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푸치아」는 기구한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나라가 아닌가 할 정도로 지난 30여년의 역사는 실로 발전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란서 식민통치 때부터 1970년 까지는 「캄보디아王國」으로 불리웠다. 그러다가 시아누크왕정이 미국의 후원을 받은 론놀에 의한 쿠데타로 붕괴되면서 「크메르공화국」으로 바뀐다. 명칭도 얼마못가 크메르루즈군에 의한 통치가 시작되면서 1975~1979년 사이에는 「민주캄푸치아」(DK)로 또 바뀐다. 명칭도 얼마 못가 크메르루즈군에 의한 통치가 시작되면서 1979년 1월 現 헹삼린 정권이 베트남의 지원으로 크메르루즈군을 몰아내면서 오늘의 「캄푸치아 인민공화국」이 수립되고 폴포트가 이끄는 민주캄푸치아 소속의 크메르루즈군은 태국 국경으로 퇴각함에서 현재는 「민주캄푸치아 연정」의 이름으로 UN인전국이 되었다. 이 같은 빈번한 국가명칭의 변화는 곧 캄푸치아의 험한 소용돌이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으며 캄푸치아의 역경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인도지나반도의 태국과 베트남 사이에 위치한 인구 7백60만 정도의 작은 나라인 캄푸치아도 한때는 세계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앙쿠르와트」사원(寺院)을 건설한 앙코르문화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과 함께 캄푸치아는 열강 세력들의 각축장이 되면서 끊임없는 전쟁과 쿠데타 및 주변국들의 침략에 시달리는가하면 내적으로는 부패정치와 대량학살 및 황폐와 기아에 허덕이게 된다. 「킬링필드」이전에도 이미 1969~1973년 사이에 있었던 55만톤에 달하는 미국의 폭격으로 1백만 이상의 인명피해와 전국의 가축 3분의 2가 살상 당한다. 그 당시의 폭격량은 무려 히로시마 원폭투하의 1백2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인 것이다. 이미 인구 절반이상이 집 없는 떠돌이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욱 무서운 현실은 1975년 4월 17일 부터의 크메르루즈 통치가 가져다 준 가공 할 대학살과 철저한 파괴행위이다. 시아누크公의 실각과 론놀정권의 부패에 이어 혼란기를 이용한 크메르루즈의 전격적인 진군은 1979년 1월 베트남 지원 하에 이뤄진 헹삼림정권수립 때까지 약 3년반에 걸친 「킬링필드」의 인간도살장을 연출시켜낸다.
크메르루즈도 처음에는 3분파가 되어 상호견제의 양상을 띄었으나 1977년 폴포트가 전권을 장악하면서 타파 (他派) 에 대한 철저한 보복과 함께 양민학살은 그 절정을 이뤄 결국은 그 당시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3백만 가량이 학살당하거나 강제노동 및 배고픔으로 죽어간다. 폴포트는 내적인 인간 도살장과 문명ㆍ문화파괴의 광기에 만족하지 않고 밖으로는 계속 인접 베트남 침공을 일삼았으며, 급기야는 1979년1월 베트남에 의해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물론 캄푸치아인들에게는 베트남이야말로 폴포트의 만행으로부터 해방시켜준 해방군이요 은인인 셈이다. 이들 베트남군은 그이후로 오늘까지 9년 동안 캄푸치아에 주둔하면서 한편으로는 폴포트게릴라의 재 침입을 막아주는 방패막이로서의 평화유지군인가 하면 동시에 오늘의 캄푸치아를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도록 만든 장본인이 되기도 하는 아이로니를 낳고 있다. 베트남과 소련을 증오하거나 경원시하는 서방세계의 눈으로 볼 때는 분명 이들이 눈의 가시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 베트남 주둔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 헹삼린정권의 고충도 이해될 듯도 싶다. 군사적으로 미약한 현 헹삼린 정권은 풀포트 게릴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을 키울 수 있을 1990년까지는 베트남군의 주둔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순히 베트남군의 지속적인 카푸치아 주둔을 규탄하여 오늘의 캄푸치아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있는 중공ㆍ미국ㆍ태국ㆍ아세아안 국가들의 입장은 결국 캄푸치아의 對베트남ㆍ소련 의존도만을 심화시키고 있지 않느냐는 또 다른 서방세계의 시각을 낳고 있음에 유의해야한다.
현 헹삼린정부는 스스로의 당면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폴포트와 키우삼판에 의해 양성되고 있는 크메르루즈 게릴라의 비무장화, 베트남군의 완전철수(1990년까지 : 금년6월에 약5만정도가 철수), 캄푸치아고립화의 종결과 폴포트 주도하의 민주캄푸치아연정(聯政)에 대한 UN승인의 취소, 서방세계의 인본주의적 지원책 등으로 이 같은 과제가 과연 그들의 열망대로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을는지.
오늘의 국제사회는 지금『세계는 하나』를 제창하고 있으며, 유엔은 인류대학살금지와 처벌에 관한 국제회의를 통해 대학살의 원흉을 규탄하고 있지 않은가. 세계열강들의 이해관계와 약소국들의 눈치 보기가 얽히고설켜 전개되고 있는 묘한 역한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국제사회의 올바르고 인도주의에 입각한 시각이 확립될 수 있을는지, 더구나 우리의 경우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차원의 공산권관계수립을 모색하고 있는 차제에 이념을 초월하여 인본주의적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오늘의 캄푸치아를 보는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우리의 시각과 접근은 어떠해야 할는지.
캄푸치아의 正權변화
時 期 정부명칭 및 지도자 지원세력
1954-1970 캄보디아 王國(시아누크 公) 중립국
1970-1975 크메르 共和國 (롤논 : 시아누크 公 밑에서 국방부장관 역임) 美國
1975-1979 크메르루즈(폴포트) 民主캄푸치아 中共
1975-현재 캄푸치아 人民共和國(헹삼린) 베트남ㆍ소련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