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문화를 한국전통 안에 부식(扶植)시켜 정통 가톨릭사상을 대외로 널리 알리고 전달하고자 합니다』
대구 가톨릭대학 부설 가톨릭사상 연구소 소장 박석희 신부는 연구소 설립취지를 이렇게 말한다.
1984년 6월에 설립돼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가톨릭사상의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그 초석을 다지고 있는 가톨릭 사상 연구소는 신자들에게만 국한된 신학지식이 아닌 전반적 사회문제들도 다루어 폭넓은 연구 활동을 펴나가고 있는데 이는『가톨릭사상을 연구하여 민족 복음화와 한국 정신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설립목적으로 두고 있는 데서 더욱 뚜렷이 알 수 있다.
현재 정하권ㆍ김영환ㆍ전달출ㆍ박병원 신부 등 4명의 사제를 운영위원으로, 교내의 교수 및 교구사제들 가운데 연구소 취지에 찬동하는 25명을 연구위원으로 구성하고 있는 동 연구소는 가톨릭사상 연구를 비롯 연구지 및 관계도서 간행, 연구 발표회 및 강연회 개최, 연구자료 조사 수집정리, 유관 연구기관 및 단체와 학술 교류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발족과 더불어 해마다 갖고 있는 학술발표회는「해방신학의 이해」「현대 가톨릭사상의 동향」「구티에레즈 해방신학의 영성」을 주제로 지금까지 3회에 걸쳐 개최됐다. 이를 통해 특히 대구 지역학계에 연구소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해방 신학의 이해」를 주제로 한 84년 창립기념 학술발표회에는 평신도ㆍ외부교수 등 3백여명이 참석해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종래 정치 이데올로기나 철학으로 이해돼온 해방신학을 최초로 신학적 측면에서 소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이 학술발표회에서 발표자들은 『해방 신학은 죄악에서의 해방을 전제로하는 성서적 구원관을 현세적 정치적 해방으로 그 범위를 좁혔다. 그러나 해방신학의 가장 큰 공로는, 인간구원을 목표로 하는 교회로 하여금 세속에 대해 초연한 자세로 원리 원칙만 개진했던 자세를 지양하고 인간들의 삶의 터전에 동참하도록 하게 한 점인데 과감한 현실참여를 통해 현세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인류 절대다수가 처해있는 상황을 폭로함으로써 인류의 양심을 일깨워 정의로운 사회건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발표자들은 『신학적으로 세계사와 구세사를 구별하지 않았다는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신론과 유물론을 바탕으로 하는 맑시즘적 분석방법을 버려야하며 교회의 공식 사회교리를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해 가을에 있을 제4회 학술 발표회에서는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구발표 및 강연 등을 통해 불교ㆍ유교 등 타종교 사상과 가톨릭 사상과의 대화도 계획하고 있는 연구소가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매년 1회 부정기 간행물인 학술논문집 형태의 전문연구지「가톨릭 사상」의 발간으로, 금년 5월말이나 6월초에 창간호가 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연구소가 계획하고 있는 일들의 소중함과 사명감에 비해 예산 부족 등 재정사정으로 인한 남모르는 어려움도 많다.
연구소 간사장 김길수 교수는 『학문은 연구되고 전수되어야 하며 그것을 통해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것이므로 신학대학은 사제 양성이라는 특수목적 뿐 아니라 대학의 일반 기능적 측면에서 이 사회를 위해 복음화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재정적 여건과 인력자원 부족 등 악조건에 처해있으나 누구라도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절실한 필요성과 요청에 따라 눈물겹게 시도한 작업』이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호소하면서 『우리는 공업기술이나 관학 지식보다 가톨릭사상을 통해 하느님의 지혜를 전하는 데에 주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소= (634) 대구직할시 남구 봉덕동 1329~3 대구가톨릭대학내 가톨릭사상연구소
(전화(65)9581~5, (6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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