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젊음이 넘치는 생동력 있는 교회이다. 성소의 옹국이다』한국을 찾는 외국교회 지도자들로부터 흔히 듣는 이야기이다.
수도 성소자가 없어 수도원 문을 닫아야한다는 유럽 수도회는 성소의 황금어장인 한국교회에 지원자확보와 진출을 위해 지금도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수도회 역사 1백년을 맞으면서 이처럼 외국수도회로부터 부러움을 살 정도로 한국수도회는 한국교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이런 성장 속에서 일부 수도회를 중심으로 과연 한국적인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지 고유 카리스마에 맞갖는 사도직을 실천하고 있는지 자체 반성이 나오고 있어 한 단계 발전을 향한 수도회의 변화 움직임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한국 남녀수도회장상연합회에 가입된 수도회 수는 여자회가 59개, 남자회가 21개. 미가입 된 수도회까지 합하면 80회가 훨씬 넘는 남녀수도회가 현재본당ㆍ병원ㆍ학교ㆍ사회복지시설ㆍ노동사목 및 특수사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수도회 활동은 1888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 고아원 시약소운영 등으로 구제 사업을 폄으로써 시작됐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1909년 평양ㆍ황해도 제주도의 각 본당에 수녀를 파견함으로써 본당전교 활동을 시작했고 여학교에 교사를 파견, 학교교육에도 나섰다.
한국에 두 번째로 진출한 수도회는 남자수도회인 성 베네딕또회. 덕원에 신학교를 설립하고 인쇄소를 설치, 한국 최초의 미사경본을 비롯 신약성서ㆍ신심서적 등을 한글로 번역, 발간문화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
24년 메리놀 수녀회가, 25년 포교 성 베네딕또 수녀회가, 31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또 수녀회가 진출, 본당 전교ㆍ진료소운영, 학교운영 등으로 활동을 폈다.
한국수도회활동 44년만인 1932년 한국인 최초의 수도회인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메리놀회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그 뒤 한국인 수도회로 35년 영남지역 선교를 위해 예수성심시녀회가, 43년 서울 성가소비녀회가 각각 설립됐다.
해방이후 한국인 체질에 맞는 수도회창설 움직임 속에서 김대건신부 순교1백주년의 해인 1946년 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53년 한국순교복자 성직수도회가 탄생했다. 이어 인보성체 수녀회ㆍ성모영보 수녀회ㆍ거룩한 말씀의 회ㆍ성모성심수도회 그리고 최근의 꽃동네자매회ㆍ형제회 등으로 한국인수도회 창설이 늘어갔다.
한편 프란치스꼬회가 37년 진출, 본당운영 사회사업을 펴면서 세속에서의 수도생활인 재속 3회를 운영평신도의 영성을 키워갔고 관상수도회인 가르멜 수녀회가 39년 진출함으로써 한국교회가 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세워졌음을 보여줬다.
50년대에는 54년 살레시오회ㆍ예수회 진출을 필두로 남자수도회4개, 여자수도회6개가 진출했다. 60년대에는 외국수도회의 한국진출이 절정을 이룬 시기로 60년에만 사랑의 씨튼 수녀회ㆍ성 바오로딸 수녀회ㆍ마리아 수도회 등 3개 수도단체가 진출했고 이어 69년까지 여자 13개, 남자 4개 등 17개 수도회가 진출했다.
70년대에는 79년 떼제 공동체까지 10개의 남녀수도회가 진출, 다소 주춤하다가 80년대 들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조선교구 설정 1백 50주 2백주년을 지나면서 외적으로 급성장하는 한국교회 모습에 외국수도회 진출은 난립할 정도로 많아졌다.
이처럼 한국교회에서는 80여개 수도회 중 50개가 넘는 수도회가 60년대 이후 진출하거나 창설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교회 발전과 수도회 활동이 맥을 함께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도회의 다양한 활동 중 본당전교활동은 단연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60여개 수녀회 소속 5천여 수녀 중 절반에 가까운 2천명이 넘는 수녀가 전국의 각 본당에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본당의 모든 일에 관여하다보니 일속에 얽매여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강우일 주교는 『한국적인 상황 속에서 수도자의 본당전교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러나『수도자의 특징은 공동체 생활로 기쁨ㆍ일치를 드러내는 것인데 본당수녀는 본당 일에 쫓겨 공동체의 맛을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 이는 수도자 자신의 책임만이 아니라 교구ㆍ본당신부가 그 여건을 마련해주지 못한 책임도 크다』고 지적, 이는 수도자 자신의 책임만이 아니라 교구ㆍ본당신부가 그 여건을 마련해주지 못한 책임도 크다』며 앞으로의 연구과제 라고 말했다.
본당전교활동과 아울러 수도회 활동은 크게 학교운영ㆍ병원운영ㆍ사회복지시설 운영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따라서 수도회가 양적인 팽창으로 인해 개성이 없어지고 고유정신도 고려하지 않은 채 활동도 비슷비슷해져가고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우려 속에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사도직 활동을 찾고자 수도회 자체 내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근년 들어 외국수도회 진출이 급증하자 서울대교구의 경우 특별한경우를 제외하고 수도회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
강우일 주교는『한국교회는 2백주년을 치르고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었으며 제2차 바티깐 공의회정신도 이제야 효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제, 그동안 외국수수도회의 한국진출은 서양수도생활까지 그대로 수입, 재현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최근에 수도회들이 한국여건에 맞는 수도생활 및 사도직활동이 토착화를 시도하는 변화의 노력이 엿보이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 한국의 전통ㆍ문화를 모르는 외국수도회 진출은 오히려 한국교회전체 흐름에서 볼 때 손해』라고 밝힌 강 주교는『이 수도회의 변화 시도가 안정된 뒤 10년쯤 후에라야 외국수도회진출은 걸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