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12세의 신동 예수(루가 2장41~52)
예수 아기가 부모들을 따라 이집트 피난처에서 고향인 나자렛으로 돌아온 후 세상에 나타나는 30세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서는 복음 성경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30년 동안 아무런 한일 없이 지내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본 같은 데를 보면 성모마리아 품에 안겨서 십자가의 무서운 광경에 놀라서 엄마 품에 달려드는 모습이라든가(영원한 도움의 성모)양부인 요셉의 목수 일을 돕는 그림을 볼 수가 있다.
그밖에도 다른 소년들처럼 공부도 했을 것이고 뛰놀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자세한일들을 복음사가들이 기록하지 않은 것은 예수를 세상에 제시할 때 그 전기를 알리려는 것이 아니고 온 세상 사람들의 구령에 필요한 것 즉 하느님의뜻이 어떻게 세상에 나타났는가를 알리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모로 보면 30년간의 침묵은 그자체가 우리에게 심각한 뜻을 제공한다. 하느님의 구제 사업은 수다스럽지 않고 왁작지글 한 선전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고요한중에 침착한 준비기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다. 하느님은 사람들의 눈에 띠지 않게 일하신다.
그런데 루가는 이 침묵의 기간 중에서 예수의 일가가 성전에 참배한 일을 특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그 사정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것은 예수가 12세 때의 일로서 앞으로의 구세사명과 관련하여 제1성을 발언한 것을 중요시한 것이었다. 나는 내 아버지의 일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12세가 되던 해에 예수는 성전에 참배하였다. 예수가성장한 환경은 민족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서민층에서는 구약시대적인 종교적 분위기였다 유대아인들은 만13세 이상의 남자는 1년에 세 번 누룩없는 빵의 무교절、첫 곡식을 바치는 맥추절、연말에 곡식을 거둬들이는 추수절을 지킬 의무가 있었다.
성모 마리아와 예수소년은 아직 그 의무는 없었지만 종교생활을 익히는 뜻에서 성모는 아들 예수를 데리고 요셉을 따라 예루살렘에 올라갔던 것이다. 무교절을 지내려는 것이었다. 과월절이기도 한 이 축제는 7일 동안 계속되었다. 모든 종교예식이 끝나자 성가정은 귀가 길에 올랐다. 그들의 여행을 포장마차대열을 이루어 행진한다. 그 대열은 친척들과 이웃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년 예수는 이 대열에 끼어있지 않았다. 하룻길을 지나서야 성모마리아는 이 사실을 알았다
우선 대열에서 이 차 저 차를 뒤져봤지만 아들은 없었다. 마리아는 요셉과 함께 아들을 찾아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갔다. 아들 예수는 거시에 있었다. 성전외곽 부속건물이 교육관에서 율법학자들과 질의응답으로 성경토론을 하고 있었다. 예수는 이때 왜 어른들을 따라가지 않고 아무 말 없이 혼자 남았을까. 성모 마리아는 떠나기 전에 왜 아들 예수를 챙기지 않았을까. 우선 몹시 혼잡하여 예식 중에 따로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수소년은 이미 엄마 치락에 묻혀 다니는 어린이가 아니었다. 걱정하시는 어머니에게 대답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나는 아버지(하느님)의 일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을 모르셨습니까? 마리아는 여행도중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에서 예수를 아직은 어린이로 취급하고 있었다. 왜 우리들 이처럼 애태우고 있느냐? 아버지와 내가 너를 찾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느냐? 지상의 어머니의 걱정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대답은 전상의 일을 예고하는 듯 사람의 생각과는 달랐다. 나는 내 아버지의 일이 있는 곳에 있어야할 줄 모르셨습니까?
예수는 이미 이 때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사명감을 자각하고 있었다. 루가는 이 예수의 제1성을 놓치지 않고 예수의 복음전파생활하기 전에 자기 복음서에 기록하고 있다. 이 첫 말씀은 인간의 생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부모들은 무슨 뜻인지 몰랐고 마리아는 또 한 번 이 신비를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오늘의 모자관계는 인간적으로 보면 어머니는 마음이 아팠을 것이고 아들로서도 부모를 떠나 멀리 공부하러가는 불효자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오늘은 예수의 참 아버지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고 그 분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셨지만 후에 누가 내 어머니며 내 형제인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준행하는 사람들이 내 형제 자매이며 어머니이다라는 신비스러운 말을 마리아는 듣게 될 것이다(마태 12장48). 아버지의 일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여기서는 성전에서 율법공부를 하며 하느님의 지혜를 찾는 일로 제시되어 있다. 지혜는 질문하고 대답하며 서로 토론하는데서 닦아진다. 소년 예수는 율법학자들과 이 일을 하고 있었다. 사람의 똑똑함은 질문하는데서 알아볼 수 있고 대답하는데서 드러난다. 소년예수는 여기서 율법학자들의 잘못을 지적하여 궁지에 몰아세우려는 것이 아니었다. 하느님의 지혜를 추구하는 신학생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하여튼 그들은 예수의 천재적인 지식에 놀라지도 못하고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예수의 성가정은 또 다시 나자렛으로 돌아와 평상의 생활을 계속하였다. 예수의 생활은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으로 앞날을 다졌고 이 순종은 십자가의 마지막 순간까지 거룩한 생활의 핏줄이 될 것이다. 하느님의 일을 해야 할 사람은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은 건강과 지혜와 성덕이다. 예수는 건강한 몸으로 성장하였고 지혜가 날로 자라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담뿍 받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총애를 받으며 소년시절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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