 누군가 말하듯이 죄 속에는 이미 그 자체의 내재적 벌이, 하느님을 빼앗기는 것으로서의 지옥이 이미 거기 있습니다.
『내속을 썩여주려고 그러겠지만… 도리어 저희가 창피를 당하려고 그 짓을 하는 것이 아니냐ㆍ』(예레미아7, 19)고 하느님께서 예레미아를 통해 묻습니다.
『너희가 너무나 못되게 굴었기에 이 벌을 내리는 것이다. 나는 배신하다가 너희는 이죄를 받는 것이다』(예레미아2, 19)예언자 이사야는 탄식합니다.
『우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었고 우리의 죄가 바람이 되어 우리를 휩쓸어갔습니다…당신께서 우리를 외면하시므로 우리는 각자자기의 죄에 깔려 스러져가고 있습니다』(이사야646-7).
죄의식 없을 때 윤리적 가치 무너져
11. 인간이 죄의 손길에 넘기는 이「위탁」이 바로인간소외로서의 죄의 의미를 웅변적으로 설명해줍니다. 그렇지만 악은 인간이 그것을 의식하는 한, 인간이 죄의식을 보존하는 한, 완전하지 않거나 적어도 치료법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조차 없을 때 윤리적 가치들의 완전한 붕괴는 실천적으로 피할 수 없으며 결정적인 멸망의 위험이 무시무시한 실재로서 인간이게 나타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삐오 12세의(거의속담처럼 되어버린)『우리세기의 죄는 죄의식의 상실』이라고 하신 중대한 말씀을 항상 기억하고 주의 깊게 묵상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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