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한국인을 위한 한국어미사가 봉헌되는 곳이 방콕에 있다는 것을 예수회신부를 통해 듣고, 나는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방콕」시내 지도를 들고 수도원을 나섰다. 시내버스를 타고가면서 어떤 분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어떤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할까 하는 생각에 잠기면서 지도와 거리안내판을 비교하며 성 루이스병원성당을 찾아갔다. 일요일 아침이라 교통난이 없어 30분만에 성 루이스병원 성당에 도착해 신부님과 교우들을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매주 이곳에서 한국어미사를 집전 하시는 반기엘 신부는 메리놀회소속으로 한국에서 10여년간 사목활동을 하신분이다. 반기엘 신부는 지난해에는 방콕에서 기차로 12시간 내지 13시간 걸리는 태국 북쪽지방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장거리여행도 불사하시며 방콕에서 한국어미사를 집전해 주신 분이라고 한다. 올해부터 반 신부가 방콕에서 일하게 되면서 매주 한국인 미사를 집전하게 됐다고 한다.
이곳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 신자는1백 50명여명 정도로 회장을 중심으로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나는 이러한 한국 신자 모습을 보면서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어 미사를 참석하며 느끼는 감회는 정말 새삼스러웠다. 아마 방콕에 머무는 동안 계속 태국말 미사에 참석하다가 오랜만에 한국어 미사에 참석해서 그랬나 보다.
미사후반 신부와 사목회장과 함께 한국식당에 들러 한국음식을 먹었는데 그 맛은 꿀맛 같은 것이었다.
계속되는 캄보디아어공부는 지루하기도 하고 암기가 잘되지 않아 애를 먹는 동안 조금씩 익숙하게 돼갔다.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노력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맞이하며 이국의 풍치를 느끼기에 차츰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가끔 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혼동이 올 때가 있다.
생활의 리듬을 찾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모양이다. 생각과 느낌은 앞서가지만 육체는 환경을 한꺼번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는 긴장과 나의 느낌과 생각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나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불안정을 가져다주는 것 같았다.
나는 어디고 흘러가는지 모르는 생활의 중심을 정리하고 싶을 때는 경당의 감실 앞에 앉는다. 나는 성체 앞에 앉아서 현실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따지는 성격이 아닌 나 자신의 모습을 그분께 보여 드리고 싶은 것이다 『수없이 당신의 뜻에 따르고자 하는 이 마음이지만 순간순간 맞이하는 현실과 부딪칠 때는 어느 것이 당신이 뜻인지 혼돈됨을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것은 모순 덩어리이지만 이 자체를 당신은 사랑하셨습니다.
하여 이미 당신의 사랑을 알았기에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당신을 본받고자 하루하루 당신을 느끼고픈 마음을 간직하고 깨어질까봐 안절부절 하는 마음을 당신은 받아주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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