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극계에 종교물 공연붐이 일고 있다. 「신의 아그네스」(실험극장) 「신의 딸」(광대)「매스어필」(바탕골)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공연작품은 대개가 가톨릭시즘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움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일부 작품은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전개되거나 비가톨릭적인 용어가 남발되는 등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자 연극 평론가들은 희곡작가나 번역가들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극단관계자들이 가톨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극자체가 윤색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싯점에서 순수 종교극, 특히 가톨릭관계 작품만을 공연하는 극단이 있어 큰 위안을 던져주고 있다.「연극을 통한 복음화」의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는 시기에 가톨릭관계 종교극을 공연하는 극단을 찾아 우선 극단「광대」(대표ㆍ김성수)를 소개한다.
극단 광대는 현 3백여 극단 중 다섯 번째 안에 드는 오랜 역사를 가진 극단으로서 72년 「저 눈밭에 사슴이」를 첫 데뷔 작품으로 지금까지 공식 종교극만 34회를 공연한 대표적 선교극단이다.
68년 연극을 좋아하는 신자들이 모여 발족한 광대는 출범 후 약4년간 성당에서 신자 관객만을 상대하는 순수 아마추어 극단으로 활동했으며 72년 연극계 공식데뷔 이후에는 전국 1백여 성당 및 불우시설을 찾아 자선 공연 등 연극을 통한 복음 전파에만 전념해왔다.
극단 명칭도「가톨릭 예술 선교극회」로 출발했으나 미신자들에게 이질감을 준다는 이유 때문에 「예술선교극회」로 바꾸었으며 다시 84년 극단「광대」로 바꾸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치명」과「신의 딸」. 모두 앵콜ㆍ장기 공연에 들어간 바 있는 이 두 작품은 극단 창설자 김성수씨(마태오ㆍ50)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치명」은 83년 2백주년 기념작으로 공연된 바 있으며 85년 미국 남가주 한인 천주교회 공연이후 현재까지 10여 개국에서 널리 공연되고 있다.
85년 파고다극장 연극관에서 첫 막을 올린「신의 딸」은 86년까지 1백16회가 공연됐으며 금년 초 앵콜 공연에 돌입하면서 매스콤의 주목을 받아오고 있다.
이밖에도「악몽」(74년 공연).「아가다의 죽음」(84년”) 「조각사의 십자가」(85년”). 등의 대표작이 있으며「아가다의 죽음」은 1백 3위 성인 시성과 때를 맞추어 공연되는 기쁨도 뒤따랐다.
그러나 무엇보다 광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지방 성당, 나환자촌, 재활원 등에서 이뤄진 자선공연, 20년간 전국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자주 가졌던 자선순회 공연은 회원들이 자비를 털어 겨우 겨우 꾸려가는 정도였지만 연극을 통한 복음화에는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금년 4월 중구 묵정동에 전용극장을 마련한 광대는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하나도 없는 극단으로서도 유명하다.
1백만원의 자본을 들여 무대에 올려봤자 순수익은 절반도 안되는 경우가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단원들은 『신자들에게 좋은 연극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먼 길을 떠나기도 했지만 수지가 맞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면서 『애초부터 돈벌려고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흥행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정열과 헌신 속에 10여명의 단원들이 가장 아쉽게 여기는 것은 신자들의 무관심. 천주교 신자보다 오히려 개신교 신자들이 더 열성적인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공연 초청회수, 각종 후원 사업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극단 창설자 김성수씨는 『그동안 사재를 털어 극단을 이끌어 가느라 미친 사람 취급도 많이 받았지만 연극을 통해 하느님을 알린다는 자부심 때문에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며 『연극이 기계예술이 아닌 인간의 예술이며 가장 원시적인 종교행위이기 때문에 교회가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가져준다면 선교차원에서 좋은 매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극단광대는 「신의 딸」이 관객 1만명 이상을 모으는 등 큰 호응을 얻자 금년 내 영화로 만들어 이를 해외 교포신자들에게 상영키로 뜻을 모으고 뜻있는 후원자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전화 (265)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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