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로 막을 내리는 특별 성모성년은 신자대중 저변에까지 그 의미가 깊숙이 전달되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올바른 성모신심을 일깨우고 그리스도 강생 2천년을 바라보는 신자로서의 자세를 새로이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해 6월 7일 성신강림대축일에 개막돼 14개월간 지속된 성모성년 기간 동안 성모성년기념 경축대회ㆍ성모신심세미나 및 연수회ㆍ특별피정ㆍ순례지정성당 참배 등 각교구ㆍ단체ㆍ본당별로 행사ㆍ교육 등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다양한 행사ㆍ교육에도 불구, 성모성년이 일생동안 믿음과 순종으로 그리스도를 따른, 구세주의 협조가 성모마리아의 삶 자체를 본받아 격변하는 이 사회 속에서 시대적 징표를 올바로 파악 다가오는 2천년 성년을 준비하는 시작의 해 입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구나 일선본당 사목자의 관심도에 따라 신자들에게 전달되는 성모성년의 의미는 커다란 격차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행사자체에 머물다보니 실질적인 내용 이해보다 전대사를 받기위한 성모성년의 한해로 받아들인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 한 예로 8월 15일 성모성년 폐막을 앞두고 전국 각 교구 순례지정성당에 전대사를 받기위한 순례객의 발길이 평소의 30%나 늘어난 현상을 지적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생애 중 맞기 힘든 성년의 의미 묵상보다 그 은총인 전대사를 놓칠 수 없다는 단순한 기복적 신앙이 앞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은총은 폐막에 임박해서도 모든 신자들이 고구 누리지 못했다는 것은 역시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우리는 지난 83년 그리스도 구원사업 1천 5백주년 특별성년을 지낸바있다. 2백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만이 성년기간이 7개월간 연장돼 1년 8개월 지속된 이 특별성년에는 교황방한과 2백주년 행사 등으로 성년자체에 대한 의미가 다소 상실된 감이 벗지도 않았으나 순례성당이 줄 이은 참배객ㆍ피정 등으로 나름대로 성년을 알차게 보냈다고 평가됐다.
이 당시에는 성청 지시에 따라「한국성년위원회」가 결성됐으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특별성년 폐막과 동시 이 위원회를 해체할 것이 아니라 각 교구와 연계조직을 갖고 특별성년 평가를 겸한 종합보고서를 작성, 차기성년에 대비하자는 여론이 나왔으나 흐지부지됐다.
이「한국성년위원회」가 존속했더라면 이번 성모성년 기간 동안 더욱 체계적이고 다양한 사목적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또 내년 세계성체대회는 준비와 겹쳐 성모성년의 의미가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반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 성모신심ㆍ성체신심 앙양에 큰 도움을 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교회역사상 두 번째로 선포된 성모성년이 지난해 6월 7일 개막되자 전국 각 교구ㆍ본당은 개막미사와 함께 교국장 교서발표ㆍ순례성당 지정ㆍ교육 등으로 관심을 보였으나 점차 그 열기가 식어가다가 5월 성모성월을 맞아 성모성년을 알차게 마무리하자는 교육ㆍ행사가 이어지면서 신자들이 순례지정성당에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순례성당을 83년 특별성년에 비해 3개가 늘어난 6군데로 지정하고 매주금요일 오후 2시 순례성당에서 성모성년 행사를 실시해왔다.
특히 지난 5월 성모성월 기간 동안에는 매주토요일 오후 7시 30분 명동 성모동산에서 성모성년행사를 개최, 그 의미전달에 더욱 노력했다.
5월 7일 첫날 행사에서 김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우리는 성모마리아를 아름답게 천상의 어머니로만 생각할 뿐, 구세주의모친이기에 겪었던 시련이 얼나나 컸는지 잊고 산다』고 전제, 예수 수난의 길을 할께 걸은 성모의 믿음과 사랑을 본받아 가난한자, 진실로 그리스도를 믿는자가 되자고 당부했다.
주교좌 답동성당을 순례성당으로 정하고 개인ㆍ단체ㆍ가족별 순례를 권장해온 인천교구는 지난 부활이후인 4월 8일부터 폐막 때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3시 성모성년 특별강론 및 기도모임을 마련해왔다.
광주ㆍ부산ㆍ전주교구는 성모성년 개막에 앞서 성모성년기념 경축대회를 개최한바있고 레지오마리애와 청주교구가 합동으로 5월 15일 성모성년전국대회 및 청주교구설정 30주년신앙대회를 8만 5천여신자들이 참가한가운데 청주공설운동장에서 개최했다.
광주대교구는 성모성년을 마무리하고 세계 성체대회를 맞아 교국공동체의 일세기를 향한 새 이정표를 만들기 위해 5월 6일부터 폐막 때까지 매주금요일성모성년 순례성당 방문 및 강론을 실시했다.
6개의 순례지정성당에 상설고백소를 설치한 수원교구는 교구주보에 수원가톨릭대학 이정운신신부가 매주 성모성년에 관한 기사를 실어 신자들에게 도움을 준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특히 수원교구는 여타교구와는 달리 교구설정 25주년기념행사 당일인 오는 10월 9일까지 교구성년이 지속되는데 로사리오 3억단 봉헌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성모당을 순례지로정하고 매일 이곳에서 고백성사와 미사를 봉헌해 오고 있고 이밖에 다른 교구들도 순례성당을 지정, 전대사의 은혜를 받도록 했다.
원주교구는 성서에 입각한 올바른 성모신심전달을 위해 성모세미나를 실시했고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도 성모성년 반포에 관한 연수가 실시됐다.
특히 교구차원의 행사, 교육들이 레지오마리애 푸른군대 등 성모마리아를 중심으로 모신 신심단체에서 주관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이들 신심단체는「구세주의 어머니」성모회칙을 비롯 성모신심세미나를 다수 실시했고 푸른군대는 성모성년을 기념, 매월 첫수요일 임진각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미사를 봉헌해왔다. 이들 두 단체의 교육 및 행사는 신자들에게 올바른 성모신심을 깊이 확산시키고 또 회원 배가에도 큰 몫을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청 성모성년 중앙위원회의장 다다글리오 추기경은 성모성년 개막에 앞서『성모성년은 성모신심을 키우고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구원에 있어서의 성모역할을 더 알게 하는 것은 물론 이들 사회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인권을 증진시키는 일도 해나갈 것』을 당부한바있다. 인권증진테마로는 굶주림ㆍ박해ㆍ추방ㆍ소외ㆍ세계도처의 인간 고통ㆍ여성의 정당한 요구ㆍ종교자유의 필요성 등을 들었다.
한국교회가 4개월의 성모성년 기간 동안 사회활동 프로그램 마련에는 미처 눈길을 돌리지 못했으나 신자 개개인이 성모마리아의 삶을 본받아 신앙과 생활을 일치시켜 나갈 때는 이 같은 사회활동프로그램도 자연스럽게 마련되면서 대사회복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은총의해를 마무리하면서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를 다시 한 번 반성해 복고 성모성년을 계기로 지금까지 받았던 은혜와 성숙시킨 신앙생활을 지속시켜나갈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아울러 이를 잘 실천해나갈 때 2천년의 성년을 알차게 준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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