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는 80여개의 남녀수도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하느님의 도구로서 활동하고있다. 1888년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 구제 사업을 폄으로써 시작된 수도회의 활동은 내년에 1백주년을 맞게된다. 부르심에 응답,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수도회는 크게 본당전교ㆍ특수사목ㆍ관상수도회 등으로 활동이 대별될 수 있다. 성소주일을 맞아 성소를 키우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수도회의 활동을 본당전교를 필두로 4차례 걸쳐 소개한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한국 진출 후 1909년 처음으로 평양ㆍ황해도ㆍ제주도의 각 본당에 수녀를 파견함으로써 사직된 본당 전교활동에는 86년 말 현재 전체 7백 15개 본당 가운데 6백개가 넘는 본당에 약2천명의 수녀들이 파견돼있다
60여개 수녀회 소속 4천 5백여명의 전체 수녀중 절반정도가 본당수녀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전교지인 우리 나라에서는 본당전교가 무엇보다도 우선적이고 또 본당수녀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각 수도회마다 고유 카리스마에 따른 사도적 활동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있지만 어떤 특정 활동보다 교회가 필요로하는 곳에서 우선적으로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본당전교에로 쏠릴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사제 1인당 사목대상 신자수는 1천 6백여명이고 사제수급이 신자수 증가에 못 따라가고 있는 현실에서 본당신부의 협조자인 수녀는 사제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적절히 맡아 하고 있다. 본당 전반에 참여,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통해 수녀들은 본당 발전, 나아가 한국교회 전교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수녀들은 한 본당에 보통 2명 이상씩 파견되며 임기는 3년부터 6년까지.
본당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본당수녀들은 주임 신부에 따라 그 역할과 위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쨌든 본당 수녀들의 하루가 너무 바쁘다는 것은 공통점.
오전 5시경 기상, 성무일도를 바치고 아침미사 전례준비를 시작한다. 9시경 본당신부 사무장과 함께 간단한 회의를 한 후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선다. 예비자 교리 지도ㆍ신심단체 지도 회합ㆍ가정방문ㆍ주일학교지도ㆍ성가대 지도ㆍ행사진행 제대 꽃꽂이 등에 이르기까지 고루 신경을 쓰고 참여한다.
저녁미사ㆍ회합가지 끝나고 나면 보통 밤 10시ㆍ토 일요일은 마치 장날같아 더욱 눈코뜰새가 없다. 또 신부 만나기가 어렵다는 신자들과 상담에도 응해야하는 등 많은 신자들을 대하다보면 수녀들도 인간적으로 짜증스러울 때가 많다.
그러나 이같은 과중한 업무때문에 수녀 고유의 업무인 기도생활을 충분히 할 수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문제이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을 쪼개 기도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앞으로는 본당에 수녀가 파견될 때 그 수녀의 전담 분야를 정함으로써 과중한 업무를 조절, 보다 수도자다운 분위기로 본당에서 그리스도교 영성의 심화를 이루는데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고 한 본당의 수녀는 말했다.
공부하는 평신도들이 늘어남에 따라 본당 수녀들이 해오던 일들이 하나 둘씩 평신도들에게 이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녀들의 벽지 파견ㆍ특수사목 종사 등 수도회가 이제는 고유 카리스마에 맞갖게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수도회 역사 1백년에 본당 전교 역사는 80년. 비록 연약한 여성, 연약한 수녀들이지만 본당에서 수녀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사제의 활동은 딱딱한 지식만을 전할 수 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처럼 교회발전이 가능했을까 자문해 볼 수도 있다.
본당 사목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복음화에 큰 몫을 차지해온 수녀들이 성모마리아의 모범을 더욱 깊이 살아갈 때 오늘의 교회와 세상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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