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들로서 그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기 위해 초기 교회시절부터 신자들은 단식과 금욕을 실천했고 특히 사순절에는 그것을 지키는 것이 신자들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차츰 교회는 단식과 금욕에 대한 규정을 교회법으로 정해서 전 세계 신자들이 지키도록 했다.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는 교서「회개하라」를 통해 단식과 금욕의 규정을 현대인의 복잡한 생활에 맞춰 대폭 완화했다. 이러한 법의 완화는 어디까지나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지나치게 법에 얽매어 사회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위한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로서 그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며 죄와 욕정의 사슬을 끊고 그분과 일치된 생활을 하며 나와 남의 죄를 보속하기 위해 항상 절제해야 한다는 본 뜻은 그대로 남는다.
현재 교회는 1년 중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에 단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단식 규정을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만 21세부터 60세까지의 건강한 신자들이다. 단식은 하루 한 끼를 정상으로 먹고 한 끼는 굶고 한 끼는 요기만하고 간식을 피하는 것이다. 커피나 쥬스 한잔 정도는 단식재를 깨지 않는다. 단식을 통해 절약된 것은 가난한 이웃을 돕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육류를 먹지 않는 금욕재는 재의 수요일과 사순절기간 동안의 모든 금요일에 지킨다. 이 금육재는 14세 이상의 모든 신자가 지켜야 한다. 금육재 날에 계란이나 우유를 먹거나 고기기름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파는 음식에는 대부분 고기가 들어 있으므로 금육재날 외식을 해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관면이 되며, 주교회의는 이런 경우, 다른 자선행위로 대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많은 신자들이 잊어버리고 금육재날 고기를 먹었는데 어쩌면 좋으냐고 묻는다. 잊어버리고 이미 먹은 것이나 입에 들어간 것은 상관이 없다. 생각이 났을 때부터 지키면 된다.
법을 따지고 따져서 아슬아슬하게 지키려고 발버둥 치기보다 주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법의 한도 이상을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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