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로와 바르나바는 안티오키아에서처럼 이고니온에서도 유다인의 회당에 들어가 설교했다. 이 설교를 듣고 수 많은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이 신도가 되었다.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는 유다인들은 이방인들을 선동하여 믿는 형제들에게 악의를 품게 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그들에게 기적과 놀라운 일들을 행하게 하셔서 하느님의 은총에 관하여 그들에게 전하는 말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 그래서 바울로와 바르나바는 오랫동안 거기에 머무르면서 주를 힘입어 대담하게 말씀을 전하였다』(사도14, 1~3).
사도 바오로가 1ㆍ2차 전도여행당시 머물렀던「이고니온」으로 순례의 여정은 이었졌다. 현재「꼬냐」라는 지명으로 불리고 있는「이고니온」에서 바오로사도는 반대파들로부터 매를 맞고 성 밖으로 내던져지게 되고 이들은 잠시「안티오키아」(안타키아)로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인구50만으로 융성했던「꼬냐」는 회교의 중심지.
「메카」에서 출발한 회교가「아라비아」를 거쳐「이집트」「카파도키아」로 퍼져나가는 도정에 자리한「꼬냐」는 회교의 중심지답게 이슬람 특유의 분위기가 짙게 배어있는 도시였다.
밀 생산의 곡창지대답게 곳곳에 밀가루공장이 눈에 뜨는「꼬냐」의 빵맛은 유난히 좋았다. 사실 터키순례에 앞서 우리는 터키음식에 대한「무지」때문에 약간은 걱정했었다. 그러나 우리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매 끼니마다 뷔폐식으로 차려지는 음식 가운데「오지지」「고추절임」은 거의 완벽하게 우리입맛을 충족시켜 주었고「상치와 쌈장」역시 우리와 비슷, 터키에 대한 친밀감을 가중시키게 했다.
곧바로 「라우디게이아」행. 요한묵시록에 기록된 7대 교회 중에 속하는「라우디게이아」교회는 골로사이서 1장7절과 4장12절 이하를 통해 이미 우리와 익숙한 터였다. 「라우디게이아」와「골로사이」그리고「히에라폴리스」는 기록상 사도 바오로가 거쳐 간 흔적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이들 지역들은 골로사이 출신이며 열심한 그리스도교인이자 사도 바오로의 추종자인 에바프라에 의해 교회가 세워졌고 이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사도바오로는 편지를 통해 때로는 이들을 격려하지만「라우디게이아」교회의 경우 믿음이 덥지도 차지도 않음을 책망하기도 한다(묵시3, 14). 로마식 야외운동장과 2개의 대형 야외원형 극장 터가 로마통치하의 유일한 유물로 남아있는「라우디게이아」는 당시 부유한 상업도시이자 문화의 중심지. 대학이 융성했으며 특히 의학이 발달, 유명한 병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는 여건상 에바프라에 의해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있었던「라우디게이아」「히에라폴리스」「골로사이」를 함께 묶어 순례지로 삼았다. 리커스강변 언덕위에 자리 잡은「히에라폴리스」에는 비잔틴시대에 세웠다는 필립보사도의 순교기념교회가 외로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의 터만 앙상하게 남아있는「히에라폴리스」와 더불어 원형경기장 유적아래에도 필립보사도가 세웠다는 교회가 기둥 몇 개로 우리를 쓸쓸히 맞아주었다.
이곳은 유명한 온천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돼 그중에서도 카페트직조, 양털기술, 염색기술이 크게 발달했으며 오늘날 이곳의 카페트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히에라폴리스」에서 또 하나 우리의 손길을 멈추게 하는 곳은「파무갈레」. 「목화성」이란 뜻의「파무갈레」는 온천물에 다량으로 함유된 칼슘의 축적으로 멀리서보면 마치 만발한 목화송이로 뒤덮인 성과같이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 세계적인 자연의 비경(秘景)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히에라폴리스」19킬로미터 남쪽에 위치한「골로사이」역시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있었으나 우리를 맞아준 것은 잡초만이 무성한 폐허뿐이었다. 그러나「골로사이」는 로마시대 이후 완전히 잊혀진 도시가 되었고 아직 발굴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폐허 위에서 우리는「골로사이」지역의 발굴, 그리고「신앙의 거듭남」을 위해 우리의 마음을 모은 미사를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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