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서구 쌍촌동 305번지에 위치한 광주가톨릭대학(학장ㆍ방영구 신부).
이곳을 광주시민들은「살아있는 땅」이라고 표현한다. 물질 문명의 급속적인 발전에 편승되어 양심과 윤리와 그리고 진실이 흔들리는 이 시대의 세태속에서 그래도 아직 넉넉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꾸고 계발하고 있는 이곳을 광주시민들은 그들의 최후보루로 굳게 믿고 있다.
이렇게 광주의 모범적 표상인 광주가톨릭대학을 교무처장 이병호 신부는「다른 신학교와 비교하라면, 배우는 과목에서는 틀릴래야 틀릴 수도 없고 분위기는 처음 설립 때부터 오랫동안 예수회에서 관리해서 그런지 공기가 조금은 자유로운 편」이라고 운을 뗀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교회의 근본적인 전례와 영성을 벗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또한 강조한다. 이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바로 1968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에서 발행하는 계간지「신학전망」이다. 교회 내에서 발행하는 그 어떤 잡지들보다 순수 신학적인 논문과 무게있는 글들을 실어서 우리나라 신학의 발전에 큰 몫을 하고있는 이 책은 광주가톨릭대학의 표정이자 목소리이다.
이와같이 자유를 존중하고 순수 신학적 입장을 고수하는 광주 가톨릭대학은 학교의 교육이념에도 잘 나타나있지만「이론적 지식뿐 아니라 교회전례와 대인봉사에 필요한 실천적 지식을 연마케하고, 나아가서는 학생들에게 신망애(信望愛)를 생활화하여 스스로 거룩하게 사는 덕성을 길러 조국과 인류의 복음화에 공헌하는 사제가 되도록 교육 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1926년 철학과 1백20명ㆍ신학과 1백60명으로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3백49명의 사제를 배출한 이곳은 한국교회의 첫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를 주보로 모신 대건 신학교가 그 전신이다.
현 헤롤드 대주교가 서울의 가톨릭 대학만으로는 한국교회의 성직자 부족을 메울 수 없다고 판단해서 설립한 이곳은 초대학장으로 예수회 소속 박후버 신부를 모시고 첫발을 내딛어 광주ㆍ전주ㆍ대구ㆍ부산ㆍ청주교와 수도회로서는 예수회ㆍ살레시오회ㆍ프란치스꼬회 등에서 학생을 받아 명실공이 한국교회의 사제 양성 교육기관으로서의 큰 몫을 담당해왔다.
또한 1969년 11월 28일에 와서는 예수회로부터 관구 주교단으로 대학 운영권이 이양되어 한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제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어 제2의 도약의 발판이 되었다.
그 후 1971년 성당과 강당이 준공되고, 1973년에는 대학원 설립 인가가 났으며, 1980년에는 졸업정원이 40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나서 재학생 규모가 3백여명 선으로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또한 1982년에는 도서관을 대폭 증설해서 면학분위기를 한층 돋우게 되었다. 지금 도서관에 있는 장서는 5만 1천여권에 달하며 특히 신학ㆍ철학에 관한 도서는 어느 곳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실정이다.
이렇게 발전을 거듭해오다 현재의 교명인 광주 가톨릭대학으로 변경한 것은 1985년 3월 1일부터이다
그리고 광주 톨릭대학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이라면 교수와 학생들간의 친밀한 유대관계라고 모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한 교수는「요사이 세태가 자꾸만 학생은 학생, 교수는 교수일 뿐 서로 대화가 부족해서 많은 괴리현상을 빚는데 극복을 위해 자주 학생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다」고 이야기 한다.
학생들은 또한 자신들의 학문적 발전과 또한 대사회 봉사활동을 위해 새얼 신학회, 개미회 교회사 연구회, 밀알회 등의 서클을 조직해 활동하기도 한다.
1966년부터 이곳에서 배교수는「가장 즐거웠을 때가 1984년 교황 성하가 학교를 방문했을 때이고 가장 마음 아팠을 때가 1974년 부제반 전원이 삭발을 하고 데모를 했을 때와 최근에 단식기도 사건이었다」고 술회한다.
이와같이 대사회적 자세도 자연스럽게 취하는 광주 가톨릭대학의 자세와 모든 면에서 열려있는 모습을 보고 최근 개교 25주년 행사 때 주제발표를 한 이완영 수녀의「광주의 마음」이라는 표현대로 이곳에서 생활하는 교수, 그리고 학생들 모두는 그들대로의 드러나지 않는 독특한 체취와 표정이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