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
10월4일
경무관들과 군인들 사이에 난투극, 경무관들이 열세였다고 한다.
10월8일
5시 40분에 대궐에 총성이 들리다. 세차례에 걸쳐 발사된 총탄은 별로 많지는 않다. 모두 합해 1백발정도 될까. 총성의 사이사이에는 함성이 들려왔지만 작년 대궐 침입때의 함성보다는 훨씬 약하다. 5시 45분 총성이멎다. 6시경에 40명가량의 일본군인들이 대궐쪽으로 뛰어가는 것이 보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오늘 아침 나돌던 왕비가 죽었다는 소문이 저녁에는 틀림없는 것으로 여겨질만큼 확실성을 띠다.
궁녀 4명도 죽었는데 그중에 홍장군의 누이도 끼어있으며 부상을 당한 궁녀들도 있다.
10월9일
오늘 아침에는 어제 일어난 모든 일들이 필시 대원군의 복수극에 지나지 않으며 이제 우리는 그 제1막을 겪고 있을뿐이라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천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왕비의 죽음은 확실하다. 소문에 의하면 그의 죽음은 은폐될 것이며, 그의 시체는 어제 죽은 궁녀들의 시체와 함께 불살라졌으리라고까지 한다.
10월15일
오늘 여론에 아주 두드러진 급변이 일어났다. 대원군은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의 희생자였으며 지금 대궐에 죄수처럼 감금되어있는 상태이고 아무일도 할 수없을 뿐만 아니라 하지도 않고 있으며, 그 자신의 목숨과 그의 아들인 왕의 목숨까지도 염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죄인은 일본인들인것 같다. 그리고 정부의 몇몇인물이 그들에 동조한 것이라고들 한다. 대원군이 실제로 이번 사건에 가담했다면 그가 제일 먼저 안전한 곳으로 피했을 사람임은 확실하다. 모든 대신들 몇몇은 왕의 부름을 받고도 대궐로 가지 않았거나 뒤늦게 밤이되어서야 입궐하였다. 더구나 내가 들은바에 의하면 10월8일 3, 4일전에 정부각료들의 사랑에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는 한 젊은이가 어느 여교우에게 극비밀리에 음력으로 이달 20일이나 다음달 초순에 혁명이 있을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음모에는 일본인들의 손길이있다. 강노렌조가 오늘 큰 길에서 일본인 인부들이 인력거에 여러구의 시체를 싣고가는것을 보았다고 내게 또 다시 장담한다.
그는 그것을 일본 군인들의 시체로 생각한다고.
10월24일
르페브르씨를 보러가다. 가보니 하라다 백작이 작별 인사차 와있다. 정보도 수집했고 죄인들은 조선에서 쫓겨났으므로. 그는 내일이나 그후에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죄인들은 30명가량이되는데 그중에 와타나베도 끼어있다고. 또 주둔부대의 장교들도 모두 바뀐다. 또한 가장 우선적인 조처로 일본정부는 그 나라 사람들의 조선이민을 중단시켰다. 그러니 결국 정말 확실한 사실이 이제 표면상으로 드러난것이다. 10월8일의 정변에 일본병사들, 일본인 장교, 교관들 그리고 조선군대등등이 가담했으며 일본정부는 분개한척 가장하고 그들의 관리와 장교들을 교체하는 것이다. 그러면 유럽인들과 외교관들의 그의 결백을 믿어줄테고, 아무런 조사도 재판도 없었다. 일본은 다시 시작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하면 다시 시작할 것이고 그리스도교인다운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이교도적이고 동양적인 일본인들 속에 내재해 있는 타고난 이중성을 의심할줄 모르는 유럽인들은 언제나처럼 또 속고 말것이다.
10월 25일
오늘 아침 신문에 왕에게 조의를 또 하기위한 특사로서 곧 이노우에 공작이 도착할것이라고 보도되다.
연극이 계속되는군! 정오에 鄭日永이라는 자가 극비리에 전갈을 보내오다. 어제 오후4시에 金華策이라는 사람에게서 며칠후에 왕을 교체하는 일이 있을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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