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3세기를 살고있는 평신도들에게 결실한 문제 중 하나는 공부하는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리지식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적절히 주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세계복음화를 이끌어 갈 한국교회의 원동력인 평신도들의 이러한 사명을 보다 원활히 수행토록 하기위해 본보는 기초 신학을 비롯한 신학 전반에 대해 「지상 신학강좌」를 개설, 평신도들의 신학공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註>
흔히 우리는「종교」하면 저기 높은 구름을 잡을듯이 너무나 비현실적으로만 이야기하는 수가 많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들 중에는 종교 서적 한권도 읽지 않고 종교강의 한 시간도 듣지 않고 종교를 나름대로 해석 또는 비판하는 수가 허다하다.
한국 근대 대석학 최남선 선생이 천주교회로 귀의하면서 쓴 그의 글 첫 란에는 이렇게 말한 바가 있다.
「인생과 종교와의 관계는 마치 인체와 공기와의 관계와 같으니 특히 양자가 잠깐이라도 떠나 있을 수 없는 점에서 그러하니라」(박도식 신부 저「가톨릭 사상 강좌」329면에 인용한-나는 왜 가톨릭에로 개종하였는가?-참조) 이 글에서 우리 인간은 종교를 떠나서는 잠시도 살 수 없다는 귀중한 결론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이 어떤 존재이기에 종교를 필요는 하는가? 어떤 학자는『인류가 시작된 때부터 제단이 있었다』고 했는데 인간이 무엇이길래 종교동물이 되었느냐? 하는 귀한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는 여기서「종교가 무엇이냐?」하는 문제보다「인간이 무엇이냐?」하는 문제가 우리에 더 현실적인 문제로 생각되기 때문에 종교를 논술하기 전에 인간문제가 제기되어야 그 순서가 올바르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본란에서는 종교 입문편에 인간 문제를 먼저 제기하고 그 다음 종교가 무엇인가하는 문제를 서술키로 한다.
희랍 철학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인간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정의를 한다.
「이성(理性)」적인 동물이란 인간의 정의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인간은 이성저긴 요소와 동물적인 요소로 이루어졌다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우리는 먼저 알아야한다.
인간의 본질은「이성」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그 근본이「이성」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동물적인 요소는 이성의 요소를 갖추는 부수적인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을 순수히 동물적인 요소들로만 본다면 몇 푼어치 값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우주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초월적인「이성」이 있기에 인간다운 의미가 주어진다.
「이성」을 지닌 인간은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나타난다.
철학자「니체」는『인간은 아직도 미완성된 존재요 규정할 수 없는 존재』라고 규정했고 오늘의 소위 철학적인 인간학의 거성인 플레스느(Plessner)는 말했다.『우리는 있다. 그러나 우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 개방성이야말로 인간조건』이라고 했고 막스 쎌레(Max Scheler)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종(種)의 성질을 가지고 확고부동하게 고정된 환경과 특수한 관계에만 놓여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를 형성하면서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는 세계와의 관계에서 존재하는 개방된 존재』라고 기록했다.
금붕어는 제아무리 오래 되어도 고정된 금붕어의 더 이상도 더 이하도 될 수 없다. 모든 다른 종의 동물은 존재와 함께 고정된 개념과 상황을 초월한다든지 또는 새로운 어떤 개방의 가능성은 있을 수 없다. 그들에게는 소위「이성」이란 초월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금붕어나 개나리꽃처럼 확고부동하게 고정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뜻이다. 무한한 가능성에로 개방된 존재요 언제나 자신의 모습을 새롭게 갖추어가는「되어져가는」존재이다. 인간의 성숙과정에는 너무나 큰 기복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은 인간이성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뜻이다.
어떤 철인은 인간이 모습이 다른 동물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직립인간」이라는 점이다. 모든 동물은 머리가 옆으로 붙어있지만 오로지 이성을 지닌 동물인간은 머리가 하늘을 향해있다는 이 모습이 인간의 초월성과 존엄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영원한 이상을 추구하고 무한한 희망을 찾고 영원한 삶을 찾아 헤맨다.
인간의 크기는 5척 내지 6척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무한한가능성에로 개방된 존재라는 점에서 진정한 인간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야한다.
인간에게는 동물적인 조건, 다시 말해서 물질적인 조건이 있기에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여건도 꼭 필요한 것이다. 동물적인 상황에서 의학도 필요한 것이고 한공동체의 삶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경제ㆍ정치적인 조건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이 인간의 전부가 아니다. 그것보다 더 근원적인 것을 요구한다. 빵보다 더 본질적인 사랑과 희망과 영생을 원한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인간이기에 물질적인 조건 속에서 항상 몸부림친다. 이 몸부림 속에서 항상 몸부림친다. 이 몸부림에서 해방되는 길이 무엇일까? 물질적인 조건 속에 살면서도 영원과 신비의 세계로 접근시키는 초월적인 삶이 필요한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이것을 극복하는 길이 종교라고 한다면 인간은 그의 본질적인 조건으로 보아서도 종교의 깊숙한 바탕을 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다양한 인간의 측면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인간과 종교의 의미를 찾아보기로 한다.
♣고침
지난 주 「막스 쎌러의 인용문」중 鍾은 種의 오자이므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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