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아카시아 꽃 향기가 성모동산에 서있는 성모상주위에 와 머무는 5월은 성모성월. 지난 5월 2일 전주교구 이상화(요한ㆍ동국교 6년), 박선영(안나ㆍ전주국교 6년), 임지현(소피아ㆍ남국교 6년) 등 3명의 어린이는 교구청을 방문하고 교구장 박정일 주교와 성모님 이야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로 화제의 꽃을 피웠다.
-주교님 안녕하세요? 전에 한번 먼발치서 주교님을 뵌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뵙기는 처음이여요.
▲오, 그래? 나도 처음 보는 것 같구나. 어서들 와서 이리 앉아요.
박정일 주교는 어린이들이 전주 주일학교 주보「어린양」기자들인 것을 알고 반가이 자리를 권한다.
-주교님 어릴적 이야기 좀 해주세요. 주교님 어릴 때의 모습이 참 궁금해요.
▲나는 이북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의 경계인 숙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시골인 우리 동네 주위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많았는데 그곳에서 물고기 잡고, 여름이면 수영하며 즐겁게 놀던 것이 가장 기억에 생생한 것 같아요.
-고향이 이북이라면 언제 어떻게 해서 남한으로 넘어오셨어요?
▲6ㆍ25 사변 때였지. 공산당은 신부님들을 잡아가는 등 종교를 박해했기 때문에 자유를 찾아 1ㆍ4후퇴 때 국군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왔어요. 그때도 차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평양서 서울까지 꼬박 20일간을 걸었어요.
-주교님께서는 어렸을 때 무서우면 어떻게 하셨어요?
▲외딴곳에 있는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캄캄한 밤중에 집에 돌아올 때가 제일 무서웠어요. 그땐 이를 악물고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뜀박질을 했어요. 그렇지만 발걸음이 잘 안 떨어져 혼났어요.
어린이 여러분들도 그런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거여요. 특히 국민학교 6학년때까지는 성당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께 매달릴 줄도 몰랐어요.
-신학교는 어디를 나오셨어요.
▲전쟁 중인 52년 로마「우르바노」신학교에 유학가서 그곳에서 공부했어요. 그런데 그 학교에는 세계 40여 개국에서 유학생들이 몰려와서 마치 인종전시장 같았어요.
-신학생들 중 주교님께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분들은 어느 나라 사람이었어요?
▲태국사람과 아프리카 사람이었다고 기억해요. 참 다정했던 것 같아요.
-40여개국 학생들이 서로 대화할 때 무슨 말로 하나요.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는 그 나라 말을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사이에는 이탈리아어를 사용했어요
-5월은 성모성월인데 특히 성모의 밤 행사때 성모님께 드리는 편지에는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요?
▲성모님께는 솔직하고 정직하게 털어놓는게 좋아요. 그 다음 성모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내용을 써야 해요. 만약 게으른 어린이가 있다면 게으르지 않게 하겠다거나 착실히 공부하는 어린이가 되겠다고 쓰면 좋지요.
-주교님께서는 무슨 일을 주로 하세요?
▲신자들에게 신앙을 가르치는 것을 제일 중요한 일로 삼고있어요. 그리고 본당을 방문하기도하고, 특히 주교만이 신자들에게 성사를 줄 수 있는게 하나 있는데 본당 방문 때 주는 견진성사가 그것이어요. 우리 어린이들은 중학생이 되면 견진성사를 받을 수 있어요.
-끝으로 어린이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솔직하고 정직한 어린이가 돼야해요.
어린이들은 대개 솔직하고 구김살이 없기 때문에 나는 어린이들을 참 좋아해요. 하느님이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거짓말을 하면 안되지요.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을 때 참살기 좋은 나라가 될 거여요.
-주교님 얘기 매우 재미있게 들었어요. 안녕히 계세요.
▲어린이 여러분들 잘가요.
박정일 주교는「어린양」가자들을 손주 대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이야기를 마친 후 다음에 또 놀러 오라며 어린이들을 문밖까지 배웅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