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인성을 무시하는 단성론은 줄기차게 출현하였다. 에우티케스(+454)의 단성론 논쟁 때문에 소집된 칼체돈 공의회(451년)는 양성의 본질적(위격적)일치 및 그 결합의 주체를 로고스로 확정하였다. 그 이후 또다시 발생된 세베로(+538)의 단성론은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553년)를, 그리스도의 한 의지 및 한 활동원리를 주장하는 세르지오(+638)의 단의론(單意論)과 단활론(單活論)은 제3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681년)를 개최하게 하였다. 2, 3차 두 차례에 걸친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를 통하여 교회는 완전한 인성, 두 본성의 일치, 위격적 결합의 주제 (로고스), 하느님과 인간으로서 그리스도가 지닌 두 의지와 두 활동력 원리가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위격적 결합이 두 본성의 고유한 속성을 손상치 않고 양성이 결합되어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두 의지 두 활력 원리의 확인은 충만한 인성과신성의 구체적 확정이었으므로 이로써 인성에 대한 논쟁은 종식되었다. 여기서는 에우티키아니즘과 칼체돈의 선언문만을 보겠다.
단성론
에우티케스는 네스토리아니즘에 대한 열렬한 반대자로서 그리스도의 한 본성에 관한 치릴로의 이론(miaphysis)을 극단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인성이『마치 바다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다에 녹아버리듯』신성에 의해 완전 흡수 될 정도로 인성을 무시하였다. 인성의 완전성이 폐기되어 실제로 인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결합되기 이전에 주님은 두 본성으로 계셨는데 결합된 후에는 하나의 본성(곧 신성)이 되고 말았다』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플라비아노는 즉각 반격을 시작했다. 그는 그리스도가 강생 후에도 유일한 위격 안에 두 본성을 지니며 두 본성의 결합 즉 그리스도의 단일성이 성자로서의 제2위격에 결부되어 있음을 명확히 한다. 두 본성의 결합의 주체가 로고스이고 이 주체에 두 본성이 결합되었을지라도 각기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고 단언한다. 플라비아노를 지지하며 써 보낸 교황 레오 1세의 교의서한은 성부 및 마리아로부터의 이중(二重)탄생, 신성과 인성에 있어서의 이중 본질동등성, 충만한 인성, 로고스의 위격 안에 결합된 두 본성과 이것들의 구별되는 역할 등을 명확히 한다. 「신ㆍ인 속성의 교환」원리에 따라 하느님 말씀의 위격이 양성의 속성들의 유일하고 최종적인 주체가 됨을 선언한다.
칼체돈공의회
플라비아노의 선언문과 레오 1세의 교의서한을 토대로 위격적 일치(unio hypostatica)의 그리스도론을 확정 한다‥『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이요 같은 분이시다. 그분은 신성으로도 완전하시고 인성으로도 완전하시며 참 하느님이시고 이성적 영혼과 육신으로 결합된 참 인간이시다. 하나요 같은 분께서 신성으로는 성부와 본질상 동등하시고 인성으로는 우리와도 본질상 동등하시고, 「그분은 죄만 제외하고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으시다」(히브4, 5)』(DS301)‥『하나이며 같은 분이신 하느님의 외아들 그리스도 안에서 두 본성은 혼합되거나 분리되거나 변질되지 않은 채 한 위격 안에 일치되어있다. 이 일치 때문에 두 본성의 고유한 속성이 상실되지 않고 보존되어있다. 이리하여 분할되거나 분리되는 두 위격이 아니라 하나이며 같은 한 위격 즉 하느님의 외아들이고 하느님의 말씀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일치되어 있다』(DS302).
그리스도에게는 두 본성이 있는데 이 양성은 한 위격에 혼합, 분리, 변질됨이 없이 결합되었다. 즉 위격적으로 일치되어있다. 치릴로와 에우티케스의 단성론을 거슬려 신성과 인성이 혼합되지 않은 채 존재함을, 네스토리오의 이원론을 거슬려 양성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느님 말씀의 위격 안에서 서로 풀릴 수 없게 결합되어 있음을 단언한다. 그리스도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로서 그분 안에 서로 다른 신성과 인성이 각 고유성을 지니고 결합 후에도 서로 혼합되지 않은 채 일치되어있다. 이 위격적 일치에 그리스도의 전 구원사업이 달려있다‥인간 예수의 죽음은 곧 성자 그리스도의 죽음이다. 이 일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희랍어는hypostasis, prosopon이고 라틴어는Subsistentia (자존체‥自存體)Persona(위격)이다. 「한 위격(자존체)안에서 고유성을 지니고 결합된 두 본성(Una persona, duae naturae)」을 확정함으로써 두 신학파의 결함을 보완하고 완성하였다.
구원론적 전망
알렉산드리아 신학은 한 위격을 강조함으로써 유일한 본성 즉 단성론을 단언하였고, 안티오키아 신학은 두 본성을 역설함으로써 두 자존체를 단언하여 이원론에 빠지고 말았다. 공의회는 두 신학의 편중된 결함을 극복하고 그들이 사용한 용어의 모호한 요소들을 배제시킴으로써 한 위격 또는 한 자존체 안에 일치되어있는 두 본성을 긍정한다.
따라서 하느님의 아들은 곧 마리아의 아들과 같은 분이고 강생하신 말씀은 하느님이고 동시에 사람이시다. 공의회의 교의적 진술의 목적은 하느님과 인간이 어떻게 한분이며 동일한 예수를 형성하는가에 대해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설명의 시도 안에 전제되어야할 기준들 즉 예수의 완전한 인성과 실제적 신성을 그 근본적 일치들을 양분시키지 않고서 동시에 인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설정하려는 것이었다.
공의회는 구원론의 전만아래 다음 사실을 단언하려 한 것이다‥ 예수가 하느님이 아니시면 그분에게서 구원이 오지 않으며 우리는 미래의 보증도 없이 여전히 죄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예수가 인간이 아니시면 우리에게는 구원이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느님이 인성을 취하지 않으셨다면 인간의 신화(神化)는 실현되지 않았으며 예수는 참 하느님이 아니셨을 것이다. 하느님이 취하신 인성이 참 인성이 아니었다면 예수 안에는 사람 아닌 다른 존재가 구원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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