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월요일 마태오 수사와 나는 COERR(Catholic Office for Emergency Relidf and Refugees)사무실에 가서 인사하고 난민촌에서 일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서류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3일후부터 우리는 스루아파코른(SIRAPADORN)대학에 가서 프랑스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면서 캄보디아어를 배웠던 여교수로부터 캄보디아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맨 처음 캄보디아 알파벳을 보고 발음을 듣는 순간 너무나 생소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암기도 잘되지 않았다. 수업은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동안 하는데 문법은 교수한테서 배우고 회화는 테이프를 들으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를 계속하는 동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이 나는 동시에 한국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이 한국말을 배울 때 얼마나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까 하고 지금에서야 이해를 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많은 유혹에 빠졌다.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공부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방콕의 교통체증은 대단하다. 수업이 조금 늦게 끝나 러시아워에 걸리면 무더운 버스 안에서 한없이 기다려야 했다. 더구나 이곳에서는 차량검열을 엄격하게 하지 않아 소음과 매연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자동차 공해가 심하다.
태국의 음식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이곳에서는 코프와 스푼을 사용한다. 옛날에는 손으로 음식을 먹었다고 하는데 근대화되면서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음식은 주로 매운 것이 많아 한국 사람에게 그렇게 이질감을 주지 않는다. 이곳에도 한국의 고추장과 비슷한 것이 있지만 맛은 조금 다르다.
가끔 저녁에 해바라기의 노래를 들을 때는 기분이 상쾌해졌다. 하루 종일 익숙하지 않은 소리에 시달리다 한국노래를 들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영어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은데다 여러 나라 사람들의 영어 발음을 듣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 더구나 태국말을 듣고 영어도 듣고 캄보디아어도 듣고 그야말로 혼돈되는 가운데 진작 영어를 열심히 습득할 것을 하는 후회가 막심했다.
태국에 도착하여 3주를 보내며 많은 순간 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혼돈이 됐다. 또 공중에 날아다니는 공과같이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마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라 그런 모양이었다. 매순간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기에 나는 스스로 모든 현실과 나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순간순간의 경험을 개방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아무런 여과 없이 그냥순수하게 느끼자고 다짐하면서 하루하루 밤을 지새웠다.
주여 당신은 사도를 파견하실 때 그들의 마음을 읽고 계셨습니다. 그들의 모든 것을 당신은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순풍도 몰아치는 바람도 한깃 스쳐가는 바람도 당신은 놓치지 않고 그것을 감싸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당신이 저를 간택하셨을 때 당신은 무엇을 향한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을 마음의 한 모퉁이에 계속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한 모퉁이의 마음이 점점 퍼져 나갈 때 저는 당신을 더욱 잘 알게 되리라 믿습니다. 하여 당신을 친근하게 맞이하기 위해 하나의 껍질을 또 벗고자 합니다. 허물을 벗음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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