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으면 죽은 이를 위해 제사를 바치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그래서 장례날 죽은 자의 시신을 산에 묻고 돌아와 장례 당일을 넘기지 않고 첫제사를 바친다. 이것이 초우(初虞)라는 것이다. 장례다음날의 제사는 재우(再虞)라하며 3일째 제사는 삼우(三虞)라 부르고 이 셋을 삼우제(三虞祭)라 부른다. 삼우때는 집에서 제사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무덤에 가서 성묘까지 하는 것이 상례다. 우리교회에서도 이런 풍습을 받아들여 장례 후 3일째에 삼우미사를 봉헌하고 무덤을 찾아가 성묘를 하고 위령기도를 바친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삼우」를 「삼오」로 잘못 알고 있고 심지어는 본당 게시에도 버젓이(?)「삼오」라 오기하고 있다. 이 우(虞)자는 근심할「우(憂)」자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무덤에 시신을 묻고나면 봉분을 만든 후 그 위에 잔디를 입힌다. 사흘째 되는 날쯤이면 그사이 비나 바람에 잔디가 벗겨졌는지 봉분이 무너졌는지 궁금하고 걱정되어서 자연 무덤에 가보게 된다. 그래서 삼우라는 말이 생기고 삼우날 성묘하는 풍습이 생겼다는 말도 있다.
어떤 친구 신부 둘이 굳은 약속을 했단다. 한쪽이 먼저 죽으면 촌각을 지체하지 않고 미사를 드려주기로. 친구 신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른 사제가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성당으로 뛰어 들어가 급하게 제의를 차려입고 막 미사를 시작하는데 죽은 신부가 나타나『그렇게 굳은 약속을 해놓고 겨우 이제야 미사를 드려주느냐』고 원망을 하고 사라졌단다. 미사를 드리던 친구 신부는 억울한 생각도 들고 놀라기도 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친구의 원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옥의 고통이 너무나 심해서 자기에게는 몇 분밖에 안된 시간이었지만 죽은이에게는 몇 년의 세월이 흘러간 것 같았으리라는 짐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그 신부는 죽은 친구 신부를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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