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의 윤리성 문제에 관한 윤리 신학자들의 견해
교황 비오 12세는 인공수정을 분명히 단죄하였으나, 『그러나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연적 행위를 도모하는 수단과 자연대로 이루어진 행위가 그의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수단까지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표현함으로써 배우자간 인공수정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의 여유를 두었다. 이러한 표현때문에 인공수정 방법의 제시된 한계에 관해, 신학자들 간에 끊임없는 논의가 계속되어왔다. 물론 윤리 신학자들은 비배우자간 인공수정이 부도덕적인 것으로 단호히 배척되어야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그러나 배우자간 인공수정의 윤리성 문제에 관해서는 상이한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즉, 윤리신학자들은 부부행위 동안의 질내 사정을 보조하는 방법들, 예컨대 頸部스푼(cervical spoon)의 사용과 주사기(syri-nge)사용과 같은 방법은 합법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액을 얻기 위하여 콘돔(condom)을 사용하는 性交나 성교중단(coitus i-nterruptus) 그리고 自慰행위(masturbation) 등의 방법에 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질외사정을 불법적으로 보는 윤리 신학자들의 견해와, 반면에 배우자간의 인공수정에 대해 긍정적인 윤리 신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첫째 그룹에서는, 교황 비오 12세의 가르침을 따라서 어떠한 이유에서도 질외사정을 비자연적 행위라는 전제하에, 이러한 방법은 언제나 불법적이라고 단죄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질외에서 사정된 정액은 특정한 인공적 기술에 의해 膣(vagina)혹은 子宮頸部(uterus cervix)에 운반된다. 이는 분명히, 性交에 의해 정액이 질 속에 주입되는 혼인행위가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수정(artificial insemination)과 보조수정(assisted insemination)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다. 즉, 보조 수정이라 함은, 정상적인 性交의 결과로, 정액이 주사기에 의해 腔로부터 흡인된 다음 子宮頸部에 주입되어 무사히 子宮 안에 도착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공수정은 性交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시행되는 것이며, 보조수정은 성교가 일어나는 상태에서 시행되는 것이므로.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러나 둘째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B.Haring은 다음과 같은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정자가 남편의 것이고 전체적인 결혼생활이 사랑의 분위기 속에서 영위될 때에 그 남편은 생물학적으로 아기의 아버지는 물론이고, 그 결혼 또한 일치적이며 출산적인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교황 비오 12세는 인공수정 방법으로서의 「의욕적 사정」(voluntary ejaculation)을 특히 배제하였으나, 그때부터 가톨릭 윤리 신학계 내에서는 수정 능력 테스트와 진단상의 목적을 위하여 임상적으로 지시된 방법으로서의 의욕적 사정에 관한 새로운 연구태도가 이루어져 왔다.「진료적인 목적을 위한 의욕적 사정은 自慰행위적인 태도의 증상을 유발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이 증명한다」. 과거 10여년간의 논의를 자세히 검토해보면, 배우자간 인공수정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의 견해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수정을 위한 남편의 사정의 부도덕성이나 혹은 그 정자를 아내의 子宮에 주입시키는 것의 부도덕성을 증명할 아무런 납득할만한 논거도 없다. 물론 전통에 의하여 아주 깊숙이 조건지워진 우리의 느낌이 이러한 생소한 문제에 직면할 때에 저항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어버이로서의 聖召의 고상함을 결혼의 본질적인 한 부분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며, 여러 해 동안 자녀를 열망해오다가 인공 수정에 의하여 순수한 사랑의 분위기 속에서 그들 자신의 아기를 가지게 된 부부의 크나큰 기쁨도 생각해야할 것이다.』
한편, C.H.Peschke 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교황 비오 12세는 질외사정에 의한 인공수정 방법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남편의 정자에 의해서 수태된 아기는 합법적인 혼인의 열매이며 따라서 적자(嫡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인공수정에 있어서는 性행위와 출산적인 의미가 결코 좌절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인된다. 수정의 직접적인 목적은 수태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아기를 원하는 한에 있어서 性행위는 사랑의 표현으로서의 의의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부는 틀림없이 그것을 평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배우자간 인공수정에 있어서는 性의 이중목적이 보장된다. 직접적으로 의욕된 질외사정 또는 부부행위 외에서의 사정일지라도 참된 의미의 「자위행위」또는 「onanism」의 특징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자위행위」가 혼자서 저지르는 죄로 혼자서 저지르는 죄로 판단되는 이유들이 배우자가 인공수정에서는 입증되지 않는다. 피상적으로는 정자를 얻는 행위가 자위행위 또는 onanism의 현상을 지니고 있으나 그것은 전혀 상이한 본질의 것이다. 여기에서 오해가 야기된다. 따라서 『수정을 위한 남편의 사정의 부도덕성이나 그 정자를 아내의 자궁에 주입시키는 것의 부도덕성을 증명할 아무런 납득할만한 논거도 없다』고 한 B. HARING의 결론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