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역에서도 우리의 관심을 많이 글었던 에페소. 에페소와의 상봉은 이스탄불ㆍ앙카라ㆍ카파도키아ㆍ라우디게이아 등 터키의 중심부와 남부지역을 거친 후에야 가능했다.
사도 바오로의 2ㆍ3차 전도여행과 관련된 중요한 도시 에페소는 AD4세기경에 이미 소아시아 그리스도교의 중심지가 되어있었다. BC1400년경 설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에페소는 BC190년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발전, 소아시아지역의 수로가 되었고 상업과 교역의 중심지로 정치적 경제적 번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오늘날 발굴되는 대부분의 유적이 로마시대의 것으로 당시 영화를 누렸던 에페소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AD37년과 47년 사이에 예루살렘에서 추방당한 사도들 가운데 바오로는 AD53년 에페소를 방문,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세우는 등 에페소에서 그리스도교가 급속히 대중화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에페소에서 무엇보다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성모마리아와 요한사도의 발자취, 그 현장과의 만남이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 사도요한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지켜본 후 성모마리아를 모시고 에페소로 왔으며 이곳에서 생애를 마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 에페소 전승의 현장은 터키 순례의 감동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AD53년 사도바오로가 에페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곳 사람들은 그리스도교를 믿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누가 에페소에서 복음을 전파했을까.
교회사가들은 이미 42~48년 사이 성모마리아와 요한사도가 터키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 그들을 사도 바오로의 방문에 앞선 에페소 복음화의 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요한사도와 성모마리아가 에페소에 와서 살았고 또 묻혔다는 여러 전승들을 토대로 431년 에페소공의회는 이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요한복음19장25~27절의 기록은 에페소 전승에 대한 이 같은 사실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있는 사랑하는 제자들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들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에페소의 첫 방문지는 당연히 성모님이 사셨던 곳으로 정해졌다. 에페소에서 약 17km떨어진 언덕위에서 우리를 맞아준 것은 비잔틴풍의 작은 교회. 4세기경 비잔틴시대에 세워졌다는 이교회는「매리엠 안나 에비」성당 또는 「마리아의집」이라고 불리며 바로 성모 마리아가 살던 집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반 정도 무너진 채로 발견된 이곳은 주변에 흩어져있는 벽돌로 당시 모습을 재현시켰으며 작고 소박한 성당은 순례자들로 붐볐다. 『은총이 가득하신마리아여 기뻐하소서』순례자들의 기도가 터져 나왔다. 멀리 터키 땅에서 우리를 감격시킨 조그만 성당은 여러 나라에서 온 순례자들이기도와 묵상에 잠겨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이곳은 가톨릭신자는 물론 개신교 이슬람교도와 일반관광객들까지 줄지어 찾아 다시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마치 교회일치를 호소하시는 성모님의 뜻이 담겨있는 듯 우리는 교회일치와 세계평화를 위한 특별지향의 기도로 우리의 마음을 모았다.
십자형의 이 건물은 중앙부분 경당을 중심으로 오른쪽이 침실, 왼편이 부엌으로 사용된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복원당시 원래의 담과 구분하기 위해 새 담과 헌 담 사이에는 빨간 줄을 그어놓은 내부에는 1백년전부터 있었다는 성모상이 두 손을 모은 채 우리를 반겨주었다.
1892년 이즈밀의 주교에 의해 종교적 기념지로 선포된 이 집은 61년 교황 요한 23세가 순례지로 공포, 위치에 대한 논쟁은 마무리 됐다. 67년 교황 바오로 6세, 7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순례는 성지로서의 이곳에 대한 인정을 거듭 확인케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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