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경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이해한 경로는 크게 나누어 두 단계였다.
먼저 계시의 자료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역할을 주로 반성하였고(성서 그리스도론), 다음에는 당시의 사유와 개념을 이용하여 그리스도의 본질을 파악하였다(교의 그리스도론). 서로 다른 경로는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에 필수적이다. 한 인격에 대한 이해가 그의 역할을 통하여 신원파악에 도달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교회는 자연스럽고도 타당한 경로를 거쳐 그리스도의 신비에 접근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비에 접근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비의 계시는 예수의 역사적 삶 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수의 탄생, 삶, 죽음과 부활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역할에 대한 이해에 결정적 자료를 제공해준다.
이 자료와 함께, 명확한 개념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에도달한 교회의 신앙이 정형화시킨 고백 문들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의 역사 안에 나타난 신비에 대하여 신학적 이해를 시도하려 한다.
위격의 단일성과 본성의 이중성을 단언한 칼체돈 공의회의 교의적 정의는 그리스도론의 새 출발점을 마련해준 정식이다.
유일한 위격은 한분 동일한 예수그리스도의 위격이고 두 본성은 신성과 인성인데 이 본성으로 말미암아 우리와 똑같은 분이 되셨다.
공의회의 신앙정식은 위격이 무엇인지 본성이 무엇인지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분 안에서 발견되는 점들을 명확히 하는 데에만 주력하였으므로 강생의 행위를 규명하는데에 관심두지 않았다. 그분이 우리와 우리구원을 위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선언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로고스의 한 위격, 두 본성의 가치와 의미를 밝히는 것은 후기 신학에 맡겨진 과제였다.
우리는 성부와 동등하신 성자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경로로써 참인간이 되셨으며 또 인간다운 삶을 시작하셨는지 고찰함으로써 강생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 인간화의 경위
새 시대의 개막 : 마태오의 탄생기사(1, 18~25)는 위대한 인불들의 탄생 사화들(창세16 : 판관6, 11~24)과 무관하지 않다 : 이름이 불리워짐『두려워 말라』는 위로의 말불임(不姙)의 여인에 대한 암시, 사명을 암시하는 이름이 부여됨, 이사악 야곱 모세처럼 구원역사 안에서 중대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태어난 전적으로 약속에 의한「은혜의 아들」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하느님의 전적호의에 의해 발생한 탄생이다. 『태어나신 경위…』(1, 18)이라는 구절은 창세2, 4(하늘과 땅을 지어내신순서는…)을 연상시킨다. 예수의 탄생이 성령 안에서의 우주창조처럼 성령에 의한 새 창조임을 시사한다. 그것은 새 하늘과 새 땅 예언자들이 예고하였던(이사43ㆍ18이하)새 창조의 도래이다. 하느님의 주도권에 의해 진행되는 탄생이므로 불가사의 의심 놀라움을 자아내는 신비로운 탄생이다.
요셉의 의혹을 풀어준 것은 사실 확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다.
요셉은 다윗의 자손으로 지명되었으며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다윗의 혈통을 계승하는 임무를 맡는다.
족보란 같은 혈통 뿐 아니라 운명 즉 과거 현재 미래의 동참을 의미한다. 아브라함에서부터 시작하여 요셉에까지 이르는 마태오의 족보는 하느님이 백성에게 하신약속 즉 아브라함에서부터 다윗에게 이르고 또 유배 이후에 갱신된 모든 약속의 상속인이 예수이며 그 약속들이 예수 안에서 성취되었음을 말해준다.
족보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역사는 인간의 불충, 타락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일관성 있게 꾸준한 성실을 보여주신 역사이다.
이와 같이 구원역사의 연속적 흐름 안에서 일어난 탄생은「단절적」사건이다. 동정녀에게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이뤄진 탄생으로서 구원역사의 새 창조이기 때문이다. 이는「예수」라는 이름 안에 암시되어있다 :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1, 21)『그가 이스라엘을 속량하시리라. 그 모든 죄에서 구하시리라』시편(30, 8)
동정녀 탄생: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아들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하느님은 가끔 당신 말씀을 보증하기위하여 표징을 주시는데『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사7, 9ㆍ11, 14: 2 열왕18, 5~7)곧 「임마누엘」은 인간을 위한 가장 훌륭한 하느님의 표징이다.
이 탄생을 위한 징표가 곧 동정녀탄생이다. 이는 인간의 성적관계 없이 이루어진 탄생, 곧 전적으로 하느님의 주도권에 의해 발생한 탄생임을 드러내 보인다. 또한 예수가 실제적인 한 여인의 모태에서 태어났음을 말한다. 그분은 여인의 몸으로부터, 그녀의 살과 피로부터 태어났다 : 『때가 찼을 때 하느님이 당신 아들을 보내시어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셨다』(갈라4, 4).
그러므로 예수는 처음부터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다. 동정녀는 탄생에 있어 단순한 수단이나 도구로 이용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의하여 적극적 참여자가 되셨다(루가1, 38)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서는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서는 인간의 협력을 요청하신 것이다.
죄가 들어와 오염시키기 이전의 순결한「땅」에서 하느님이 아담을 지으신 것처럼 이제 순결한 처녀에게서 새로운 아담을 지어내셨다.
성령으로 인한 잉태: 이는 강생의 원천이 하느님에게 있음을 가리킨다. 하느님의 행위에 인간을 적극적 참여자로 만드는 일은 성령의 일이다.
영원한 분이 인간성을 취하신 것은 하느님 자신의 행위이다. 인간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요청하거나 강요할 수 있는 어떠한 자격도 없다. 이에 대하여 하느님은 어떠한 의무도 지지 않으신다. 따라서 성령에 의한 탄생은 강생이 하느님의 자유와 은혜와 사랑으로 말미암은 사건임을 가리킨다. 성령은 하느님의 사랑이며 자유의 선물이다. 강생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유에서 나온 은혜로운 사건이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셨다』(요한3, 16). 결국 강생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건이다. 강생은 성부의 결단으로 말미암은 것만이 아니라 성자의 결단이기도 하다. 강생이 성부에 의한 성자의 파견이라면 동시에 성자의 순종이기도 하다. 『그리스도는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하지 않으시고…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 되셨다』(필립2, 6). 이 파견과 순종은 성령 안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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